[2022 수능 개편] "수능I·Ⅱ로 나눠 치르는 ‘분리형 수능’ 도입해야"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3.16 15:07

- 2022학년도 수능 개편 방안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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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올해 중3이 치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개편 방안으로 ‘수능Ⅰ’과 ‘수능Ⅱ’ 두 차례로 나눠 실시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른바 ‘분리형 수능’이다. 수능Ⅰ은 수시모집 시작 전에 시험과 성적 발표를 마치고, 수능Ⅱ는 수시모집 결과 발표 후 시험을 치러 정시전형 시작 전에 성적을 발표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아는 상태에서 대학에 지원해 혼란을 줄이고, 수시에 합격하면 수능Ⅱ를 보지 않아도 돼 부담도 감소할 것이라는 취지다.

    16일 오후 한국교육평가학회(회장 지은림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수) 주최로 서울교대에서 열린 ‘2022학년도 수능 개편 방안과 쟁점’ 세미나 주제 발표를 맡은 이규민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가 이 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교육부 수능개선위원회 수능개편정책 연구책임자였다.

    이 교수는 “수능 절대평가 도입에 대한 논의 관점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분리형 수능’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2022학년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이로 인한 2025학년도 수능 개편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수능 체제가 필요하다”며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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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학년도 수능을 ‘수능Ⅰ’과 ‘수능Ⅱ’로 시험을 두 차례로 나누자는 제안이 나왔다. / 한국교육평가학회 제공
    ▲ 2022학년도 수능을 ‘수능Ⅰ’과 ‘수능Ⅱ’로 시험을 두 차례로 나누자는 제안이 나왔다. / 한국교육평가학회 제공
    ◇“수시 전엔 공통과목 위주 수능Ⅰ, 정시 전엔 선택과목 위주 수능Ⅱ”

    이 제안에 따르면 수능Ⅰ 때는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등 공통과목을, 수능Ⅱ 때는 탐구영역과 제2외국어·한문영역(2022학년도),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다양한 선택과목(2025학년도) 등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이수한 과목들을 본다. 수능Ⅱ에는 논술 과목과 서술형·논술형 문항(선택과목) 도입도 고려한다.

    ‘분리형 수능안’ 제도가 도입될 시 대입 절차를 살펴보면 ▲수능 I 시행 ▲수능 I 결과 발표(절대평가 결과 제공) ▲수시 전형 응시 ▲수시 전형 결과 발표 ▲수능Ⅱ 시행 ▲수능Ⅱ 결과 발표(상대평가 결과 제공) ▲정시 전형 응시 ▲정시 전형 결과 발표 등 순이다.

    이 교수는 “이처럼 수능I을 수시 전형 전에 시행하고 결과를 통보하면,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아는 상태에서 대학이 요구하는 최저학력기준을 고려해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혼란이 줄 것”이라며 “또 수시에 합격한 학생은 수능Ⅱ에 응시할 필요가 없어 시험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 '분리형 수능안' 절차 예시 / 한국교육평가학회 제공
    ▲ '분리형 수능안' 절차 예시 / 한국교육평가학회 제공
    그는 이어 “정시전형을 진행할 때는 ‘수능Ⅰ’과 ‘수능Ⅱ’ 상대평가 결과를 모두 제공해 대학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라며 “이때 다수 대학은 정시전형 자료로 수능Ⅰ 결과만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고, 일부 대학(상위권 등 주요대학)에서만 두 수능 결과를 모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수능을 두 번 시행한다 해도 정시전형에 응시하는 학생들 시험 부담이 크게 증대되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물론, 수능Ⅰ으로 변별력을 확보하기 힘든 경우, 수능Ⅱ를 활용하는 대학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탐구영역과 제2외국어·한문영역 과목 중 학생들이 선택하도록 하고, 2025학년도 이후 수능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수능Ⅱ 선택과목에 포함할 수 있어 수능 체제의 유연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근거도 들었다.

    이 교수는 수능에서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보다는 일부 전환을 주장했다. 그는 “수능 개편이 한 차례 유예된 가장 큰 이유는 ‘수능 절대평가를 전 과목에서 실시하느냐 마느냐’였다”며 “현행 수능(정시) 전형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신 관리가 안 된 학생에게 재도전 기회를 주고, 학생부종합전형이 공정성 논란을 낳고 있는만큼 정시 비율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이 교수는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보다는 현재 대학 선발 정원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 전형을 일정 부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는 올해 8월까지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