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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에 서울대도 놀랐다…재작년 '성추행 혐의 교수' 이달 초 '첫 징계위' 열어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2018.03.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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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투에 놀란 대학가, 강의 배제 등‘先조치’ 대응]
-“‘성추행 교수’ 혹여나 우리 대학 강의 맡을라” 전전긍긍

개강을 맞은 대학가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몰아치자 서울대도 움직이는 모양새다. 2016년 대학원생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경찰 조사를 받았던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에 대한 첫 교원징계위원회(징계위)가 이달 초에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대학들은 ‘성추행 의혹’을 받는 강사 또는 교수들이 나올까 노심초사하며 과거 이력을 살펴보는 등 ‘선(先)대처’를 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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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2년 전 성추행 혐의가 있는 교수에 대한 징계위를 최근에야 개최한 가운데, ‘미투’ 운동이 몰아치자 서울대도 움직인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서울대 홈페이지
◇ 서울대 공대 교수, 대학원생 성추행 혐의로 ‘ 이달 초 징계위’

13일 서울대와 서울중앙지방법원(형사단독1과) 등에 따르면, 이 대학 공과대학 A 교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A 교수는 2016년 말 자신의 연구실에서 대학원생 B씨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대 교무처는 이날 “A 교수에 대해 지난해까지 임시조치로 징계를 취했으며, 이달 첫째 주 첫 교원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이 지난해 말 경찰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넘어감에 따라 사건의 경중(輕重)을 감안해 본격적으로 징계위를 열게 됐다는 서울대 측의 의견과는 별개로 일각에서는 서울대가 최근 대학가까지 확산하고 있는 ‘미투 파장’을 의식해 서둘러 '늑장 징계위'를 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대에 따르면 B씨는 2016년 말 서울대 인권센터에 성추행 피해 신고를 했다. 서울대 교무처 관계자는 “이후 서울대는 2017년 3월 경찰조사에 협조함과 동시에 A 교수에 대해 2017년 1학기부터 강의를 배제하고 대학원·학부 지도학생을 재배정하는 등 단과대학 내 직위해제 ‘임시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조승래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 상임의장은 “지난해 초부터 올해 2월까지 10여 개월간 솜방망이 처벌 등의 임시조치를 해놓고 미투가 거세지자 이제 와서 ‘지각 징계위원회’를 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도 “사건이 아직 재판 중이라 사안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와 징계위를 여는 것은 ‘미투’ 영향력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서울대 교무처장은 “A 교수는 수업에서 배제된 상태”라며 “재판과 징계위원회 결과 등에 따라 징계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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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에 놀란 대학가들이 성추행 의혹 교수들을 강의서 배제시키는 등 발 빠른 대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익대 총학생회 제공, ‘한양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갈무리
◇ "‘성추행 의혹’ 연루 교수, 우리 대학 강의만은 안 돼"

서울대를 비롯해 대학가 ‘미투’ 열풍에 놀란 대학들은 혹여나 과거 ‘성추행 의혹’에 연루된 교수나 강사가 강의를 맡았을까 봐 노심초사하며 보직교수까지 나서 ‘이력조사’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서울 C 대학은 지난 8일 교양대학의 명사특강 중 D 신문사 대표이사를 섭외했다가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명확했다. D 대표이사가 지난 2006년 성추행 혐의로 여론에 이름이 오르락내렸기 때문. 이것을 발견한 이는 학생도 학부모도 아닌 대외협력처장이었다. 이 대학 교양대학 관계자는 “혹시나 성추행 관련자가 있지 않을까 걱정돼 처장이 한 번 더 강의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D 대표이사의 과거 ‘성추행’ 이력을 발견해 학교 측에서 ‘선(先)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홍익대 세종캠퍼스 또한 사전 조치에 나섰다. 이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형대학 학생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작성자가 “E 교수가 자신 등 몇 학생을 자신의 연구실로 불러 성적인 대화를 유도하거나 강제로 어깨와 다리를 만지는 등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측은 관련 회의를 열어 오전 11시쯤 E 교수를 수업에서 배제, 4개 과목에 대해 대체강사를 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 교수는 당일부터 강단에 서지 못했다. 학교 측은 이날 결석한 학생들에게도 출석인정서를 발부하기로 했다. 이런 모든 대응은 최초 폭로 후 10시간 만에 이뤄졌다. 홍익대 세종캠퍼스 관계자는 “지난 9일에야 E 교수에 대한 의혹을 처음 접했다”며 “내부적으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0일 학교 SNS에 지난해 2월 졸업생이라고 밝힌 익명의 한 학생이 2015년 중국 상하이로 교환학생을 갔을 당시 프로그램 담당 교수였던 학과장 F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한양대 에리카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학교 인권센터 측이 해당 게시글을 확인하고 2차 피해 방치 차원에서 F 교수와 학생들을 일단 분리조치 했다”며 “또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를 이번 학기 수업에서 모두 배제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F 교수로부터 피해를 본 학생이 더 있는지 진상 조사를 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F 교수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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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미투, 위드유’ 집회 참여자들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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