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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사회 직업역량 중요… 전문대, 인재 키우는 인큐베이터 역할"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2018.03.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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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ㅣ 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

능력 중심의 사회 반드시 올 것 … 전문대가 맞춤형 직업교육 역할 … 실습 위주 수업, 미스매치 줄여 … 전문대만의 성장 모델 제시해야

전문대학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심화하는 구직난 속에서 직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전문대학의 역할이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전문대학으로 유턴 입학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이 같은 성과를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로는 단연 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 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이 꼽힌다.

"앞으로의 사회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변할 것입니다. 현존하는 직업 대다수가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수없이 탄생할 거예요.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인공지능이나 로봇과 경쟁해야 할 수도 있죠. 이런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 생애에 걸쳐 자신만의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제는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어떤 일을 자신이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로 평가받는 시대가 올 겁니다. 저는 이러한 직업역량을 키우는 데 그 어떤 교육기관보다 전문대학이 가장 적합하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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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은 “부모가 변화하는 사회를 내다보지 못하고 과거의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자녀에게 입시와 직업에 대해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며 “아이들이 학벌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영근 기자
◇능력 중심 사회, 전문대학이 답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능력 중심'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가 학력과 학벌 중심에서 능력 중심 사회로 변화하고 있으며, 반드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꽤 오래전부터 스펙을 벗어나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함을 강조해왔다. 그의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고졸 9급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교육부(당시 교육인적자원부) 차관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곳에서 능력 하나만으로 지금의 위치에 섰다. 이 총장은 "그간 학력 거품에 얽매여 경제·사회적 낭비가 컸다.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이 안 돼서 방황하고 떠도는 청춘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 학생들의 열정, 실력, 능력을 보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전문대학이 주목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여긴다. 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형 직업교육 적임자는 전문대학이라고 주장한다. 짧은 교육 기간, 유연한 교육 프로그램, 높은 취업률 등 4년제 일반 대학에 대한 비교 우위도 강조했다.

"전문대학은 시대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졌어요. 우리 사회는 한시도 쉬지 말고 혁신하라고 계속 요구하는데, 이러한 변화와 개혁에 들어맞을 수 있다는 점은 큰 경쟁력이죠. 게다가 일반 대학의 가장 큰 맹점인 미스매치 현상, 즉 대학에서 열심히 배웠지만 현장에 갔을 때 다시 배워야 한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죠. 전문대학은 모든 수업이 실습 위주로 이루어져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생생한 교육을 하기 때문에 졸업생의 현장 적응력이 높습니다."

최근 들어 정부도 이러한 전문대학의 역할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문대학이 '직업교육 허브'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재정적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지난 12월에는 교육부가 직업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도 강행했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 전체 취업자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 전문대학 졸업생이 70%가량 근무하고 있어요. 전체 해외 취업자의 절반가량이 전문대학 출신이고요. 이런 현실을 고려했을 때, 정부의 관심은 다소 늦은 감이 있죠. 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교육부는 물론 산업체 등이 모두 각자 맡은 위치에서 뜻을 모은다면 전문대학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 인재를 키워내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는 전문대학 스스로의 노력도 잊지 않는다. 전국 137개 전문대학으로 구성된 협의회의 장으로서 전문대학 총장을 만날 때마다 혁신에 박차를 가하라고 당부한다. 특히 학령 인구 감소와 맞물려 학생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회 변화에 발맞춘 참신한 교육과정'을 구축할 것을 강조한다.

"올해 시무식에서 축기견초(築基堅礎), 즉 기초를 세우고 바탕을 다진다고 강조했어요. 전문대학의 기초 또는 기본은 바로 고등 직업교육 기관이라는 점이죠. 전문대학이 지금보다 정체성이 강화된 고등 직업교육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장 실무형 맞춤 교육과 평생직업교육체제 구축 그리고 전문대학만의 특화된 교육 시스템을 개발하는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외부에서 제시하는 비전과 목표를 따라가는 것에서 벗어나 전문대학 스스로 직업교육의 현장성을 높이기 위한 성장모델을 제시하고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인천재능대, 취업 명문 사학으로 부상… '학생이 찾는 대학' 입지 굳혀

그가 강조하는 '혁신'과 '개혁'은 단순히 외치는 구호만이 아니다. 그가 재임 중인 인천재능대에서 이를 실천으로 선보이며 솔선수범하고 있다. 2006년 이 총장이 부임할 당시만 해도 인천재능대는 수도권인 인천에 위치했지만, 지리적인 장점마저 활용하지 못할 만큼 인지도나 성과가 부족했다. 그러나 이 총장의 개혁과 혁신 덕분에 지금은 전국 전문대학 중 최상위권에 드는 명실상부한 고등 직업교육 전문 기관으로 탈바꿈했다.

그 성과는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버겁다. 지난 10여 년간 각종 정부 재정지원사업과 평가에서 40여 차례 선정됐고, 최근에는 정부 사업 9관왕까지 이뤄냈다. 높은 취업률도 자랑거리다. 인천재능대는 2013년 70.2%, 2014년 74.3%, 2015년 78.9%에 이어 수도권 전문대학 가그룹(졸업생 2000명 이상)과 나그룹(졸업생 1000명 이상) 중 4년 연속 취업률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총장은 "'학교의 주인은 학생' '학생에게 죄짓지 말자'는 신념으로 교수·직원 등 모든 대학 구성원이 정성을 다한 결과다. 단순한 수치보다 이전과 달리 등교하는 학생들의 밝은 표정에서 우리 대학의 성과를 실감한다. 인천재능대에 관심이 많다는 수험생과 고교 일선 교사를 만날 때마다 보람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학생들에게 국제적 통용성을 높이라고 강조한다. 해외 취업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인천재능대는 해외 직업교육 기관과 공동 교육 프로그램 협정을 체결하며 학생들을 돕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15년부터 3년 연속 영국 런던에 있는 명문 고등 직업교육 기관인 킹스웨이 칼리지와 공동 교육과정을 실시해 총 24명이 국제조리자격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일부는 영국 현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등에 취업했다. 이를 시작으로 뷰티케어과도 영국의 시티앤이즐링턴 칼리지와 협정 체결을 통해 해외 취업을 위한 집중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 총장은 "본교의 많은 학생이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 교육, 글로벌 프로그램 등을 통해 능력 중심 사회에 꼭 맞는 '재능을 갖춘 인재' 양성에 매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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