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학평] ‘대입 신호탄’ 첫 모의고사 “국어 어렵고 수학 쉬워…영어는 평이”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3.08 21:56

- 3월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 입시업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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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자기 성적과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모의고사(전국연합학력평가·서울시교육청 주관)가 8일 시행된 가운데, 지난해 수능보다 국어 영역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반면, 수학 영역은 가형과 나형 모두 다소 쉬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 “국어 어려워…독서 지문이 체감 난도 높여

    이투스와 종로학원하늘교육 등 입시업체들은 국어 영역의 전체적 구성이나 문제 유형이 지난해 수능과 유사했다고 분석했다. 2018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은 전년(2017학년도) 수능과 비슷한 난도로 출제된 바 있다. 2017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이 ‘불수능’의 주요 원인으로 꼽힐 만큼 어렵게 출제된 점을 상기한다면, 이번 모의고사 국어 영역도 어느 정도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화법·작문·문학은 평이한 반면 문법과 독서는 다소 어렵게 출제돼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매우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 역시 “독서의 경우에는 기술과 예술 복합지문과 과학지문 등이 난도가 높은데다 분량도 많아서 대부분 학생이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음운 변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글 맞춤법 규정을 파악하는 12번 문제가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서에서 세부 정보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묻는 32번 문제도 어려웠다는 평가다. 입시업체들은 “1등급 컷이 전년도 3월 모의고사(93점)나 지난해 수능(94점)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 “수학 가형·나형,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

    입시업체들은 수학은 가형과 나형 모두 지난해 3월 모의평가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측은 “가형에서 가장 어렵게 출제된 30번 문제(적분)는 지난해 3월 모의고사 30번 문제보다 다소 난도가 높았지만, 나머지 문제는 쉽게 출제돼 전반적으로는 체감 난도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나형 역시 지난해 3월 모의고사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문제가 출제돼 학생들이 어려움을 많이 느낀 것에 비해 이번 시험에서는 익숙한 유형이 많이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소장은 “‘킬러 문항’인 가형 30번의 경우 지난해 수능 30번과 비교하면 크게 어렵지 않았다”며 “3월 학력평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학년 초인 점을 감안해 출제범위가 제한됐다. 가형은 단원별 정의와 개념 이해도를 판단하는 문제가 많았고 나형은 쉬운 이해력 문제부터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까지 고르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입시업체들은 가형 1등급 컷은 지난해 3월 모의고사 84점보다 높아지고, 나형 1등급 컷도 전년도 3월 모의고사 85점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영어, 대체로 평이…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쉬워”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도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평이한 문제로 구성돼 지난해 3월 모의고사나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입시업체들은 분석했다. 다만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예상보다 높았을 가능성이 크다. 임 대표는 “(문제는 평이했지만) 고 3이 처음 치른 모의고사인데다 절대평가 도입 영향으로 영어 학습량이 부족한 학생이 많아 체감 난도는 그리 낮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1등급 비율도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험에서 영어 영역은 듣기·말하기 영역에서 17문항이 출제됐고 읽기·쓰기 영역에서 28문항이 나왔다. 전반적으로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가 고루 출제됐지만, 고난도 문제가 섞여 있어 체감 난도는 다소 높았다는 분석이다. 까다로운 문제로는 문맥상 적절하지 않은 낱말 고르기(28번), 문맥상 적절한 어구 추론(32~34번), 이어질 글의 순서 배열(37번), 주어진 문장의 적절한 위치 찾기(39번), 장문에서의 빈칸 추론(42번) 문제 등이 꼽혔다.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이번 시험은 전국 1891개 고교, 1~3학년 115만명이 응시했다. 개인별 성적표는 23일 배부될 예정이다. 국어, 수학 가형·나형,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은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성적표에 모두 표기되지만,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는 원점수와 등급만 표기된다. 김 소장은 “3월 학력평가는 첫 모의고사 이상의 의미는 없지만 겨울 동안 학습했던 성과를 확인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며 “학생들은 점수에 연연해 하지 말고 학습 과정을 충실히 분석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 역시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기보다 시험 결과를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학습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며 “상위권은 영역별로 부족한 단원이나 문제 유형을 찾아 보완하고, 중위권 이하는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틀린 문제 유형을 집중적으로 풀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