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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능 범위] ‘문법’ 빼려던 이유가 고작 과목수 맞추려고?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2018.02.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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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국어영역 왜 '쟁점'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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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능 출제범위 공청회서 참석자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손현경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영역에서 문법 문항이 출제돼야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이를 제외할 가능성이 있는 조사를 진행했던 교육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해당 설문 조사에 ‘문법’을 제외한다는 문항을 녹여 넣었다. 기존 수능 과목 수(출제 범위) 유지를 위해선 과목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다수가 ‘문법’ 분야가 출제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설문조사 자체에 의도가 있는 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어제(19일)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공청회’를 통해 올해 고교 1학년이 치를 수능 범위에서 ‘언어와 매체’를 제외할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교수·교육전문직·고교교사 56% ▲학부모·시민단체들 83%가 ‘언어와 매체’를 포함할 것을 교육부에 제안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2021 수능 국어영역 출제범위는 세 가지 안이다. ▲1안(1-1)은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독서’ ‘문학’ ▲2안(1-2)은 ‘언어’ ‘화법과 작문’ ‘독서’ ‘문학’ ▲3안은 ‘화법과 작문’ ‘독서’ ‘문학’ 이다. 3안은 ‘언어와 매체’, 즉 ‘문법’이 빠져 있다. ‘언어와 매체’에서 ‘언어’는 과거의 ‘문법’에 해당한다.

◇ “‘문법’ 제외해 수능 과목 수 유지 하려다…”

2009 개정 교육과정 시험범위에 제시된 국어영역은 ‘화법과 작문, 문학, 독서와 문법’이다. 이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화법과 작문, 문학, 독서, 언어와 매체’로 변경됐다. 3과목에서 4과목으로 1과목이 늘어난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특징은 ‘인문학적 소양 향상’을 강조하는 것이다. 독서 교육을 통해 미래 핵심 역량을 키우려는 의도다. 이관규 고려대 교수(국어교육과)는 “이런 취지에 따라 독서 교육을 강화하고, 매체 교육을 신설했다”며 “이 과정에서 ‘독서’와 ‘언어와 매체’라는 과목을 분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2021 수능에서 ‘학습 부담’을 늘리지 않기 위해, 수능 과목 수를 기존과 동일한 3과목으로 유지하려는 기조를 내비쳤다. 이 교수는 “네 과목 중 어느 한 과목(언어와 매체)을 제외해 과목수를 줄여 3개로 맞추려는 의도를 사전에 갖고 설문조사를 시행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4과목은 안 되고 3과목만 된다는 접근은 단순한 기계적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국어 과목은 국어과 시수 내에서 선택하는 것이라 4과목을 택해도 큰 문제가 없다”며 “언어와 매체’는 일반 선택 과목이다. 따라서 수능 시험 범위에 배제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만약 수능 과목에서 배제되면 학교의 정상적인 수업도 어렵다”며 “수능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언어와 매체’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학계도 이러한 안을 설문조사했던 교육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글 관련 학계에서는 설문조사(1월 23일부터 2월 4일까지)가 이뤄지던 지난달 31일 “문법을 제외한 안(3안)이 최종적으로 선택된다면 국어 과목에서는 더는 한글의 우수성과 맞춤법, 우리말 언어예절도 가르칠 수 없게 된다”며 “우리말 교육을 소홀히 하는 교육부는 과연 어느 나라 교육부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은 예고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8월 교육부가 ‘졸속’이란 평가를 받았던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 확정을 결국 유예하기로 결정할 당시 이미 다수의 부작용이 예견됐기 때문이다.

교육부 대입정책과·교육과정정책과 관계자는 “‘언어(문법)를 출제범위에 넣느냐 안 넣느냐 설문조사를 실시했지만 구체적인 이유까지는 알 수 없다”며 서로 답변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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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능 출제범위 공청회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발표 하고 있다. /손현경 기자
◇“문법은 말의 근본”…교육부 이달 말 출제범위 발표

공청회서 토론자들은 ‘문법’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본관 서울대 교수(국어교육과)는 "한국사와 함께 국어는 나라와 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과목"이라면서 "국어과의 모든 영역이 그러하지만, 특히 언어(문법)는 말의 근본으로 우리말의 근본을 가르치는 분야인데, 이것을 학생들에게 전혀 가르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언어(문법)' 과목 또는 영역은 국어과의 다른 영역의 주요 기반이 된다"면서 "언어(문법)가 빠지게 되면 국어 교육을 통해 도달해야 할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 국어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한글 맞춤법, 한국어 언어 예절, 청소년의 바른 언어 교육 등이 모두 정상적으로 교육되지 못하게 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법 제외 여부가 어느정도 일단락된 상황에서 앞으로 관건은 ‘매체’ 포함여부다.  구 교수는 “매체를 포함할 경우 기존 수능 출제기조를 유지한다는 교육부 발표와 배치된다"며 "그동안 매체가 수능에서 출제되지 않은데다 영역 성격상 5지선다형 출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근현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2021 수능 출제범위는 공청회와 여론수렴을 거쳐 이달 마지막 주에 확정·발표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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