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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학종’ 논의에 서울대 몸사리나… 맥빠진 ‘샤’ 교육포럼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2018.02.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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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고교-대학 연계 ‘샤’교육포럼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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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더케이호텔에서 전국 고교 교사, 교육청 및 대학 관계자 등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대 고교 대학 연계 '샤' 교육포럼이 열렸다. /손현경 기자

“이번 포럼장에서는 좀더 명확한 내용이 나올 줄 알았는데…”

1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서울대 고교-대학 연계 ‘샤’ 교육포럼에 참석한 청중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는 8월 공개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앞두고 최근 개편 방향과 관련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개선을 위한 포럼이 줄지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포럼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반응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서울대 교육포럼은 대입 개편안 포럼이 아닌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 변화와 미래 인재 양성’을 주제로 열렸지만, 대입개편을 앞둔 시기인 만큼 어느 때보다 눈길이 쏠렸다. 현장엔 500여명의 교육청 관계자들과 교사·학부모들이 몰렸다. 서울대가 학종 중심 입시체계가 자리 잡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대는 올해 신입생 10명 중 8명(79%)을 학종으로 뽑았다.

2016년 처음 열린 '샤' 교육포럼은 서울대 입학 관계자들이 전국을 돌며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고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 방안을 논의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대학 입학전형에 대한 토론 대신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고교와 대학 교육의 방향성을 논의한 바 있다.

◇“서울대가 제시하는 대입 개편방향이라도 들을 줄 알았어요.”

충남 천안에서 온 송종인(천안북일고) 교사는 “서울대가 대입 정책 방향을 제시하면 연세대·고려대부터 시작해 줄줄이 대입 흐름이 바뀌어왔다”며 “이번 포럼의 내용 중 ‘서울대 입학전형의 발전 방향’이라는 세부 일정이 있어서, 서울대 대입 방향을 듣기를 기대하고 왔다. 그런데 이미 아는 내용들과 서울대 홍보 내용이 나와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사실상 청중들의 기대는 ‘1부’부터 사라졌다.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 변화와 미래 인재양성’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송재영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21세기 초반 패러다임 변화와 한국의 미래 ▲저출산 고령화와 한국경제 중장기 저성장 우려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한국교육 혁명에 대해 발표를 풀어나갔고 대입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

학종 논의가 프로그램 일정에 없던 것은 아니다. 2부에서 김한중 EBS PD가 나와 교육대기획 ‘대학 입시의 진실’과 관련된 취재 내용을 발제했다. 해당 방송은 학종의 불공정성을 2015년부터 1년 6개월간 밀착 기획취재한 내용을 주도면밀하게 폭로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포럼에서 청중들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포럼에 참석한 학부모 이수민씨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교육계에서 학종관련 불공정성에 대해 저 정도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취재 과정 들으려고 교육포럼에 온 것은 아니잖나”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제2발제, 제3발제 역시 청중들을 만족시키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정찬필 미래교실네트워크 사무총장,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정책과장 등이 나와 PPT로 발제를 했지만 교사 등 대다수의 청중은 “대입정책의 흐름과 방향,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대입개선에 대한 고민을 듣고 싶었다”는 반응이었다.

한편, 전날 안현기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서울대 ‘샤’ 교육포럼이 ‘학종 성토장’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청중들의 발언 기회는 ‘토론 및 토의’에서도 거의 없었다. 사회자가 토론 중간에 “죄송합니다. 제가 청중들의 질문을 조금 받고 싶어서요. (패널들에 바로 마이크를 돌리겠습니다)”라고 한 것. 이에 청중은 사실상 3~4명밖에 발언을 하지 못하고 학종 주축인 서울대 교육포럼에서 학종관련 질문은 1명밖에 하지 못했다. 포럼장을 나서는 청중 중 한명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서울대 교육포럼의 주제인 4차 산업혁명이 그리 중요한가요? 지금 우리 아이들은 4차 산업혁명이 뭔지도 모르고 당장 대학입시 때문에 죽어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 최고 교육포럼이라 자부한다면 앞으로는 우리나라 대입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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