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

[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학생부 기재 간소화가 ‘학종 전형’ 개선 대안일까?

조선에듀

2018.02.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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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부종합전형 개선책의 하나로 요즘 ‘학생부 기재 간소화’가 화제로 떠올랐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는 2019년도부터 교내 경시대회를 기록하는 수상경력 란 삭제, 자격증 대입 미반영, 진로희망 사항 등을 진로활동으로 통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란 글자 수 축소, 자율동아리를 동아리 활동 란에 기재할 수 없게 하는 등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사항을 대폭 줄이거나 제한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추천서 폐지 움직임에 이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전형)에서 입학 담당자가 검토할 수 있는 서류내용이 점점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평가항목 점점 줄면 ‘교과전형’과 큰 차이 없어
                대학 측에서도 2022학년도는 ‘진퇴양난의 입시’

 학교생활기록부에서 학교 정규 과정이외의 내용을 제한해서 사교육 등 외부에서 관여할 가능성을 차단하자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이미 학생부 기재항목에서 자수제한을 하고 있고, 독서활동 기록에서도 ‘책제목과 저자’만 쓸 수 있게 하는 등 학생부 기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학생부 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학종 전형에서 평가할 항목과 내용이 줄어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무늬만 학종전형이고 실제로는 교과전형과 다름없는 방향으로 학종전형이 변질되어간다면, 학종전형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하고 반문한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교과전형을 늘리고 대입에서 학종전형의 비율을 줄이는 것이 낫지 않을 까 하는 것이 필자의 사견이다. 

 대학이 평가할만한 학생부 항목이 줄어든다면, 대학은 자연스럽게 학종전형의 비율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정시를 늘리기에는 수능절대평가라는 장벽에 부딪칠 것이다. 논술전형을 늘리자니, 지금까지 논술전형의 축소 또는 폐지를 권장하고 있는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특기자 전형은 가급적 없애라고 하니 대안으로 마땅치 않다. 교과전형을 늘리자니, 같은 내신이라도 학교별 격차가 큰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상당수의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에서는 교과전형이 폐지되거나 이미 축소되었다. 앞으로 대학의 선택은 무엇이 될까? 교육부 방침과 달리 ‘마이 웨이!’를 외치면서 가는 대학은 어떤 대학들일까? 

                역설적으로 학종전형 살리려면, 적당히 비율 줄여야
                상위권 내신 수험생 독식구조가 학종전형 불만 양산


 학종 전형의 본래 취지처럼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충실하게 임하는 데 기여하고, 학생들의 잠재력을 함양하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최선책일까? 역설적으로 필자는 학종전형을 살리려면 현 시점에서 학종전형의 비율을 줄일 것을 제안한다. 다만 교육부의 인위적인 규제가 아니라 대학자율에 맡길 일이다. 학종전형의 비판 이유로 공정성을 많이 들지만,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학종전형이 결과적으로 ‘준(準) 교과전형’이 되어가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독식구조가 심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위권 대학 학종전형은 거의 1등급 대 학생들의 리그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대부분의 서울소재 대학 학종전형은 일반고 기준으로 2등급 전후나 적어도 3등급 대가 아니면 합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결국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내신 상위 11% 이내 혹은 20% 대가 아니면 학종전형의 합격은 요원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나머지 80%의 학생들은 학종전형과 거의 무관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데, 학종전형은 그에 비해 수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더욱이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학종전형의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수험생이나 학부모의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학종전형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 교육부가 학생부 기록에 지나친 규제를 가한다면 학종전형은 변질된 교과전형이 되거나, 자기소개서 혹은 학생부의 다른 항목에 집중하는 등의 풍선효과만 초래할 수 있다. 학종전형만큼은 논술전형 같은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한다. 논술전형은 시행된 지 20여년이 훌쩍 넘었지만 공교육의 품안에서 그 본질을 살리지 못하고 규제와 부활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논술전형은 일부 교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이기심과 공교육의 직무유기, 사교육의 일부 왜곡된 논술입시 교육, 정부 규제로 인한 다양성의 상실로 인해 발전적인 입시전형으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놓쳤다. 과도한 비율의 증가,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 순으로 학종전형이 금세 빛을 잃는 것보다, 학종전형의 본질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학종전형의 비율을 적당하게 낮출 것을 제안한다.
 최근 한 대입포럼에서 발언한 한 학부모님이 하신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 궁극적으로 학부모 입장에서 바라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내 아이의 노력이 공정하게 평가되어 아이가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이면, ‘학생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넓혀 주는 것이 정부와 대학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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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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