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눈물의 마지막 졸업식... 폐교 앞둔 부산 알리오시오 전자기계고

부산=권경훈 기자

2018.02.0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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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 슈왈츠 신부 소외 아이들 위해 개교
한 때 전교생 250명, 취업율 90% 넘기도
90년대 이후 학생수 줄어 폐교키로 결정
엄마같은 수녀들과 졸업생들 눈물의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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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부산 서구 알로이시오 전자기계고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이 수녀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여러분의 졸업을 끝으로 학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알로이시오 가족은 영원할 것입니다.”

9일 오전 부산 서구 암남동 알로이시오 전자기계고등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이 열렸다. 알로이시오고는 1976년 3월 1일 미국인 알로이시오 슈월츠 신부가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하겠다”며 문을 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초 학생 수가 250명에 이르던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어 학교 운영이 어려워지자 폐교를 결정하게 됐다.

마지막 졸업 학생들은 눈물을 흘리며 교가를 불렀다. 졸업식에는 졸업생 69명과 60여 명의 선배 졸업생, 마리아 수녀회 수녀와 재단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회고 영상과 졸업생들의 감사의 노래 등이 흘러나오자 졸업생들, 어머니처럼 이들을 돌봐온 마리아 수녀회 수녀들 모두 눈물을 흘렸다. 수녀들은 졸업생 한명 한명의 이름을 부르며 직접 만든 묵주를 나눠주고 일일이 포옹했다.

“부족한 저희를 돌봐주시고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따뜻했던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이별도 슬픈데 학교까지 없어지게 돼 슬퍼요.”

학생들은 감사, 아쉬움, 슬픔의 마음을 서로 나눴다. 이 학교는 부모가 없거나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하는 지역 아동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숙식을 제공하며 다양한 기술을 가르치고 교육해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매년 취업률도 90% 이상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이 학교 출신의 스포츠 스타 중에는 전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 선수와 스키 국가대표 김정민 선수가 있다.

이 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는 2010년 정명훈 지휘자와 함께 미국 카네기홀에서 연주, 호평을 받기도 했다. 박기수(56) 교장은 “알로이시오는 학교이라기보다 하나의 가정이었다”면서 “학교가 없어져 섭섭하기 이를 때 없지만 국가에서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교육 지원이 꾸준히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리아 수녀회와 부산시교육청은 알로이시오 신부의 교육 정신을 살리기 위해 폐교되는 학교를 지역 학생에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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