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회장 “청년·여성 고용 늘려야…미래 사회 대응할 교육혁명 필요”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2.07 19:10

-7~8일 연세대서 ‘2018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 열려
-전 세계 정재계 인사 참석해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달성 논의

  •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지속가능포럼(GEEF)'에 참석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신혜민 기자
    ▲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지속가능포럼(GEEF)'에 참석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신혜민 기자
    “사회가 발전하려면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부터 늘어나야 합니다.”

    마윈(馬雲) 중국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기술혁명 시대의 전환 위기를 돌파하려는 해결책으로 청년·여성 인력 고용 확대와 교육의 질적 혁명 등을 제시하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오늘(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lobal Engagement & Empowerment Forum on Sustainable Development·GEEF)’에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의 특별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계기로 방한한 마윈 회장을 비롯해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등 글로벌 정상들과 기업인들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마 회장은 다가오는 인공지능(AI)과 로봇사회에 대비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기계는 결코 인간의 ‘지혜’를 따라갈 수 없다. 기계에 우리가 ‘잡혀먹히느냐, 마느냐’의 문제보다 앞으로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서만 인간이 로봇에 대체되지 않고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려는 방안으로 ‘청년 고용’을 꼽았다. 마 회장은 “많은 기업이 ‘희망이 없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는 기업에 젊은 청년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알리바바 임직원의 평균 나이는 33세로, 젊은 세대에게 귀를 기울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기업이 성공하고 미래 가능성이 커지길 바란다면 청년들을 충분히 고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라”고 전했다.

    아울러 미래 사회 속 여성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 성공의 비결을 꼽으면 수많은 여성 동료 덕분”이라며 “현재 알리바바 직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며, 이 가운데 고위직 여성 비율이 무려 37%에 이른다”고 말했다.

    “성공을 넘어 존경받기 위해선 '사랑지수(LQ·Love Quotient)’가 필요합니다. 남성들은 대개 지능지수(IQ·Intelligence Quotient)가 높고 감성지수(EQ·Emotional Quotient)는 낮으며 LQ는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여성들은 이 세 가지 지수가 고루 균형을 이루고 있어요. 남편과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일종의 ‘돌봄주의’가 본능적으로 남성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마 회장의 발언에 대해 반 전 사무총장 역시 “여성들의 사회적 측면에서의 역할 신장에 동의한다”며 "UN사무총장으로 근무할 당시 유엔 고위직에 여성들이 많이 진출하지 못한 점에 놀랐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고 화답했다.
  •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지속가능포럼(GEEF)'에 참석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신혜민 기자
    ▲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지속가능포럼(GEEF)'에 참석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신혜민 기자
    마 회장은 기술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얘기했다.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력을 계발하는 방향으로 교육의 질적 혁명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우리가 가르치는 방식으로는 앞으로 30년간 우리 아이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지혜, 신념, 창의력 등 기계가 결코 가질 수 없는 역량을 키워서 더욱 창조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자녀들은 급변하는 기술혁명 속에 살며 향후 30년간 어려운 시기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빈곤과 질병 퇴치, 환경에 대한 전쟁을 말이죠. 여러분이 성공하길 원한다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부터 생각하길 바랍니다. 알리바바는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다’는 신념으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자녀들에게도 이 같은 교육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편,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과 반기문 세계시민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포럼은 전 세계 정치·재계 지도자들이 주축이 돼 올해 처음 결성한 행사로, UN이 2030년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이행과 달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7~8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마윈 회장을 비롯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UN사무총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