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특기자 대입 제도 개선 토론회 “특기생 합격자 내정 관행, 시스템으로 막아야”
오푸름 조선에듀 인턴기자
기사입력 2018.02.07 18:15

-토론회서 “입시 비리 대응 강화” 한목소리
-학교 스포츠클럽 활성화로 운동하는 일반학생 늘려야

  • 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체육특기자 대입 제도 개선 토론회'가 열렸다. / 오푸름 조선에듀 인턴기자
    ▲ 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체육특기자 대입 제도 개선 토론회'가 열렸다. / 오푸름 조선에듀 인턴기자

    “대입에서 체육특기자전형의 ‘깜깜이’ 비리를 막으려면 사전스카우트제 금지, 입시설명회 참석 의무화, 선수당 최소 2곳 이상 지원제도 등을 통해 합격생을 사전에 내정하는 관행을 바꿔야 합니다.”

    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체육특기자 대입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이용식 가톨릭관동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체육특기자 입시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체육계는 최근 체육특기자 대입 제도 개선을 통해 ‘공부하는 학생선수’라는 체육계 정상화 정책 실현과 동시에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 사전스카웃제 금지, 대학 복수지원제 의무화로 입시 비리 해소해야

    이용식 교수는 이날 체육특기자 입시비리를 유발할 수 있는 현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종목마다 대회가 열리면 코치, 감독 등이 사전스카우트를 통해 학생선수들의 대학을 각각 정하면서 일대일 경쟁률이 만들어졌다”며 “이 경쟁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사전스카우트제도 금지는 물론 대학 입시설명회 참석을 의무화하고 적어도 2곳 이상의 대학에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학생선수들이 더욱 다양한 대학에 지원하게 함으로써 기존에 문제시 됐던 일대일 경쟁률을 제고해 코치 간 담합에 대응하려는 의도다.

    이 교수는 체육특기자 입시 정보와 관련한 포털사이트나 입시설명회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점에 대해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 교수는 “8강에 오른 기록이 있는 축구선수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학부모나 학생이 여러 대학 중에서 8강 성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이러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어 학생들이 감독에게 기댈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정희준 동아대학교 스포츠과학대 교수는 “체육특기자 대입 제도는 재구조화돼야 한다”며 “학생선수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고 운동시간과 훈련일수를 제한하고, 학원체육 지도자의 폭력행위와 승부조작 엄단 등을 절대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만약 입시 비리를 저지를 경우, 스포츠계에서 영구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체육특기자전형의 평가 공정성 확보와 관련해, 정명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지원실 실장은 “초ㆍ중ㆍ고 학생선수 최저학력기준 적용에 따라 일정한 학생부 반영 비율이 적용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와 더불어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에서 의무사항인 실기 및 면접 평가에서 1명 이상의 외부위원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학교 스포츠클럽 활성화하고 학생선수 중심 제도 개선해야

    정용철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 및 서강대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일본의 고등학교체육연맹을 학교체육 전반을 개혁을 위한 모델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극소수의 학생이 선수가 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고교 시절 매우 강도 높은 스포츠 경험을 하고 있다”며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가 가칭 '중 ㆍ 고교 학교체육연맹'의 발족을 준비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학교 스포츠클럽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통해 현재의 엘리트 체육특기생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운동하는 일반학생들을 대폭 늘려 더 이상 특기생이 특별하지 않은 상태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민병천 경기도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 장학사는 대입 체육특기자 제도개선과 맥락을 같이 하는 중고등 입시 체육특기자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민 장학사는 “경기도교육청에서는 공부하는 학생선수와 운동하는 학생 등 모든 학생에게 공정한 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중ㆍ고입 체육특기자 제도를 개선하려고 한다”며 “이에 학생선수 중심 지원제도 개선, 경기실적 위주의 체육특기자 선발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