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영재학교 이야기] 2019 영재학교 자기소개서 작성 이것부터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1.30 09:35
  • 영재학교 입시는 2월초 일부 학교들의 설명회 일정 발표로 시작된다. 3월에는 학교별 전형요강 확정 및 설명회가 진행되고 4월 원서접수가 이어진다. 4월 중순을 전후로 접수가 마감되는 영재학교 자기소개서는 대부분 학교에서 1단계 서류평가뿐 아니라 3단계 캠프를 포함한 합격자 선발 전 과정에서 두루 활용될 수 있는 주요 전형요소다. 양식 발표는 3월에야 이뤄지지만 이후의 입시 일정이 촉박해 어느 정도의 사전 작성이 추천 된다. 특히 두 곳 이상의 영재학교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작성 분량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자소서 사전 작성을 위해 이 시기 수험생들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8개 영재학교들의 최근 자소서 항목 구성과 그 양상을 분석해 올해 지원자들의 자소서 작성 출발 포인트를 짚어봤다.

    영재학교 자소서 항목 분석
    영재학교 자소서 항목은 3월초 전형요강 발표와 동시에 공개됨이 일반적이다. 단, 예년 기준 서울과고와 경기과고는 전형 발표보다 다소 늦은 3월 20일 이후의 공개가 많았다. 최근 전체적으로 자소서 변화가 크지는 않았지만 학교별 소폭 조정은 언제든 가능하므로 이를 염두에 둔 사전 작성이 요구된다. 지난해에는 8개 학교 중 수도권 3개 학교만 자소서에 변화를 줬다. 나머지 5개 학교는 이전해 자소서 항목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이 중에서도 한과영, 대구과고, 광주과고 등은 최근 5년간 동일한 자소서 양식을 고수했다. 반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이하 인천영재고)의 경우 신입생 선발을 시작한 지난 2016학년도 이후 매년 다른 자소서 양식으로 바꾸기도 했다. 자소서 사전 작성에서는 이와 같은 항목 변화 가능성도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 학원멘토에서 분석한 아래 2017~2018학년도 전체 영재학교 자소서 항목 구성과 변화가 이에 참고 될 수 있다.

  • 최근 영재학교 자소서 항목은 총 7개 종류로 구분된다(한과영 자율 항목 별도). 이 중 8개 학교 모두에 포함된 유일한 항목은 수학·과학 재능 및 활동 관련 항목이었다. 지난해 입시 기준으로 학교에 따라 600자에서 1600자까지 작성이 가능했다. 대전과고 자소서는 전체 분량의 절반 가량(47.1%)을 해당 항목에 할당했고 인천영재고와 서울·경기과고도 각각 40% 이상씩 할당했다. 전체 영재학교 평균으로는 약 35% 비중의 항목이었다.

    수·과학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항목은 지원 동기와 인성 영역이었다. 진로 계획 등까지 포함할 수 있는 지원 동기 항목은 지난해 경기과고를 제외한 7개 영재학교 자소서에 포함됐다. 한과영의 경우 관련 항목이 ‘본인을 선발해야 하는 이유’로 다른 학교와 다소 다르게 표현되었지만 지원자들의 실제 작성은 지원 동기나 진로 계획과 연관된 내용이 많았다. 학교에 따라 300~1000자 이내 작성이 가능했으며 광주과고의 작성 분량(1000자)이 가장 많았고 서울과고의 작성 비중(27.8%)이 가장 높았다. 주변과의 관계나 봉사 등 교과외 활동 등을 묻는 인성 영역은 지난해 서울·경기과고를 제외한 6개 학교 자소서에 포함되었다. 해당 영역의 평균 비중은 17.2%로 지원 동기 항목과 동일했으며 대구·광주과고의 작성 비중이 높았다. 수·과학, 지원 동기, 인성 등의 주요 영역을 제외한 기타 항목들은 학교에 따라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 사전 작성의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수학·과학 소재 선별부터 시작
    반복해 강조하자면 영재학교 자소서는 수·과학, 지원 동기, 인성 영역이 중추다. 해당 세 항목이 전체 영재학교 자소서 분량의 약 70%를 차지할 뿐 아니라 어느 학교에 지원하더라도 대부분 작성해야 하는 항목들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수·과학 관련 항목은 실질 변별력이 높아 오랜 시간 투자와 보완의 가치가 충분하다.

    해당 항목에 나타난 키워드는 학교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해 서울과고는 ‘특기’, ‘잠재력’을 강조했고 경기과고는 ‘창의성 사례'를 요구했다. 한과영과 세종·인천영재고는 ‘재능 또는 영재성 경험’, 대구과고는 ‘관심 분야 활동’, 광주·대전과고는 ‘학습 또는 탐구 경험’이 해당 항목 키워드였다. 다른 듯 비슷하지만 공통 핵심은 '소재 변별력'이다. 수학·과학이 좋아 영재학교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들이 해당 항목 작성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찾아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이 일차적 부담이다. 결국 찾아내야 할 것은 과거의 경험인데, 뭔가 독특한 사례가 있더라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소재 선별에서부터 충분한 시간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반복된 일상만 떠오르게 되고 결국엔 자기 특성을 제대로 드러낼 수 없는 평범한 내용들로 채우기 쉽다. 따라서 본격적인 자소서 작성 이전에 소재 목록을 먼저 적어보며 여유 기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때 자신의 기억력에만 의존하지 말고 예전에 공부했던 참고서나 프린트물, 책, 각종 산출물, 보고서, 과제물 등을 직접 확인하며 ‘구체적인 과거’들과 마주하는 게 중요하다. 필요한 경우에는 친구들이나 선생님, 부모님께 자신의 과거 활동 기억에 대해 묻고 요약해 두는 것도 도움될 수 있다. 무작정 따라간 선행학습 경험보다는 중학교 교육과정 내에서라도 참신한 의문점을 갖고 스스로 노력했던 공부 과정이 해당 항목 소재의 기본이다. 단 하나의 문제풀이 경험이라도 자기 표현의 도구로는 충분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2019학년도 영재학교 입시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상승 확률이 높다. 학생 수 감소 추세가 올해 중학교 2~3학년 학생들에서 잠시 멈칫할 뿐 아니라 이공계 진학 선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사고 입시 위축에 따른 풍선효과도 일부 영재학교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수험생들이 자소서 같은 주요 전형 요소들에 보다 세심히 신경써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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