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현장 취재] 국내 첫 어린이 전용국립과학관을 가다

김지혜 기자

2018.01.0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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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고, 타고, 실험하고, 연주하고… 과학이랑 즐거운 놀이
"이런 과학관은 처음이에요!"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215. '국립어린이과학관'이라고 적힌 2층짜리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거대한 '과학 놀이터'가 펼쳐졌다. 어린이들은 바람 대포를 쏴 종이컵을 쓰러트리고, 시소처럼 설계된 미로판 위에 올라 미로 속 공을 이리저리 굴렸다. 가상현실(VR) 기기와 4차원(4D)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우주와 바닷속도 넘나들었다. 어디선가 공룡의 울음소리도 들려왔다. 최근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전용 국립과학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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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국립어린이과학관 전경. ②한 어린이가 자신이 그린 그림이 홀로그램 영상으로 구현되는 장면을 보고 있다. ③관성과 원심력의 원리를 체험하는 기구. ④⑤감각놀이터 내 물의 힘 체험 코너. ⑥상상놀이터 안에 자리한 에너지 숲./임영근 기자, 국립어린이과학관 제공
◇감각을 깨우는 놀이를 통해 과학을 만나다

국립어린이과학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제1호 과학관인 서울과학관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과학관 일부가 아닌, 전체가 7~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2층 천장까지 닿아 있는 상징 조형물을 만난다. 맨 위에는 반짝이는 은하계가, 그 아래는 태양계가 자리하고 있다. 태양계 부분에서는 지구를 포함한 8개 행성을 나타내는 공들이 쉴 새 없이 태양(공) 주위를 돈다. 과학책이나 우주 다큐멘터리에서나 봤던 '우리 은하' 풍경이다.

1층은 감각놀이터와 과학극장, 천체투영관 등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그중에서도 감각놀이터는 '과학 테마파크'처럼 꾸며졌다. 펌프질해 물을 길어올린 뒤 이 물로 물레방아를 돌리고, 모래를 파헤쳐 깊이별로 다양한 갯벌 생물을 만나며, 마림바나 트럼펫을 연주하는 등 감각을 깨우는 놀이를 통해 자연스레 과학을 마주할 수 있다.

특히 뇌파 게임이 흥미롭다. 뇌파 측정기를 착용한 사람의 뇌에서 알파파(휴식을 취하거나 명상할 때 발생하는 뇌파)가 나오면 공이 직선으로 움직인다. 누가 목적지까지 공을 빨리 이동시키는지 겨룬다. 색을 인식해 소리를 내는 무당벌레 모양 로봇이 오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드는 체험도 인기다.

과학극장에서는 하루 두 차례, 과학 원리를 마술처럼 보여주는 공연이 진행된다. 돔 스크린을 갖춘 천체투영관에서는 계절별 별자리를 관찰하고, 드넓은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자라는 '과학 놀이터'

2층 상상놀이터로 올라가는 계단 한쪽 벽에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명언이 새겨졌다. "사람에게는 그 어떤 것도 가르칠 수 없다. 단지 자기 안에서 무엇인가를 찾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말이 눈길을 끈다.

상상놀이터는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고 실험하며 이를 통해 상상력을 펼치는 공간이다. 가장 먼저 중생대 백악기(약 1억3500만년 전~6500만년 전) 생태계를 그대로 재현한 다이노 헌터 코너를 만나게 된다. 커다란 뿔을 지닌 초식공룡 센트로사우루스와 날카로운 이빨을 지닌 육식공룡 고르고사우루스, 나무 고사리가 신비롭고 생동감 넘치는 과학 탐험을 선물한다.

이어지는 자연사·생물 코너에서는 살아있는 육지거북이나 세네갈카멜레온 등에서부터 박제된 곤충과 새, 물고기들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다. 기린과 호랑이, 사슴 등 동물들의 똥 모양을 전시해놓은 '누구의 똥일까요?'도 재밌다.

관람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으로 에너지 숲에 다다른다. 이곳은 공의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는 과정을 체험하는 장소. 손으로 핸들을 돌려 당구공이나 볼링공 등을 위로 올린 다음, 각 공이 회오리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을 거쳐 떨어지는 장면을 관찰할 수 있다. 바로 옆에는 VR 안경을 쓰고 해저 생물을 잡아 도감을 완성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같은 층에 있는 4D 상영관과 아트스튜디오 등으로 꾸며진 창작놀이터도 주목할만하다. 옥상 전시장에는 놀이터와 생태온실, 천체관측소가 들어서 있다.

이날 땀을 뻘뻘 흘리며 각종 체험을 즐기던 조창현(서울 재동초 2) 군은 "놀거리가 너무 많아서 시간이 부족하다"며 "매일매일 오고 싶다"고 했다.

이정구 국립어린이과학관 관장은 "모든 전시물을 어린이의 눈높이와 성장 단계에 맞춰 개발했다"며 "앞으로도 과학이 아이들에게 재밌고 즐겁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립어린이과학관은 오는 14일까지 시범 운영을 거치며, 16일부터 정식 운영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이용료는 어린이 기준 1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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