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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경기불황과 대학 재정난 등 이유로 지갑은 얇아졌지만, 다양한 형태의 나눔 실천이 연말연시 대학가를 훈훈케 하고 있다.
인제대 법학과 졸업생 차지현(33)씨는 22일 대학 총장실을 찾아 후배들을 위한 특별한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차씨가 기부한 발전기금은 돈이 아닌 '소 한 마리' 다. '노력은 미래가 된다'는 생각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대학 시절을 보낸 차씨는 후배들에게 이런 마음을 전해주고 싶어 근면과 성실의 상징인 소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차씨의 남편은 축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는 "곧 졸업과 입학을 앞둔 후배들이 소의 근면함과 부지런함을 배우고 사회에 꼭 도움이 되는 인재로 당당하게 나서 꿈을 키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인준 인제대 총장은 "후배를 생각하는 선배의 사랑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따뜻한 기부"라며 "대학도 학생들이 희망을 키우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프로젝트형 이색장학금을 만들어 눈길을 끄는 대학도 있다. 삼육대는 개교 111주년을 맞아 ‘세상을 변화시키는 따뜻한 사람(이하 따뜻한 사람)’ 프로젝트 시상식을 열고, 지난 한 학기 동안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 학생들에게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지급했다. 따뜻한 사람 장학금은 일종의 프로젝트형 장학제도다. 일반적인 장학금과는 달리 학생이 자율적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바꾸기 위한 계획이 담긴 기획안을 제출하면, 담당 부서에서 ‘목적의 적절성’ ‘계획의 구체성’ ‘내용의 창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프로젝트당 최대 50만원까지 활동비 명목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상은 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잊혀가는 이야기를 들어 드리고, 그 이야기를 그림에 담는 프로젝트를 실행한 김도윤(경영학과 4)씨가 받았다. 최우수상은 지하철역 근로자의 기관지 건강을 위해 도라지·배즙과 목캔디를 선물한 ‘마따삼간’ 팀, 응원메시지를 프린팅한 종이컵을 교내 정수기에 설치한 ‘맨도롱또똣’ 팀, 홀로 사는 노인을 찾아 집 청소와 말벗, 식사나눔 봉사활동을 펼친 ‘두 손자’ 팀, 낙후지역에서 벽화 그리기를 한 ‘손 빨간 사춘기’ 팀, 지역 내 방임아동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한 ‘언니 오빠들’ 팀 등에게 돌아갔다.
대상을 받은 김도윤씨는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작은 ‘따뜻함’이 세상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주 미미한 존재인 내가 그 일을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그 작은 용기가 앞으로 세상 더 많은 곳에 뿌리내릴 수 있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
◇글로벌 리더십·국제적 시각 갖추기 위한 해외봉사도 ‘활발’
대학에서 배운 전문 지식 등을 해외에 ‘나눔 봉사’하기도 한다. 그간 대학생들의 해외 봉사는 전공과 무관한 일반 봉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주로 한국어와 한류 문화 등을 가르치고 자신의 전공분야를 현지 주민 또는 학생들에게 교육봉사하는 형태가 많아졌다.
일례로 선문대 다문화 상담복지 현장실무 인재 양성사업단은 미얀마에서 지난 18일부터 28일까지 해외봉사활동을 펼쳤다. 몽골과 베트남 2회에 이어 네 번째로 진행되는 이번 봉사활동은 상담심리사회복지학과 교수와 학생 37명이 미얀마 양곤 훌리잉따야 지역에서 진행했다. 미얀마 대학생과 양국 문화 소개 및 체험과 미얀마어를 배우면서 문화 교류를 진행하며, 나와랏 초등학교 약 350여명 대상으로 체육, 과학, 미술 및 위생 교육 등을 진행했다.
황선조 선문대 총장은 해외봉사 관련 1등급 훈장을 받기도 했다. 지난 22일 캄보디아 정부가 황선조 총장, 윤운성 사회봉사센터장, ㈜퍼 슨 김동진 대표에게 정부 훈장(1등급)을 수여한 것이다. 선문대는 지난 2010년 캄보디아 국토개발부 중앙공무원 석성얀(SOK SENG YAN)국장 요청을 계기로 선문대와 동일재단의 의료기관인 한국 청심병원, 일본 일심병원과 관계자들이 국제의료봉사단을 구성해 매년 1회씩 크라체 지역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했다.
한남대 역시 지난 2002년부터 해외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재학생 136명은 겨울방학 기간 동남아시아로 해외봉사를 떠났다. 해외봉사 참여학생들은 오는 26일 출국해 내년 2월까지 베트남의 호치민, 껀떠, 빈증 지역(83명)과 태국 치앙라이(25명), 캄보디아 푸놈펜 및 씨엠립(18명), 라오스 비엔티엔(10명) 등에 파견된다.
학생들은 현지 지역주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태권도, K-POP, 풍선아트, 미술교육 등과 시설보수, 환경정화활동, 벽화그리기 등의 봉사를 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인근 교회 및 학교를 방문해 문화공연을 통한 친선교류도 진행한다.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은 지난 25일부터 내년 1월 19일까지 베트남과 태국에서 ‘동계 국외기술교육봉사’를 진행한다. 우선 코리아텍 학생 20명은 내년 1월 5일까지 베트남 다낭(Da Nang) 지역의 한국어·베트남어 및 문화교육 기관인 ICLS Danang(Intergrated Culture & Language School) 학생들(총 80명)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진행한다. 봉사는 IT 기술교육(MS Office, 포토샵, 스마트폰앱 활용방법 등), 로봇 기술교육봉사(레고로봇 제작, 소프트웨어 교육 및 경진대회 등), 전기전자 기술교육봉사(전기회로 실습 및 기초교육) 등을 비롯해 한국어교육, 기초과학체험 프로그램, 한국문화 체험 등으로 이뤄진다.
코리아텍은 이어 20명의 학생이 내년 1월 8일부터 19일까지 태국 치앙마이의 와타노타이파얍(Wattanothaipayap school)에서 중·고등학생 총 80명을 대상으로 베트남과 같은 봉사를 한다. 봉사단 대표인 박슬기(전기전자통신공학부 3)씨는 “학교에서 배운 공학 및 IT학습 내용을 개도국 학생들에게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유대감을 형성할 것을 생각하니 기쁘다”며 “코리아텍의 노하우와 우수성을 전파하고 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갑은 얇아졌지만… 소 한 마리· 해외봉사 등 대학가 ‘이색 기부’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