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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10%를 넘어섰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사실상 영어는 변별력 과목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시험 직후 난도가 높았다고 평가된 수학 과목도 가형 1등급이 전체의 5%, 나 형은 7%을 넘어서 예년보다 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쉬어진 수능 탓에 정시 모집에선 상위권 학생들이 ‘안정 지원’을 할 경향이 높다”며 “이 경우 중 ·하위권 학생들 역시 ‘하향 지원’을 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수험생에 대한 성적표 배부는 12일 이뤄진다. 이규민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위원장은 “올해 수능은 전년도 수능의 출제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시험은 전년도보다 쉬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영역별 1등급 표준점수 컷은 국어 영역의 경우 128점으로 전년도(130점)보다 하락했다. 수학 영역의 경우 가형 123점으로, 나형 129점이으로 전년도(가형 124점, 나형 131점)보다 떨어졌다. 특히, 영어 1등급 비율은 10.03%로 전년도 4.42%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주요 과목의 최고점은 대부분 낮아졌다. 국어 영역의 경우 올해 134점으로 작년 수능(139점)보다 떨어졌다. 수학 영역은 가형이 130점으로 작년 수능과 동일했다. 나형은 135점으로 작년 수능(137점)보다 낮아졌다. 탐구영역 1등급컷은 사회 영역의 경우 과목에 따라 63∼67점이었으며, 과학 64∼67점, 직업 64∼71점으로 나타났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64∼81점으로 파악됐다. 탐구영역 1등급 비율은 사회탐구 4.21∼11.75%, 과학탐구 4.03∼7.52%, 직업탐구 4.71∼9.22%였고, 제2외국어/한문의 경우 4.16∼6.62%로 나타났다.
◇ 수능 첫 영어 절대평가 쉬웠다…10명 중 1명 만점
2018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53만1327명이었다. 이 가운데 올해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는 1 등급 비율이 대폭 늘었다. 전체 수험생의 10.03%인 약 5만3292여 명이 영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내 대학 모집인원이 7만여 명에 불과하므로 영어는 변별력을 상실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어 영역의 1등급 비율은 4.9%로 전년도(4.01%)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과생이 치르는 수학 영역은 가형이 5.13%로 전년도(6.95%)보다 줄어든 반면, 문과생이 치르는 나형은 7.68%로 전년도(4.74%)보다 대폭 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국어, 수학도 표준점수가 낮아져 상위권에서도 비슷한 점수 분포가 밀집된 구조다”며 “국어, 수학에서도 점수가 밀집돼있고 서울소재 대학을 노리는 학생들 대부분은 영어에서 1등급을 받았으므로 영어 2, 3등급의 학생들은 상위권 대학 지원이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위권 변별력 없어져… ‘막판 눈치싸움’ 예고, 탐구영역 당락
특히 1등급 커트라인 근처의 상위권 학생들 정시 지원 방정식은 보다 복잡해질 전망이다. 임성호 대표는 “상위권에서는 국어, 수학마저도 밀집되었기 때문에 정시에서는 상향 지원보다는 안정 지원을 하는 방향이 우세할 것이다. 상위권에서 안정 지원을 한다면 이는 중상위권, 중위권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비슷한 점수대에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되는 만큼 대학별 복잡한 영역별 가중치 반영 방벅을 정확히 파악해 1점이라도 이익을 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서울대 상위권 학과와 의학계열에서는 변별력이 떨어져 합격선 근처에서는 동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탐구영역은 선택과목간의 난이도 차이가 있어서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는 여전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시모집에서 인문계는 국어와 수학 나형, 자연계는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수능결과 발표]영어점수 ‘무용지물’… 하향 지원 ‘도미노’ 예고
- 평가원, 2018 수능 채점 결과 발표
- “올 수능 영어 등 전체적으로 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