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용의 진로진학 멘토링] 겨울방학, 자녀에게 새로운 자극을 선물하자!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12.06 09:52

과정의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자

  • 12월이 왔다. 2017년도 이제 끝이 난다. 올 한 해 우리들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았으며,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학생들도 올 한 해 학교를 다니며, 공부하면서 성장하고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학생들에게만 주어지는 겨울방학이 코 앞에 있다. 방학 기간에는 무엇을 하고, 어떤 일들을 지도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자.

    학생의 창의력과 학습 효과를 높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학생의 ‘지적 호기심’과 ‘도전 정신’을 키워주는 것이다. 호기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극(Stimulus)’이 필요하고, 이 자극은 새로운 정도에 따라 젊고 늙음에 상관없이 흥미를 만들어 낸다. 무슨 말인가 하면, 사람은 보통 젊을수록 새로운 환경과 자극에 더 도전적이고 나이가 들수록 그 자극에 무뎌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이는 인생살이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에 따른 둔감이지, 만약 새로운 자극이 정말 새로울 경우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흥미진진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처음 가보는 여행을 생각해보면 그런 기분을 추측해볼 수 있다.

    인생에서 만나는 새로운 것 중 가장 강력한 자극과 보상은 ‘앎’이다. 유학의 대표 경전인 ‘중용’에 보면 ‘누군가는 날 때부터 알고, 혹은 부지런히 배워서 알고, 혹은 아주 수고롭게 노력해서 알지만 그 아는데 이르러서는 한 가지와 같다’라는 말이 있다. 아는 방법과 상관없이 그 ‘앎’에 이르러서 느끼는 감정은 모두 같은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앎’이라는 하나의 큰 즐거움에 대한 비유이며, 여기에 ‘도전과 노력’이라는 조건이 붙는다면 아마 ‘즐거움’의 총량은 노력해서 알게 된 사람이 훨씬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일생일대 도전과 기다림을 통해 얻은 결과물에 대해서 ‘즐거움’을 평가해 보면 도전과 기다리고 있을 때의 즐거움이 더 크다라고 느낄 때가 있다. 이는 사람의 뇌에서 나의 기분을 좋게 하고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만족의 메커니즘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내가 도전하고, 노력할 때 느끼는 기분 좋음과 어떤 결과물을 보상받았을 때 느끼는 기분 좋음이 사실 다른 ‘기분과 감정’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사람은 스스로 노력하는 과정을 밟으면서 원하는 결과물을 얻었을 때 가장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다시 겨울방학으로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눈치챘을지 모르지만, 새로운 자극과 호기심 그리고 기다림과 도전을 주기 위해서 학생과 같이 해야 할 일은 가장 쉬운 새로운 자극, ‘여행’을 가는 일이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학생에게 새로운 ‘앎’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짧거나, 길거나 멀거나, 가까운 곳도 상관없다. 대신 모두가 처음 가보는 곳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학생과 함께 계획을 세워보고, 어떤 곳을 갈지, 어떤 활동을 할지 생각해 보는 일이다. 그리고 일상에서 벗어난 다른 곳에서 학생과 부모간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그 장소가 놀이공원일 수도 있고, 동물원일 수도 있고, 가고 싶은 대학교일 수도 있고, 박물관, 역사 유적, 산, 바다, 과학관일 수도 있다. 또 여행 후에 알게 된 것에 대해서 돌아오는 길에 이야기해보자. 이 때 이야기하는 것들은 ‘앎’이란 경험에 의해 새로 알게 된 모든 것으로, ‘생각보다 컸다, 작았다.’와 같이 사소한 것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부모님과 학생이 같이 계획을 세우고, 같이 새로운 자극에 도전해 보는 일이다. 기다림에 비해 실망스러울 수도 있으며, 생각했던 것보다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과정 속의 긴장, 즐거움과 스스로 알게 된 사실을 학생에게 선물해보자.

    여행의 또 다른 장점은 창의적인 사고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창의력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이 밑바탕이다. 정신과 마찬가지로 신체 감각 역시 다른 환경에 더 빨리 반응하고 이런 감각 반응이 새로운 생각의 동기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장소로 여행을 가는 것은 새로운 생각을 촉발시키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바로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경험하게 되는 일이다. 아울러 여행은 학생에게 ‘보상’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아이와 여행을 할 때 아이의 의견을 반영해 주고 여행의 목적을 ‘지난 학기 열심히 학교 다닌 일’에 대한 ‘감사함’이라고 설명해 주면 좋겠다. 절대 지난 학기 성적이 아니라, 지루한 학교를 다니기 위한 학생의 노력에 대한 부모의 감사함을 이야기해주자.

    쉬어가는 방학 속에서 밀린 학습에 대한 보충과 다음 학기에 대한 준비도 중요하지만, 하루라도, 학생들과 함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날을 만들고 그 날을 학생과 함께 준비해보자. 그리고 부모 역시 올바른 시민으로 커가는 자녀의 성장 과정 중 하루를 자축하는 날로 의미를 가져보자.

    모든 결과에는 과정 속에 배우는 즐거움과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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