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어쩌나①]입시전문가들 “‘평상심’이 수능 승패 가를 열쇠”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11.16 10:48

- 포항 지진 여파에 수능 1주일 연기… 수험생 혼란 ‘폭증’
- 입시전문가들 “남은 기간, 지난 1주일처럼 지내라”

  • 조선일보 DB
    ▲ 조선일보 DB
    15일 경북 포항에서 연이어 발생한 규모 5.4, 4.6의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주일 연기된 가운데, 남은 대학입학 전형 일정도 줄줄이 미뤄질 것으로 보여 수험생 혼란이 예상된다. 수능 전날 시험이 연기된 건 1993년 수능 도입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모두가 혼란과 허탈함으로 우왕좌왕할 때, ‘얼마나 빨리 본연의 수험생의 자세로 돌아가느냐’가 이번 수능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입시 전문가들과 함께 ‘다시 시작된 수능 D-7 대응하는 자세와 학습 전략’에 대해 짚어봤다.

    ◇정신적 허탈감 빨리 벗어나야… 스마트폰·SNS 멀리하라
    이번 사태로 인해 긴장감과 허탈함으로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 수험생이 많을 것이다. 수능에 맞춰뒀던 생체 리듬도 깨졌을 수 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지금까지 해왔듯 하루 학습 리듬을 수능 당일 일정에 맞춰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했던 학생이라면, 서서히 오전에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모의 수능 결과를 다시 한 번 철저히 분석해 수능에 대한 긴장감을 높이고, 수능 시간표에 맞춰 학습을 진행하는 게 좋다”며 “또한 시계나 지우개 등 미리 챙긴 준비물 등은 봉투에 넣어 방 한구석에 두고, 오답노트나 학습 교재로 다시 가방을 채워라”고 조언했다.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도 멀리해야 한다. 지금부턴 각종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가 더욱 술렁일 것이다. 또한 친지들의 걱정스러운 전화와 쉴 새 없이 울려대는 메신저 등도 철저히 차단할 필요가 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앞으로 미뤄지는 입시 일정 등 시험 관련 내용만 점검하고, 일주일간 스마트폰을 멀리하라”고 조언했다. “향후 일정에 대한 섣부른 예측과 우려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 상황과 상관없이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 지금껏 공부하던 대로 반복학습을 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누가 더 평상심(平常心)을 유지하느냐’가 수능 승패를 가리는 핵심이 될 겁니다.”

    ◇취약 부분 중심 계획표 수립해야… 반복학습 필요
    그간 시간이 없어서 미처 살피지 못한 취약 부분이 있다면, 이를 중심으로 학습 계획을 새로 짜야 한다. 계획표 없이 우왕좌왕하기보단 꼼꼼하게 계획표를 짜서 실천하면, 긴장감도 누그러지고 불안감 역시 덜하기 때문.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계획표를 세워 집중적으로 학습하면서 잡념을 지워야 한다”며 “남은 7일은 꽤 긴 시간임을 명심하고 매일 매일 계획한 바를 완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때 묻은 문제집에서 틀렸던 문제를 다시 점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능이 가까워올수록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에 새로운 문제집을 사서 푸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새 문제집을 푼다고 해서 모르는 것을 알게 되지는 않고, 보통 틀린 문제를 또 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익숙한 참고서와 교과서로  그동안 공부한 내용 중 어렵게 느꼈던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하라”며 “실전 모의고사 문제를 다시 풀면서 난도에 따른 시간 안배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요약노트, 오답노트 등을 반복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긍정적 생각·컨디션 관리 중요해
    아직 치르지도 않은 수능 결과를 예상하면서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예상치 못한 수능 연기로 인해 힘들고 긴장되는 건 다른 수험생들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좋은 성적이 나올 거란 긍정적 생각은 자신감과 심리적 여유를 불러오고, 수능에 대한 스트레스와 실수도 최소화할 수 있다. 우 연구원은 “수능 마무리에 필요한 시간을 추가로 받았다는 긍정적 생각이 중요한 시기”라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소중한 기회인 만큼, 학습 의욕을 높여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컨디션 관리도 필수다. 특히 긴장감이 풀어진 상태에서는 기온 차이로 인한 감기 몸살이 더 쉽게 걸릴 수 있다. 지금부터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찬바람을 조심해 감기 몸살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허탈한 마음에 과식하지 않도록 식습관에도 유의해야 한다. 이 소장은 “최대한 평소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스는 시험의 가장 큰 적입니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스트레스를 없애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세요. 조급한 마음에 한 문제라도 더 풀기 위해 학습에만 몰두하기보다는 잠깐이라도 짬을 내 스트레칭을 하면서 호흡하고 목과 어깨를 풀어준다면, 뇌 안의 혈액순환이 잘돼 사고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 됩니다.”

  • 수능이 연기된 15일 경기 남양주 인근 한 기숙학원에서 수험생들이 버렸던 참고서·문제집 등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독자 제공
    ▲ 수능이 연기된 15일 경기 남양주 인근 한 기숙학원에서 수험생들이 버렸던 참고서·문제집 등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독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