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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ㆍ사회성 길러주는 ‘예술교육’… “집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죠”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2017.11.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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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부스 美 음악예술교육 전문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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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부스씨는 "예술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조현호 객원기자

“마약이 창궐하는 뒷골목의 빈민 아동들이 무상 음악교육을 받고 번듯한 시민으로 성장한 ‘엘 시스테마(El Sistema)’의 성공사례는 전 세계 문화예술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렇듯 음악교육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창의성과 상상력을 일깨우는 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특히 음악을 통한 교육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음악교육은 대개 타인과 어울려 하모니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협동심과 더불어 사회성까지 길러주기 때문. ‘미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교사’로 꼽히며 줄리아드 음대, 스탠퍼드대, 케네디 센터 등 유수의 대학과 예술 관련 기관에서 다양한 예술교육 활동을 이어온 에릭 부스(Eric Booth∙사진)씨는 “최근 음악교육은 단순히 악기를 잘 다루고 악보를 보는 법만 알려주는 게 아닌, 협동·이해·질서·소속감·책임감 등 다양한 가치를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이런 예술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관 '2017 꿈의 오케스트라 지식공유 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 음악예술교육 전문가, 에릭 부스씨를 만나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효과적인 음악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사회성·협동심·학업 능력 길러줘… 미국 학교에선 통합예술교육 多

다양한 사람이 복잡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학습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단연 ‘사회성’이다. 부스씨는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 예로,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예술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로 평가받는 ‘엘 시스테마’를 꼽았다. 엘 시스테마는 1975년 베네수엘라에서 빈민층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클래식·오케스트라 교육을 말한다. 이를 통해 청소년 범죄율이 낮아지는 등의 효과를 거뒀다. 현재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베네수엘라를 넘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65개국 약 100만 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부스씨는 미국판 엘 시스테마 개발 수석 고문으로 활동하며 오케스트라 교육에 참여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의 주된 목적은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드는 선율’이에요. 서로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자연스레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습관을 갖게 되고, 함께 팀을 이뤄 목표를 달성하는 지혜도 얻죠. 이때 ‘더 많이 연습하라’, ‘실력이 부족하다’ 등 능력·성과 위주의 전통적인 교육방식은 절대 존재하지 않아요.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이 곡을 잘 연주할 수 있을까’, ‘우린 해낼 수 있어’ 등 서로 다독이고 목표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을 반복하죠. 이를 통해 아이들은 문제를 해결해가는 능력과 사회와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런 교육은 나아가 학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는 “대개 이런 예술교육이 상대적으로 학습에 할애할 시간을 줄어들게 해 성적이 떨어질 거라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며 “매번 새로운 곡을 연습하며 ‘배운다’는 자체에 흥미를 느껴 학습참여율을 높이고, 집중력도 길러줘 공부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실제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협동심이 강해지고 학교 성적도 올랐다는 미국 한 대학의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미국 교육현장에서는 예술을 융합한 학습활동인 ‘통합예술교육’이 활발하게 이어지는 추세다. 성적 위주의 낡은 교육 방식을 넘어 예술과 교과목을 연계해 지식의 형태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최근 경험한 가장 흥미로웠던 사례 중 하나로 미국의 한 고교생들이 음악과 과학을 연계해 만든 ‘상처 교향악’을 꼽았다.

“사람의 몸에 상처가 나자 백혈구들이 상처 부위로 모여들고 이를 치료해가는 과정을 음악으로 묘사한 아주 극적인 교향악이었어요. 학생들은 이를 표현하기 위해 상처가 생기면 인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이때 백혈구는 무슨 역할을 하는지 연구자료 등을 찾아보며 함께 고민하는 과정을 겪었죠. 이렇게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깨친 지식은 그 과정은 느리지만, 오래도록 머릿속에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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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호 객원기자
◇악기·전문교사 등 경제적 부담 없이도 가능… “꾸준한 교육 중요”

부스씨는 우리나라 학부모들에게 이런 예술교육을 결코 복잡하거나 어렵게 생각지 말라고 당부한다. 대개, 부모들은 ‘음악교육=돈’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기 쉬운데, 평소 가정이나 아이들이 자주 가는 놀이터 등에서도 비싼 악기 하나 없이 충분히 효과적인 예술교육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비싼 클래식 콘서트 티켓을 사거나 음악을 전공한 전문교사에게 가르침을 받지 않아도 아이의 창의성을 높여줄 예술교육이 가능하다”며 “예컨대, ‘오늘 배운 방정식에 대해 노래로 만들어 불러 달라’거나, ‘친구와 함께 가지고 놀던 인형으로 극(劇)을 만들어 보자’는 식으로 생활 속에서 즐겁게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단,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치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며 불필요한 지방을 태우고 근육을 붙여 건강한 신체를 가꿔 가듯이, 예술교육도 아이가 스스로 꾸준히 터득해 체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룡, 로봇, 소꿉놀이, 좋아하는 노래 등 아이가 관심을 보이고 애착을 느끼는 거라면 뭐든 좋아요. 이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뮤지컬을 제작해 본다거나, 좋아하는 곡의 리듬에 맞춰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주제로 개사를 해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탐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꾸준히 부모가 직접 나서 음악과 교류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자녀와의 정서적 교감은 물론 아이의 창의성과 예술적 소양도 함께 길러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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