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우리 문화 세계에 알리듯… 외국어 실력 뽐냈어요

오누리 기자

2017.11.13 09:38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 현장 ]전국 학생 문화유산
외국어 해설 경진대회

기사 이미지
영어부문 초등부 수상자들. 왼쪽부터 이지영, 이연재(우수상), 신혜성(우수상), 이경은(최우수상), 신재규(장려상) 학생./조현호 객원기자

"I am so cold! And I have a backache too. So, I need something warm. Hmn? Cocoa? No. Warm water? No. Ah! Ondol! Korean traditional heating system!"

(아이고 너무 춥다! 허리까지 아프네. 따뜻한 게 좀 필요하겠어. 뭐가 좋을까? 흠~ 코코아? 아냐. 그럼 따뜻한 물? 아니야. 아! 온돌!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난방 시스템!)

지난 11일 서울 한성백제박물관 대강당. 하얀 가발을 쓰고 지팡이를 짚은 채 무대에 오른 신혜성(서울 전동초 4) 양이 할머니 흉내를 내며 말했다. 곧이어 가발을 벗고 손녀 역할로 변신한 신 양은 '온돌의 우수성과 작동 원리'를 유창한 영어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발표 도중 '아궁이' '굴뚝' 등 외국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어 단어가 나오면 한 글자씩 천천히 발음하는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기사 이미지
전국 학생 문화유산 외국어 해설 경진대회 참가자들이 무대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조현호 객원기자
이날 한성백제박물관에서 문화재청과 국제교류문화진흥원이 공동 주최하는 '2017 전국 학생 문화유산 영어해설 경진대회'가 열렸다.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열리는 '전국 학생 문화유산 외국어 해설 경진대회'는 초·중·고·대학생들이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영어'와 '중국어'로 발표하는 대회다.

특히 영어 부문에서는 올해 초등부 53팀, 중등부 57팀 등 총 190팀이 지원했다. 1차 예선인 동영상 심사를 통과한 18팀의 본선 진출자들이 이날 무대에 섰다. 학생들은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문화유산 설명을 TV 쇼, 연극, 1인 2역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미있고 유익하게 풀어냈다.


기사 이미지
전국 학생 문화유산 외국어 해설 경진대회 참가자들이 무대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조현호 객원기자
초등부 참가자 이경은(서울 반원초 5)양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서울 서대문 형무소'에 대해 발표했다. 이 양은 직접 가서 찍어온 서대문 형무소의 사진을 보여주며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일제에 의해 모진 고문을 당하고 희생된 곳"이라고 차분히 설명했다. 일제가 독립운동가에게 행한 고문 방법을 소개할 때는 소름이 끼친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떠는 제스쳐를 보여주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독립운동가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또다시 다른 나라에 독립을 빼앗길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어린이들이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그러니 이제는 편히 잠드세요. 감사합니다."

이 양의 발표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큰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참가자들은 5분가량의 짧은 발표를 위해 한 달 이상 연습에 매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자료 조사, 영어 대본 작성은 물론 발표에 사용할 프레젠테이션 자료까지 직접 만들었다. 성덕대왕신종에 대해 발표한 이연재(부산 명륜초 5)·이지영(부산 교동초 5) 학생은 "성덕대왕신종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영어로 풀어내는 게 어려웠다"며 "성덕대왕신종에 관련된 책은 거의 다 찾아 읽어가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조현호 객원기자
발표를 지켜본 관객과 심사위원들은 어린 학생들의 수준급 영어 실력과 문화유산 해설 능력에 감탄했다. 심사를 맡은 수잔 샘스탁 씨는 "한국에 30년 넘게 살았지만 한국의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게 많은 것 같다"며 "한국의 문화재를 외국인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학생들을 보며 이번 대회를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문화유산 이해 정도 ▲외국어 표현 능력 ▲리더십 ▲창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현장에서 순위를 매겼다. 영어 부문 초등부 대상(문화재청장상)은 이경은 양이 거머쥐었다. 중·고·대학부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은 허예원·이현지(서울 신도중) 팀, 이우현·이상은(경기 성남외고) 팀, 정승아(서울 숙명여대)·박주영(한국예술종합학교) 팀이 각각 차지했다.

초등부 최우수상 수상자인 이경은 양은 "대회를 준비하느라 한 달 동안 매일 12시가 넘어서 잤다"며 "앞으로 외교관이 돼서 한국의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정희 국제교류문화진흥원장은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이해하고 이를 세계 외국어로 설명할 줄 아는 능력은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필수 소양"이라며 "이 대회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글로벌 리더의 꿈을 이뤄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