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THE 인터뷰] '스도쿠 그랑프리' 한국인 첫 우승한 곽승재씨

부산=오누리 기자

2017.11.0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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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스도쿠 타임’… 腦 깨우는 시간 갖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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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재씨가 스도쿠 문제를 풀고 있다. 그는 “집중해서 스도쿠를 풀 때만큼은 잡생각이 들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 부산=조현호 객원기자
가로 9칸, 세로 9칸으로 짜여진 총 81칸의 사각형 안에 숫자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살펴보면 몇 가지 규칙이 보인다. 가로든 세로든 한 줄에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무조건 한 번씩 들어가야 한다는 것. 또 큰 사각형(9×9)을 이루는 9개의 작은 사각형(3×3) 안에서도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중복되지 않고 딱 한 번씩만 나와야 한다는 것.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숫자 퍼즐 '스도쿠'의 규칙이다.

세계퍼즐협회는 매년 '스도쿠 그랑프리'라는 국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1박 2일간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제5회 스도쿠 그랑프리에서는 최초의 한국인 우승자가 탄생했다. 대한민국 스도쿠 국가대표 곽승재(33)씨다.

◇모두가 어려워한 문제 8분 만에 풀어

"스도쿠 그랑프리에서는 문제를 다 풀면 옆에 있던 감독관이 바로 채점하고 그 자리에서 1·2·3등이 가려져요. 다른 도전자들은 열심히 풀고 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숫자가 꽉 찬 종이를 감독관에게 내밀었죠. 감독관이 채점을 마치고 제게 엄지를 '척' 들어 보여주더라고요(웃음). 국제대회 우승은 처음이라 말도 못할 정도로 기뻤습니다."

지난 3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만난 곽씨가 웃으며 말했다.

이번 스도쿠 그랑프리에는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단 10명의 '스도쿠 고수'가 참가했다. 수천명에 달하는 도전자들을 대상으로 8번의 예선을 진행해 그중 종합성적이 가장 좋은 상위 10명이 결선행 티켓을 얻었다. 곽씨는 최종 10명 중 2등으로 결선에 진출했다.

"스도쿠 그랑프리는 다양한 유형으로 출제된 10개의 스도쿠를 빨리 풀어내는 대회예요. 예선 성적이 좋은 순서대로 보너스 시간을 더 받는 것이 특징이죠. 저는 1위로 진출한 에스토니아 선수보다 16초 정도 늦게 문제지를 받았어요. '겨우 16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스도쿠 대회에서는 그 시간조차 아주 소중해요. 16초면 빈칸 한 다섯 개는 먼저 채울 수 있거든요(웃음)."

곽씨는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 냈다. 다른 참가자들이 평균 20분 정도 걸려서 푼 문제를 단 8분 만에 푼 것. 바로 'XV 규칙'이 더해진 스도쿠였다.

"스도쿠는 기본 규칙에 여러 가지 새로운 규칙을 얹어서 셀 수도 없이 많은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XV 규칙도 그중 하나죠. XV 스도쿠는 몇몇 칸 위에 조그맣게 X와 V가 적혀 있는데요. X가 적힌 칸은 인접한 두 칸의 숫자 합이 10이 되게 풀어야 해요. V가 적힌 칸은 합이 5가 되게 풀어야 하죠. 단순히 스도쿠만 푸는 게 아니라 조건까지 더해져 있으니 상당히 복잡해지죠. 이 문제 풀 때는 정말 머리가 지끈지끈하더라고요(웃음). 그런데 결국 여기서 시간을 많이 벌어 우승하게 됐어요."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스도쿠 타임'… 뇌가 번쩍!

스도쿠 최강자 곽씨는 11년 전 군 생활을 할 때 처음 스도쿠를 접했다. 일과를 마치고 저녁 취침 전에 주어지는 자유 시간을 재밌게 보낼 방법을 궁리하던 때였다. 어릴 적부터 복잡한 퍼즐 게임을 좋아했기에 자연스레 '숫자 퍼즐' 스도쿠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50분 이상이 걸렸어요. 논리적으로 숫자를 유추해가며 빈칸을 채워 넣는 과정이 재밌더라고요. 스도쿠 한 문제를 스스로 다 풀어냈을 때의 그 성취감은 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죠."

스도쿠의 매력에 푹 빠진 곽씨는 스도쿠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한창 열심히 할 때는 하루 6시간씩 갖가지 유형의 문제를 찾아 풀었다. 그는 "스도쿠를 잘 푸는 방법은 따로 없다"며 "인터넷에 나오는 몇 가지 스도쿠 전략에 의존해 풀지 말고 꾸준히 문제를 보면서 자기만의 독창적인 풀이 방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즘도 매일 아침 눈뜨면 세수하기도 전에 펜을 들고 '스도쿠 타임'을 가져요.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문제를 풀다 보면 어느새 정신이 번쩍 들죠. 제겐 '뇌를 깨우는 시간'인 셈이에요(웃음). 소년조선일보 독자 여러분도 스마트폰으로 게임만 하지 말고 스도쿠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서 풀어보세요. 9×9스도쿠가 어렵다면 6×6 스도쿠부터 풀어보세요.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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