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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개편안 1년 유예의 후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 한참 후인 지금도, 여전히 중3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마음은 조마조마하다고 한다. 개정교육과정과 수능체제의 부조화로 인해 내년 2월에야 2021학년도 수능 출제 범위가 결정될 예정이고, 혹시라도 대입 재수를 하게 되면 적용될 2022 수능체제 개편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 보도된 “외고. 자사고와 일반고 전형을 내년부터 동시에 실시하기로 한다.”는 교육부의 방침 이후 외고. 자사고의 운명도 불투명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대단히 불명확한 입시 여건에서 중3 수험생들은 고입을 치르고 있다. 과학. 영재고와 전국형 자사고를 지원하는 수험생들이야 이미 결정내린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중3 학생들은 외고, 자사고. 일반고 선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교 선택의 우선적 기준이 대입에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참으로 회의적이지만 이에 대한 구조적 논의는 별론으로 하고, 중3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해 보편적인 선택 기준을 정리했다.
중3 수험생들이 앞으로 3년간 공부할 고교를 선택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각 고교 교육과정을 비교하는 것이다. ‘학교 알리미’ 사이트에서 관심 있는 고등학교 명을 검색한 후, 학교교육과정 운영 및 편성계획부터 숙지하면 된다. 극히 소수지만 일부 고교에서는 2018 교육과정을 미리 올려놓기도 했다. 대부분은 2017년 입학생 기준의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보면 된다. 각 학년별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을 보면서 특히 2학년 2학기와 3학년 1학기를 중점적으로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인문. 자연 계열별로 이수하는 교과목에서 학교 간 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계 심화 과학교과에서 편성되는 과목들이 그렇다. 고교에 따라 과학 Ⅱ 과목의 선택이 한정된 경우도 있고, 고급과학이나 과학사 등의 다양한 과목들을 배치해놓은 사례도 있다. 물론 다양한 선택과목을 전제로 한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각 고교의 준비가 어떤지는 알기 힘든 한계가 뚜렷하다. 지금처럼 새로운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첫 해에는 내년도 교육과정을 미리 올려놓아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향후 교육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통상적으로 내년 4월경이나 되어서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을 숙지했으면 교육운영 특색사업계획 등을 검토해야 한다. 고교별로 교육과정과 결합해 이루어지는 교과 연계활동, 진로, 교내경시, 동아리 활동 등의 지원계획들을 밝혀놓았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다음으로는 각 고교별 대입 실적을 비교해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입시는 생물(生物)’이기 때문에 지금 입시 결과가 좋은 고교가 앞으로도 경쟁력이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나, 수시에 강한 학교와 정시에 강한 학교를 비교해보아야 하고, 고교별로 재수생 비율이 과도하지 않은지도 따져보아야 한다. 고교별 홈페이지를 통해서 진학실적 등을 보면 되는 데, 공개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가 있어 다소 어려움이 있다. 요즘은 외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 중에서도 별도의 고교 설명회를 여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학교별 설명회가 있는지도 챙겨 보고, 해당 고교에 재학 중인 선배 학부모에게 자문해보는 등 적극적인 조사를 권한다.
마지막으로는 내신과 관련한 학교 선택이다. 학생부 위주 전형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내신 성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중3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크다. 내신의 중요성과 성취도 문제는, 학생의 개별적 성향과 더불어 가중치를 두는 대입전형이 무엇인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일률적으로 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준을 말한다면 학교별 재학인원 수를 체크해 보고, 외고나 자사고에 진학한다면 스스로 몇 등급 대까지 내신 성적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인가를 예측해 본 후, 해당 학교의 중위권 등급대의 학생들이 주로 진학하는 대학들을 가늠해보는 것이 포인트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중3 고교 선택, 대입 유불리 어떻게 따져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