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65%, 국영수 수업 기준초과 운영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10.19 10:20

-인문계보다 자연계서 두드러져
-외고 졸업생 중 어문계열 진학 학생은 37%에 불과
-유은혜 의원 "다양한 교과과정 운영하겠다는 도입취지 변질"

  •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중 다수가 국영수 기초 교과를 현행 교육과정 기준보다 초과 편성해 수업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양하고 개성 있는 교육과정을 시행하겠다는 도입취지와 달리 입시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자사고 44개교 중 65.9%에 달하는 29개교가 현행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국어ㆍ영어ㆍ수학 과목의 수업단위를 기준을 초과해 운영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현행 2009 교육과정은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운영과 관련해 총 204단위 중 창의적체험활동 24단위를 제외한 180단위를 교과수업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이중 국어ㆍ영어ㆍ수학 기초 교과의 수업단위가 90단위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다. 다만 일반고등학교의 경우, 이 기준이 강제이지만 자사고의 경우는 권고사항이다.

    내년부터는 2015 교육과정으로 개정됨에 따라 고등학교 1학년은 국어ㆍ영어ㆍ수학 과목의 수업단위가 일반고와 동일하게 50%를 초과할 수 없도록 강제되지만,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은 여전히 입시위주 교육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 / 유은혜 의원실 제공
    ▲ / 유은혜 의원실 제공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연계열이 국어ㆍ영어ㆍ수학 수업이 초과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전체 44개 자사고 중에 자연계열이 있는 학교는 모두 42개교로 이중 27개교가 기준인 90단위를 초과했다. 인문계열의 경우 44개교 중 14개교가 90단위를 초과했다. 예를 들어, 광주의 한 자사고의 경우 국어ㆍ영어ㆍ수학 기초 교과의 수업단위가 무려 113단위로 기준인 90단위보다 23단위가 많았다. 자연계열 국어는 36단위, 영어는 34단위, 수학은 43단위였다. 서울의 한 자사고도 자연계열이 110단위로 20단위가 많았다.

    외고의 경우도 설립취지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어학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허용된 외고는 2017년 졸업생 4780명의 진학현황을 살펴본 결과 37.6%에 달하는 1796명만이 어문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40% 이상이 비어문계열 인문계열로 진학했다.

    유은혜 의원은 "외고ㆍ자사고는 소수 학생에게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한 경로로 변질되고 있다”며 “이들 학교에 제공된 우선 선발권 및 교육과정 자율권 등 특혜를 축소해 서열화된 고교체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