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혁신학교, 기초학력 미달 학생 3배 많다

김형원 기자

2017.10.1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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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첫 공개
"수업내용 전혀 이해 못하는 수준" 혁신고교생 40% 보통 학력 안돼

"경쟁서 벗어나자는 취지로 도입… 성적 비교는 의미 없어" 반론도

혁신학교 고교생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 고교 평균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학교는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겠다"면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경기도 교육감 재임 시절 도입한 학교 모델이다. 주로 진보 성향 교육감이 혁신학교 도입에 적극적이다.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곽상도 의원(자유한국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혁신학교 학업 성취 수준' 자료를 본지가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에서 치러진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기초 학력에 미달하는 혁신학교 고교생은 11.9%였다. 전국 고교 평균은 4.5%다. 혁신학교 중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5%(전국 평균 3.6%)여서 중학교보다 고교에서 학력저하 현상이 뚜렷했다.

10명 중 4명은 '기초 학력 이하'

혁신학교 학력 수준이 시·도 단위별로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는 학업 성취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해마다 중3과 고2를 대상으로 치르는 시험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성적에 따라 '보통 학력'(100점 만점에 50점 이상 수준) '기초 학력'(20~50점) '기초 학력 미달'(20점 미만)로 구분한다. 김용진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교사는 "기초 학력 미달자는 수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시험 볼 의지가 거의 없는 '공포자'(공부를 포기한 자)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새 정부는 올 들어 이 평가를 폐지했다(전수→표집 평가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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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평가에서 고교 혁신학교는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이 59.6%로 전국 평균(82.8%)보다 낮은 반면,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기초 학력 비율은 28.5%로 전국 평균(12.7%)의 2배 이상이었다. 기초 학력 이하(미달자 포함) 학업 성취도를 보인 혁신학교 고교생은 10명 가운데 4명꼴인 40.4%에 달했다.

과목별 학업 성취도에서도 고교 혁신학교의 기초 학력 미달자 비율이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영어는 혁신학교 미달자 비율이 14.4%(전국 평균 5.1%), 수학은 12.9% (전국 평균 5.3%)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충북 지역 혁신학교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이 충북 지역 전체 평균(2%)의 11배 수준인 22.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천 19.5%, 전북 16.3%, 서울 15.3%, 경남 11.6% 순이었다.

"혁신학교 확대되면 미달자 양산"

교육부 관계자는 "혁신학교는 '줄 세우기' 교육을 벗어나자는 취지로 도입된 만큼 성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교육 여건이 취약한 학교들이 혁신학교로 지정되는 경우가 흔해서 기초 학력 미달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5~2016년 전국 고교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은 4.2%→4.5%로 소폭 늘어난 데 반해 혁신학교는 7.9%→11.9%로 증가 폭이 컸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는 "'성적 줄 세우기'와 기초 학력 미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며 "혁신학교에 정상적 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이 많고 이것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혁신학교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자, 국정 과제로도 선정됐다. 진보 성향 교육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1177곳(초 691개교·중 353개교·고 120개교·기타 13개교 등)에 퍼져있다. 시도 교육청은 혁신학교에 연평균 1억원 안팎 예산을 지원해 가며 확산을 장려하고 있다.

곽상도 의원은 "김상곤 장관이 경기도 교육감으로 재임하던 시절 경기도 학력이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면서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하겠다는 이번 정권의 계획대로 간다면 기초 학력 미달자가 잔뜩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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