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버려진 유리병들이 근사한 샹들리에로!

하지수 기자

2017.10.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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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문 연 서울새활용플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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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 에코파티메아리에서 장인이 청바지로 파우치를 만들고 있다. (오른쪽 사진) 현수막으로 제작한 가방.
문을 연 지 한 달 남짓 된 '서울새활용플라자'는 버려진 물건에 '생명'을 불어넣는 공간이다. 쓰레기통행(行)이던 음료수 병과 우유 팩 등이 트럭에 잔뜩 실려 들어온다. 이 폐기물들은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멋스럽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그릇이나 조명 등으로 재탄생한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라 산다. 이처럼 버려진 물건 수거와 가공, 판매 전 과정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공간은 전 세계에서 서울새활용플라자가 유일하다.

고정관념 깨고 화려하게 변신한 폐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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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부터) 1층과 2층 천장에는 물병들로 이뤄진 샹들리에가 달렸다. 파이프를 이용해 제작한 조명. 쓰다 버린 유리병으로 만든 접시. / 한준호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자리한 서울새활용플라자에 발걸음 했다.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인 이곳은 '새활용'을 주제로 꾸며졌다. 새활용은 폐기물의 디자인이나 활용 방법을 바꿔 새로운 물건으로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우리말 순화어다.

입구에 들어서자 천장에 매달린 화려한 샹들리에(여러 개의 등을 모아 만든 등)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낯익은 초록색 유리병과 페트병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약 40만t(톤)의 쓰레기가 발생한다고 해요. 여기에서는 이런 폐기물이 모두 소중한 새활용 자원입니다. 이렇게 버려진 유리병이 멋진 샹들리에로 변신한 것처럼 말이죠."

동행한 이승혜 서울새활용플라자 해설사가 말했다. 해설사가 추천한 동선에 따라 먼저 지하 1층 '소재 은행'으로 향했다. 소재 은행에서는 폐가구와 폐플라스틱병, 헌책 등 새활용 제품에 쓰이는 21가지 재료와 이들 재료를 소재 삼아 제작한 물건들을 전시해 놓았다.

이곳을 거닐다 보니 예술작품 못지않게 근사한 생활용품들이 가득했다. 특히 개성 넘치는 가방들이 눈에 띄었다. 이 해설사는 "우리가 길에서 흔히 접하는 현수막으로 만들어졌다"면서 "튼튼한데다 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거철에 나온 현수막을 처리하는 데만 30억원 정도가 필요하대요. 새활용 덕분에 골칫덩어리였던 현수막이 독특한 패션 아이템으로 사랑받게 됐답니다."

병으로 만든 접시와 시계, 파이프 조명 등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재활용품 수거함이나 쓰레기통에서 보던 그 물건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예뻤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물건 만나보세요

2층에 마련된 '새활용 소재 라이브러리'에서는 새활용이 가능한 소재들을 더욱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180여 종의 폐기물을 일상생활, 사업장, 건설 폐기물로 분류해 소개한다.

사업장 폐기물 코너에서는 거대한 소방 호스가 한쪽 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승혜 해설사는 "15m에 달하는 소방 호스는 미세한 구멍만 생겨도 화재 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다"면서 "이를 해먹, 야외용 매트 등으로 쓰면 유용하다"며 웃었다.

2~4층에는 30여 개 업체와 개별 공방이 새활용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한마디로 '새활용품 전문 제작소이자 쇼핑몰'인 셈. 버려진 우산을 재료 삼아 지갑과 필통 등을 선보이는 큐클리프, 우유 갑 지갑을 파는 밀키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인 업체다.

이 중 비영리기관인 아름다운가게가 운영하는 에코파티메아리에 들어갔다. 에코파티메아리는 2007년 출범한 국내 최초의 새활용 브랜드. 작년 기준 2t에 달하는 기증품을 새활용 소재로 썼다. 매장 한쪽에서는 장인들이 손길이 분주했다. 볼품없던 청바지 자투리가 청바지 무늬의 귀여운 파우치로 되살아났다.

신나리 에코파티메아리 팀장은 "새활용에 사용되는 폐기물의 두께나 재질, 색상 등은 제각각"이라면서 "덕분에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물건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는 국내외 유명 새활용 전문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지구를 위한 약속' 특별전과 사람들에게 받은 기증품을 분류하는 '재사용 작업장'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을 나서는 길, "새활용은 현대판 연금술"이라는 이 해설사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서울새활용플라자 관람 안내

위치: 서울시 성동구 자동차시장길 49

관람 시간: 화~목요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금~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홈페이지: www.seoulup.or.kr

문의: (02)215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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