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교육부 소식

못 믿을 급식업체… 82%가 납품비리

김형원 기자

2017.10.10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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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회사 만들거나 입찰 담합, 급식 질 떨어뜨려 학생만 피해

서울·경기 지역 학교에 급식 재료를 납품하는 업체 열 곳 가운데 여덟 곳이 입찰·납품 과정 등에서 '쪼개기 입찰' 등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이철규 의원(자유한국당)이 서울시교육청·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aT)에서 받은 '학교 급식 식재료 납품업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식재료 납품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점검 대상 125곳 업체 가운데 103곳(82.4%)에서 쪼개기 입찰·납품권 되팔기·담합 등 부정행위가 드러났다.

적발된 업체 대다수는 '쪼개기 입찰'로 급식 납품권을 따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업체가 여러 개의 유령 회사를 만든 뒤 입찰에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낙찰 확률을 높이는 수법이다. 지난해 적발된 한 업체는 유령업체 열 곳을 입찰에 참여시켜 급식 계약 10건을 따낸 뒤 납품권을 넘겨받아 학교에 식재료를 납품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aT 관계자는 "업체 가운데 일부는 자신의 친·인척이나 직원을 유령 업체의 '바지 사장'으로 올려놓고 기업형으로 운영했다"고 전했다.

현행법은 이 같은 행위를 모두 입찰방해죄로 규정하고 있다. 정직하게 한 번만 입찰에 참여한 영세업체들은 낙찰률이 낮아져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aT 관계자는 "일부 유령 업체는 식재료 납품 능력이 없어 낙찰을 받으면 몸통업체에 납품하도록 하는 대신 이익을 나누기도 한다"면서 "'쪼개기 입찰'이 '납품권 되팔기'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입찰 부정은 학교 급식의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유령회사 7개를 운영하던 충주의 급식업체 대표는 식자재 배송 차량과 보관 장소를 따로 소독하지 않고도, 소독한 것처럼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최근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까지 급식 식중독으로 총 1만2693명의 학생이 피해를 봤다. 학교에서 해마다 평균 38건 식중독 사고가 발생해 학생 2538명이 식중독에 걸리는 것이다. 이철규 의원은 "유령업체를 운영하는 비용은 결국 아이들이 먹을 식재료값에서 빠지지 않겠느냐"며 "학생 급식을 놓고 부정을 저지르는 행위에 대해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한 번만 적발돼도 아예 업체 문을 닫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aT는 적발 업체 가운데 64곳은 eaT(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 이용 제한 제재를 했고, 조직적 담합이 의심되는 48곳은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현재 서울·경기지역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는 1200여 개로, 이번 실태 조사는 부정이 의심되는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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