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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확대 기조 속 '고민 없는 공표될까' 우려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2017.09.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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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교육청 “추석 이후 강서구 특수학교관련 본격적 협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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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설립과 관련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 DB

정부가 잇따라 특수학교 확대 기조를 내세우는 가운데 반대 주민들의 마음을 돌릴만한 마땅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아 발언만 앞선 ‘공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는 28일 본회의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통한 장애학생의 교육권 보장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장애학생 특수교육의 수요에 걸맞은 특수학교 설립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결의안은 이와 관련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법과 절차에 따른 특수학교 신설 ▲지역사회 친화형 특수학교 건립 ▲협의체 구성을 통한 인식 개선 노력 ▲정원 확보, 학급 확충, 영유아 단계 특수교육과 통합교육 기회 확대 등 정부 시책 등을 촉구했다.

발단은 한 장애학생 학부모가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동의를 호소하며 무릎을 꿇은 이른바 ‘무릎 호소’였다. 지난 5일 서울시교육청이 강서구 탑산초교 강당에서 연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주민토론회’에서 “나를 때리더라도 우리 애들은 편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 달라”며 눈물을 흘린 것. 이 일은 언론에 대거 보도돼 국민적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어 지난 12일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특수학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역시 “서울 모든 구에 특수학교 1곳씩 설립한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후 여론은 특수학교를 건립 찬성에 대해 타올랐다. 현재 전국에는 국공립 81곳, 사립 93곳 등 174곳의 특수학교가 있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학생은 총 8만9353명인데, 이 가운데 2만5798명(30%)만이 특수학교를 이용 중이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18곳을 증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설립 공표만 있고 방법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주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마치 여론에 떠밀려 부가서비스를 넣듯 특수학교 확대를 ‘공표’하는 접근론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재활복지특성화 대학 중 한 곳의 A교수(인간재활학)는 “이는 결국 ‘장애학생은 특수학교에 가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준 일이 됐다”며 “주민들의 반대 입장이 강경한 상황에서 일단 짓고 보자는 식으로 특수학교를 설립하면 오히려 지역 내부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더 짓겠다고 공표만 하지 말고, 설득의 과정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누리꾼들 역시 “우리 사회의 장애를 바라보는 수준이 마치 ‘부가서비스를 넣는 듯’하다”며 당국의 접근론을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6일 ‘공립특수학교 설립’ 관련 기자회견서 “설립 반대 주민과 협의할 구체적 계획이 무엇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로드맵은 없다”라고 답변해 질타를 받았다. 당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더 대비 잘하겠다”라고 답할 뿐이었다.

한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문제는 추석연휴가 지나고 재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재웅 서울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추석연휴가 지나면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문제를) 본격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며 “비상대책위원회도 내부조율이 필요하고 이후 일부 비대위원들은 전향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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