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통해 법조인 양성하는 '로스쿨'… 특정 학문만 파선 안 돼
최성욱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9.18 03:05

인터뷰 | 이형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 지난 6월 24일, 사법시험 59회 2차 시험을 끝으로 1963년 도입된 사법시험(이하 사시)이 폐지됐다. 이로써 법조인 양성제도는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체제'로 일원화됐다.

    로스쿨 공동입학설명회가 오는 22~23일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전국에서 4000여 명의 지원자가 입학설명회를 다녀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입학설명회를 열흘 여 앞둔 12일,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이 가입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를 찾았다. 이형규 이사장(한양대 로스쿨 원장)을 만나 그간 로스쿨을 향해 쏟아진 여러 쟁점과 더불어 운영 전망을 물었다.

    Q. 내년부턴 로스쿨에서만 법조인 자격을 주는데, 어깨가 더 무거울 것 같다.

    로스쿨이 도입된 지 9년이 돼 가지만,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당면한 현안으로 ▲변호사시험 합격률 조정 ▲변호사시험 선택과목 '이수제' 전환 ▲사법연수원 실무수습 ▲시험 장소 확대 등이 있다. 사시를 폐지하고 로스쿨을 도입한 것은 시험에 의한 선발이 아닌, 교육에 의한 법조인 양성을 통해 실력 있는 법률가를 배출한다는 취지였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아지면서 로스쿨 도입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 2017년도 6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1.45%였다. 로스쿨 학생 두 명 중 한 명만 변호사자격을 취득했다는 말이다. 합격률을 '응시자 대비 60%'까진 올려줘야 로스쿨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Q. 로스쿨은 연간 1000만~2000만원에 달하는 고액 등록금을 부담해야 한다는데.

    로스쿨의 등록금은 의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등록금이 너무 비싸서 '돈 없는 사람'은 다닐 수 없다는 비판은 왜곡된 부분이 많다. 지난해 기준, 사립대 로스쿨은 등록금을 15% 내렸고, 국립대는 5년째 동결했다. 다양한 장학제도도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은 등록금 총액의 30% 이상을 장학금으로 돌려준다. 또 전체 장학금의 70% 이상은 경제적 형편을 고려해 지급한다. 특별전형을 통해 경제적 취약계층과 장애인 학생이 매년 130여 명 입학하고, 이들을 포함해 전국 로스쿨 재학생 6000명 중 950여 명이 등록금 전액을 감면받는다. 크고 작은 장학금 수혜자는 70.6%에 달한다.

  • 이형규 이사장(한양대 로스쿨 원장)
    ▲ 이형규 이사장(한양대 로스쿨 원장)/김종연 기자
    Q. 현재 초·중·고교생들이 로스쿨에 입학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로스쿨은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란 점을 유념해야 한다. 로스쿨 입학전형은 ▲대학 성적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 ▲공인어학시험 성적 ▲논술 및 면접으로 치른다. 특정 전공을 선호하거나 요구하지 않는다. 현재 초·중·고교생이라면, 특정 대학이나 전공에 얽매이지 말고, 우선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문학도 많이 읽어야겠지만, 논리력이나 추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책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학교 공부는 다양한 과목을 골고루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법학적성시험은 인문, 사회, 과학, 공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출제하기 때문에 특정 학문만 공부해서는 기대한 성적을 받기 어렵다. 공부를 꾸준히 성실하게 해온 사람이 로스쿨에 합격할 가능성이 크다. 로스쿨의 모든 교육과정이 사례, 분석, 해석, 추론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그렇다.

    Q. 수험생들에게 조언한다면.

    로스쿨은 정의로우면서도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아량이 있고, 보편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을 찾는다. 특히 특권층을 옹호하는 생각이나 반대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으면 곤란하다. 법조인은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법을 적용하는 사람이다. 이 때문에 상식적인 사고를 견지하고,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보다 성실히 학업에 전념하면서도 일상에선 정의로움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인재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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