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생각을 남기는 5분 동화] 냄새 나는 거름

2017.09.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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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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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코를 찌르는 거름 냄새가 풍겨 옵니다. 건이는 "앗! 냄새야" 하면서 얼른 코를 틀어막습니다. 할아버지는 그런 건이를 바라보며 껄껄 웃으십니다.

"저는 채소에 거름을 주는 게 너무 싫어요. 아무리 채소를 깨끗이 씻어도 더러운 게 남아 있을 것 같아서 찜찜해요."

"화학 비료나 농약 대신 거름을 쓰는 유기농은 몸도 살리고 땅도 살리는 우리 고유의 농사법이란다. 건이야, 저 냄새 나는 거름은 무엇이 변해서 된 것일까?"

"음…. 사람이 먹은 음식이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일단 목구멍을 넘어가면 어떻게 되지? 우리 몸을 통과하면서 영양분이 흡수된 다음에는 냄새 나고 더러운 똥이 되지? 바로 그 똥을 발효시킨 거름으로 곡식과 채소를 길러 낸단다. 그걸 또 우리가 먹고."

"그러고 보니 돌고 도네요."

"그래. 그게 바로 유기농의 특징이지. 그러니까 가만히 보면 좋아하는 것 속엔 싫어하는 것이 들어 있고 싫어하는 것 속엔 좋아하는 것이 들어 있는 법이란다. 곡식이나 채소는 더러운 똥으로 기르지? 또 더러운 똥은 맛있는 음식이 변한 거지? 그렇게 서로 돌고 돌면서 우리가 먹을 것이 생겨나니, 거름 냄새를 너무 싫어하지 말거라."

"알겠어요. 그래도 냄새는 냄새잖아요…."

"하하하, 건이야. 거름 얘기가 나왔으니 이런 얘기를 좀 해보자. 여기 착한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가 예전에 나쁜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사람을 써야 할까 버려야 할까?"

"에이, 할아버지. 개과천선한 사람을 왜 버려요? 지금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하지요."

"그래, 맞다. 나쁜 사람이 마음을 고쳐먹고 착한 사람이 되었다면 옛날의 나쁜 모습을 자꾸 들추어내서는 안 되겠지. 하지만 착한 사람이 나쁜 사람으로 변했다면 옛날의 착한 모습만 떠올려 무턱대고 믿어서도 안 될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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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실학자 이익의 저서 ‘관물편’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한 책 ‘아하! 자연에서 찾은 비밀’(한국고전번역원)에서 발췌한 이야기입니다. 한국고전번역원이 만든 애플리케이션 ‘고구마’를 내려받으면 재미있는 고전 이야기를 무료로 만날 수 있습니다.

소년조선일보·한국고전번역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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