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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휴업 예고한 사립유치원들 “유아교육법 개정 필요하다”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2017.09.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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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아정책포럼 ‘유아교육법 개정을 통한 유아교육의 정상화 방안’ 세미나 개최
-‘재정지원 확대 및 국공립유치원 위주 정책 폐기’ 요구
-학부모들 “아이를 볼모로 한 휴업은 안돼” … 장기휴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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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아정책포럼은 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유아교육법 개정을 통한 유아교육의 정상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 신혜민 기자
“현재 사립유치원은 아주 큰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규제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던 유아교육에 정부가 국공립 위주의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현실적합성이 떨어지는 법을 강제함에 따라 사립유치원이 고사위기입니다.”

이덕선 한국유아정책포럼회장의 말에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사립유치원장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국 사립유치원 2000여 곳이 소속된 한국유아정책포럼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유아교육법 개정을 통한 유아교육의 정상화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오는 11일 국회 앞에서 열 계획인 대규모 집회와 18일 집단 휴업에 앞서 사립유치원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약 500명이 참석한 세미나는 이덕선 회장의 인사말, 박순자 국회의원(자유한국당), 유성엽 국회의원(국민의당)의 축사, 주제발표, 토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에서 사립유치원들은 사립과 공립의 차이점을 인정할 뿐 아니라 현실에 맞는 유아교육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는 현재 유아교육법이 사립유치원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특히 사유재산을 토대로 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 초ㆍ중ㆍ고교에 적용하는 공립법인용 회계규칙을 적용했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으로 크게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헌법 제23조3항에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ㆍ사용 시에 정당한 보상을 지급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사립유치원의 경우 유치원 토지와 건물 등은 개인재산이므로 공공필요인 유아교육에 기여한 것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사립유치원의 자율성을 허용해 사립을 사립답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교과과정과 특성화활동ㆍ원비결정 등에 있어 학부모 참여를 확대하되, 유치원에 자율성을 제공하는 것이 지역특성과 학부모의 요구 및 교육철학이 반영된 다양한 교육을 가능토록 하자는 주장이다.

가장 강조하는 세 번째는 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 간 동등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공립유치원에는 원아 1인당 매월 98만원이 지급되는 데 비해, 사립유치원에는 29만원(방과후 과정 7만원 포함)만 지원되는 것에 불만을 표했다. 한국유아정책포럼 소속 신미숙 사립유치원장(경기 안산)는 “사실상 우리나라 유아교육을 이끌어 온 것은 사립유치원이고 100년에 이르는 유아교육 역사에서 국공립유치원이 등장한 것은 30여년에 불과하다”며 “그간 20년 넘게 열과 성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쳐왔는데 그 노력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규제만 강화하고 있어 허탈하고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국공립유치원에 지원되는 98만원에는 시설비와 공무원 인건비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라며 사립유치원의 재정지원 확대 요구는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사립유치원들은 국공립유치원 원아 수용률을 현재 25%에서 2022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공ㆍ사립유치원 균형발전정책”에도 반발하고 있다. 출산율 급감으로 해마다 원아들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국공립유치원을 증설하면 재정상황이 열악한 사립유치원 상당수가 폐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체 유아의 76%가량이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현실에서 정부의 학부모 지원금도 늘어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한편에서는 이런 요구에 앞서 먼저 투명성부터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일 순천대 교수는 “무엇보다도 정부정책과 유치원 운영에 대한 정부와의 상호불신이 먼저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상호신뢰의 기초 위에서 정부는 유아교육의 현실적인 주체인 사립유치원을 동반자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의견수렴을 통한 균형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하고, 사립유치원도 일반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의 회계투명성 확보 맟 참여확대 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환 전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은 현행 사립유치원 재무회계규칙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는 시각이다. 그러면서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강화와 운영의 안정성 제고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기관 설립ㆍ운영과정에서 투자된 자산 부채의 증감 내용과 수입 비용의 발생 내용을 사실대로 회계처리하고, 복식부기 회계처리 방식을 도입하며 지출 항목 신설 운영권을 확실하게 보장받아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규제만 하기보단 사립유치원을 협력의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실장은 “공ㆍ사립 유치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설문조사 결과, 공립유치원 학부모는 ‘저렴한 교육비용’을, 사립유치원의 학부모는 ‘다양한 체험활동’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는 사립유치원이 학부모의 만족을 높이는 방법은 교육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데 있음을 의미한다. 교육과정과 다양성, 능력과 자질을 겸비한 교사, 안전한 먹거리와 시설환경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며 “정부가 공공성을 앞세워 사립유치원에 재정적, 행정적 제재를 가할수록 유아교육서비스의 질과 학부모 선택지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일방적 규제로 점철되는 사립유치원 정책을 이제라도 학부모의 바람에 맞게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립유치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18일부터 단체 휴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상당수 사립유치원은 학부모들에게 이런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상태다.

하지만 휴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냥 곱지만은 않다. 특히 사립유치원과 정부가 대립할수록 피해가 고스란히 유아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학부모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벌써 학부모 대상 육아 커뮤니티에는 파업을 우려한 엄마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휴업이 장기화돼 추석 연휴로까지 이어질 경우, 맞벌이 가정에서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큰 혼란이 예상된다. 여섯살 딸을 사립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 한여울(40ㆍ경기 성남)씨는 “집단휴업이 장기화돼 추석 황금연휴 이후까지 지속될까 걱정”이라며 “가뜩이나 10월에는 유치원에 안 가는 날이 많아서 고민이었는데, 휴업까지 겹쳐 속상하다”고 말했다. 다섯살 아들을 둔 워킹맘 이민희(39ㆍ서울 송파)는 “워킹맘은 아이가 유치원에 안 가면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다”며 “친정부모님께 부탁할 예정인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라 조속히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교육부는 “유아교육법 31조는 ‘유치원의 휴업은 재난 등 긴급한 사유로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만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사립유치원들이 실제로 단체행동에 들어갈 경우, 학습권 침해 행위로 간주하고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기교육청을 비롯해 각 시도교육청도 “아이를 볼모로 한 사립유치원의 파업은 인정할 수 없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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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법 개정에 관한 세미나에서 한 참가자가 토론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 신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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