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직결된 활동 안 해도 학종 지원 가능”
김세영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9.01 11:15

[2018학년도 대입을 말하다⑪] 강삼모 동국대 입학처장

  • / 장은주 객원기자
    ▲ / 장은주 객원기자

    “단순한 교과 성적 외에 다양한 역량을 지닌 학생들을 꾸준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전국 각지에 있는 그 친구들을 잘 뽑을 수 있을지 오랜 고민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 올해 입시 전형입니다.”

    강삼모 동국대 입학처장(경제학과 교수ㆍ사진)의 말처럼, 동국대는 올해 학생부교과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선발 인원을 700명 증원하며 SW(소프트웨어)특기자전형을 신설하는 등 굵직한 변화를 단행했다. 수시모집 비중은 전체 모집 인원의 71.8%로, 지난해(60.35%)보다 크게 늘었다. 2018학년도 동국대 수시모집 전형별 특징과 변화를 강 처장과 톺아봤다.

    ◇두 학종 공통점·차이점 확인해야

    학생부교과전형은 교과(내신) 성적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대개 이 전형은 고교 3년간 꾸준하게 수업 듣고 내신 관리한 성실성을 높이 산다는 점에서 교육 정상화에 일정 부분 기여한다고 평가받는다. 반면, 매 시험 1~2점 차로 학생을 서열화하고 지나친 경쟁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따라다닌다. 동국대는 2018학년도 입시안에서 이 전형을 완전히 들어냈다. 지난해만 해도 380명이나 뽑았던 전형이다. 강 처장은 “소모적 경쟁을 일으켜 사교육을 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을 폐지하고, 다채로운 역량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학종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학생부교과전형 인원은 학종으로 자리를 옮겨 배정됐다. 이로써 동국대는 2018학년도 전체 모집 인원 2990명의 50.8%인 1521명을 학종으로 뽑는다.

    동국대가 운용하는 주요 학종은 ▲Do Dream전형과 ▲학교장추천인재전형이다. 학종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다. 대표적 학종인 Do Dream전형은 지난해보다 217명 늘어난 647명을 선발한다. 1단계에서 서류(학생부·자기소개서) 종합평가 100%,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와 면접평가 30%를 합산해 합격자를 가린다. 437명을 뽑는 학교장추천인재전형은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만 지원 가능하며, 각 고교 교장은 계열별로 두 명씩 총 네 명을 추천할 수 있다. 작년에는 계열 구분없이 세 명까지 추천받았다. 전형은 단순하다. 면접 없이 서류만 100% 반영한다. 강 처장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검토해 교과와 비교과의 조화가 어우러진 학생을 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처장에 따르면 두 학종이 서류를 평가하는 항목은 같으나, 항목별 배점이 다르므로 지원 시 주의해야 한다. Do Dream전형은 ▲지원 동기 및 진로 계획(15점) ▲자기주도적 학습능력(25점) ▲전공적합성(40점) ▲인성 및 사회성(20점)을 평가한다. 학교장추천전형은 ▲지원 동기 및 진로 계획(15점) ▲자기주도적 학습능력(40점) ▲전공적합성(25점) ▲인성 및 사회성(20점)이다. 특히 전공적합성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배점에서 차이가 크다. “Do Dream전형은 전공적합성에 40점을 부여한 만큼 전공과 진로 활동의 방향성이 뚜렷한 학생이 좀 더 적합합니다. 자기주도적으로 전공 역량을 키운 학생을 찾는 전형입니다. 기초 학업 역량과 학습 주도성이 뛰어난 학생이라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배점이 40점인 학교장추천인재전형을 주시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 전형에서는 성실한 학교생활로 학업 역량을 꾸준히 길러온 학생들을 주목합니다.”

    두 전형 모두 학교 내에서의 성실성을 살핀다는 점에선 동일하다. 강 처장은 “Do Dream전형이 다른 전형보다 전공적합성을 강조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학교에서 교과·비교과 활동을 얼마나 충실히 했는지를 바탕으로 종합 평가한다는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특정 학과와 직결되는 활동 자체보다는, 전공에 필요한 각종 역량을 학교생활에서 길러온 과정을 본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신입생을 예로 들었다. “Do Dream전형으로 건설환경공학과에 입학한 한 학생은 고교 입학 때부터 건설 분야로 진로를 정했지만, 교내 활동으로는 자신 없던 과목인 물리동아리를 택했습니다. 진로와 가장 연관성 높은 건축동아리가 아니었죠. 하지만 대학에서 건설환경공학을 공부할 때 필요한 과학 지식을 착실히 쌓았다는 점에서 입학사정관들이 이 학생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동아리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협동심은 모든 업무를 협업으로 진행하는 건설 현장에 적합하다고 봤습니다.” 고교 재학 중 진로가 바뀐 학생이라도 얼마든지 Do Dream전형에 합격할 수 있다. 강 처장은 “진로 변경 과정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 되지 않는다. 진로 변경 후 새 진로에 대한 준비를 열심히 하면 된다”고 했다.

    동국대 학종은 교과 성적을 정량해 산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적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교과 등급, 성적 변화 추이, 이수 과목 및 단위, 세부능력특기사항, 전공 연계 교과목을 중심으로 종합 평가한다.

    면접은 수능일(11월 16일) 이후인 11월 19일에 진행한다. 강 처장은 “수능일 전에 면접을 진행했더니 지방 학생들이 장거리 이동에 부담을 느끼는 등 불편이 있었다. 학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정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면접은, 학교 인재상과 전공에 부합하는지 살피는 적합성(40점)과 문제해결력·목표에 대한 의지·진로 계획을 평가하는 발전가능성(30점), 면접 태도·공감력·의사소통력 등을 보는 인성·사회성(30점)이라는 평가 항목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제출 서류에 기반해 10분가량 이어지므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반드시 숙지하고 가야 한다. 예컨대 ‘발명품경진대회 수상 시 발명품이 무엇이었고, 친구들 사이에서 자기 역할이 무엇이었나’ 등의 질문이 나올 수 있다. 강 처장은 “주변 어른이나 친구들과 몇번 연습하는 것으로 충분한 수준이다. 면접 사교육이 절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강삼모 동국대 입학처장은 “자기소개서는 반드시 ‘자기 말’로 써야 한다. 남의 글을 참고해 쓰다간 자칫 ‘유사도 검색 시스템’에서 걸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장은주 객원기자
    ▲ 강삼모 동국대 입학처장은 “자기소개서는 반드시 ‘자기 말’로 써야 한다. 남의 글을 참고해 쓰다간 자칫 ‘유사도 검색 시스템’에서 걸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장은주 객원기자
    ◇논술전형, ‘가이드북’ 충분히 활용할 것

    논술우수자전형 선발 인원은 총 474명이다. 지난해보다 15명 줄었으며,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학생부 40%에 논술 60%를 반영한다. 2017학년도에는 학생부에서 교과만 반영했으나, 올해는 교과 20%·출결 10%·봉사 10%로 나눠 반영한다. 지난해 합격자들의 교과 성적 평균은 2등급대다.

    이 전형에 지원할 땐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주의해야 한다. 인문계열은 국어·수학(가/나)·영어·탐구(사/과) 3개 영역 등급 합이 6 이내다. 자연계열은 국어·수학(가)·영어·과탐 2개 영역 2등급 이내다. 경찰행정학과는 국어·수학(가)·영어 3개 영역 등급 합이 5 이내다. 강 처장은 “논술전형은 다른 전형보다 경쟁률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어 실질경쟁률은 다른 전형과 비슷하다”고 했다. 실질경쟁률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수험생 간의 경쟁률을 말한다. 2017학년도의 경우 인문·사회·예체능계열의 논술전형 최초 경쟁률(전체 평균)은 40.71대 1이었는데, 실질경쟁률은 12.99대1이었다. 자연계열의 최초 경쟁률은 21.04대 1이었는데, 실질경쟁률은 6.8대 1이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떨어진 지원자가 많다는 얘기다. 따라서 논술우수자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마지막까지 수능 준비에 힘써야 한다.

    논술고사 문제는 3개, 시험 시간은 100분이다. 인문계열은 특정 전공에 치우치지 않도록 출제하며, 자연계열은 풀이 과정을 보는 수리 문제와 통합교과형 과학 문제를 낸다. 강 처장은 “고교 교과서 수준에서 다루지 않는 심화 개념은 배제하며, 단기간에 암기한 특정 지문이나 공식을 활용할 수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논술고사는 수능 이후인 11월 19일(일) 진행한다. 강 처장은 “논술 응시 전 입학처 홈페이지에 있는 ‘2018학년도 논술우수자전형 가이드북’을 참조해야 한다. 사교육 없이 논술고사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20쪽에 달하는 참고 자료를 제작했다”고 했다.

    올해 특기자전형에는 SW특기자·영화영상특기자·체육특기자(일반) 모집 단위를 새롭게 마련했다. 컴퓨터공학전공 10명과 멀티미디어공학과 4명을 선발하는 SW특기자전형은 학생부 40%(교과 20%·출결10%·봉사10%)와 실기 60%를 일괄합산해 합격자를 가린다. 영화영상특기자전형으로는 1단계에서 학생부 40%에 실기 60%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를 합쳐 영화영상학과 신입생 총 10명을 뽑는다. 체육특기자전형은 1단계 실기 100%로 모집인원의 5배수를 선발하고 나서 2단계에서 80%와 서류종합평가 20%를 합쳐 체육교육과 20명을 뽑는다.
  • 2018학년도 동국대 수시 전형유형별 전형요소 및 반영비율 / 동국대 제공
    ▲ 2018학년도 동국대 수시 전형유형별 전형요소 및 반영비율 / 동국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