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자기소개서 메시지 같아야 좋은 평가 받아”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8.24 10:25

[2018학년도 대입을 말하다⑩] 차용진 숙명여대 입학처장

  • / 장은주 객원기자
    ▲ / 장은주 객원기자

    숙명여대는 입시안을 계획할 때 변화보다는 안정성에 방점을 뒀다. 수험생이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흔들림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입시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난해 입시와 비교해 수시모집인원을 조금 늘린 것을 제외하고는 각 전형별 특징을 올해도 그대로 적용했다. 이에 대해 차용진 숙명여대 입학처장(행정학과 교수ㆍ사진)은 “가장 모범적으로 입시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이라 자부한다”고 자평했다.

    “우리 대학은 입시변화에 따른 수험생의 혼란을 줄이고자 전형을 간소화하고 입시전형의 변화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고교정상화를 위해 도입된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는 흐름은 따르되, 논술전형이나 정시를 갑작스럽게 대폭 축소하지는 않았죠. 일찍부터 논술이나 수능을 준비한 경우나 고교재학 당시 잠시 학업의 끈을 놓쳤다가 뒤늦게 열정을 되찾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의도입니다. 또한 수험생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입학처 홈페이지에 세세한 정보까지 공개하고 있으며 매년 교내에서 모의면접과 모의논술을 실시하는 등 저희 나름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학종 도전하려면 학업능력 뒷받침돼야
    숙명여대는 2018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 비중을 지난해보다 확대해 총 1466명(62.8%)을 선발한다. ‘학생부’를 주요 전형요소로 활용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모집인원 비중도 전년도(22.2%) 보다 증가한 28.2%로 확대했다. 올해는 전형 간소화를 위해 숙명여대 학생부종합의 대표전형인 숙명미래리더전형과 숙명과학리더전형을 숙명인재전형으로 통합했다. 숙명인재전형을 통해 충실한 학교생활 속에서 꾸준히 진로와 진학을 위해 노력해온 인재 48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숙명여대 학종은 모두 1단계에서 서류 100%를 반영하며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40%와 면접 60%를 반영해 수능최저학력기준 없이 합격자를 결정한다. 숙명인재전형은 수능 이전에 면접은 물론 합격자발표까지 마치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선 수능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 대학가 입시의 특징은 단연 학종의 확대다. 숙명여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학종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나뉜다. 학생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전형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숙명여대는 정보공개로 대응하고 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고교교육 정상화 측면에서 학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앞으로도 학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저희 입학처 홈페이지를 열심히 살펴본 분이시라면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을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지난해 합격자 평균 내신 성적, 면접 및 논술 문제 등 다양한 정보를 공개해놨으니까요. 지난 7월에는 300여 명을 대상으로 모의면접을 본교에서 실시했으며, 직접 응시하기 어려운 지방 학생을 위해 일부 소외지역 내 고등학교는 직접 방문했습니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대학에서 진행하는 이런 프로그램만으로도 충분히 관련 시험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 외에도 현직 교사들을 초청해 교사공동모의서류평가, 고교입학설명회와 교사간담회를 개최함으로써 평가기준을 공개하고 전년도 입학정보를 배포함으로써 평가의 공정성 및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고교현장의 의견을 수렴, 반영하고 있습니다.”

    숙명여대는 학종에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만을 평가자료로 활용해 정성적으로 평가한다. 이때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는 개별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보완재로 활용한다. 학생부에서 드러난 객관적인 사실들에 대해 학생 스스로는 어떻게 의미를 두고 구체화했는지를 자기소개서를 통해 살펴보고, 반대로 자기소개서에서 학생이 의미 있다고 적은 활동이나 스스로 우수하다고 자부한 역량에 대해 교사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학생부를 통해 확인하는 식이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히 두 자료에서 말하는 바가 일치할 때입니다. 예를 들면, 자기소개서에 의미 있다고 작성한 부분이 학생부에 풍부하게 표현이 된 경우 입학사정관은 자료를 신뢰할 수 있습니다. 반면 그렇지 못할 경우 의문을 갖게 됩니다. 면접을 통해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숙명여대 면접은 제출서류를 기반으로 한 개별 심층면접이다. 전공적합성, 종합적 사고력, 의사소통능력 및 인성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면접에서는 학생부에 기재된 교과 및 비교과활동, 자기소개서에 작성된 내용에 대한 심층적인 질문을 준다. 면접시간이 15분 내외이므로 학생들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내용을 숙지하고 질문에 대해 간명하면서도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외교동아리 활동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활동은 언제 했나요?”, “왜 외교동아리 활동을 하게 됐나요”라고 묻는 것이 일반적인 서류기반 면접이다. 하지만 숙명여대 면접에서는 “해당 활동을 통해 무엇을 알게 됐나요?”라고 물어서 “동북아 정세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면 “그와 관련해서 현재 국제 정세에 대해 이야기해보세요”라는 식으로 면접질문이 이어지도록 한다.

    숙명여대 학종의 특징에 대해 차 처장은 “학업능력을 중요하게 보는 것”을 꼽았다. 고교생활에 충실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취지에서 학종이 도입된 만큼 학교에서의 학업능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비교과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학생의 잠재력도 중요하겠지만, 대학에 진학한 다음 수학 가능한지 학업능력을 평가하는 것도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또한 교과 성적은 객관적 자료로 학종을 향한 공정성 시비에서도 벗어날 수 있죠. 그 때문에 본교 학종 합격생을 살펴보면 특목고생보다 지방에서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들이 월등히 많습니다. 내신성적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 수험생이라면 학종에 도전해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 / 장은주 객원기자
    ▲ / 장은주 객원기자

    ◇ “논술ㆍ특기자전형 축소 계속될 것”
    올해 숙명여대의 논술전형(논술우수자)과 학생부교과전형(학업우수자)는 모집인원을 다소 축소했다. 논술은 지난해 331명에서 올해 317명으로 14명 줄였고, 교과는 지난해 296명에서 올해 275명(13%)으로 21명 줄였다. 또다른 공통점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올해는 수능 영어영역의 절대평가로 인해 기준에는 변화가 있다. 지난해엔 4개영역 중 2개영역 등급합이 인문계 4.5 이내, 자연계 5.5 이내였지만 올해는 인문ㆍ자연 모두 4개영역 중 3개영역 등급합 6 이내로 변경됐다. 탐구는 반영과목 수가 인문ㆍ자연 모두 지난해 2과목에서 올해는 1과목으로 바뀌었다. 한국사는 필수로 응시해야 한다. 차 처장은 “영어 절대평가가 불러올 변화를 예측해 설정한 것”이라며 “타 대학과 비교하면 다소 높다고 여겨질 수 있겠지만, 수험생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지난해와 체감 수준이 비슷하도록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협력과 앙트러프러너십을 제외한 인문계와 응용물리전공을 제외한 자연계 전 모집단위에서 선발하는 논술우수자전형는 고교교육과정과 연계된 범위에서 통합적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출제된다. 논술 60%와 학생부(교과) 40%를 반영하는데, 학생부교과의 실질반영비율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논술성적은 최고 600점, 최저 450점인데 반해 학생부는 최고 400점 최저 300점으로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생부 환산석차등급별 배점의 급간차가 1등급에서 4등급까지는 크지 않다.

    논술시험은 통합논술형으로 120분 동안 진행된다. 공통 1문항과 계열별 1문항으로 총 2문항이 출제된다. 제시문과 자료의 기술양식, 제재와 논제 성격 등이 인문 사회과학적 특성과 자연과학적 특성이 통합된 형태이다. 자연계열은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수리적 문제가 출제된다. 차 처장은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전년도 논술기출문제 해설 동영상과 2018 논술가이드북을 참고하면 올해 논술시험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6월에 개최한 온ㆍ오프라인 모의논술은 반드시 직접 풀어서 해설과 비교해볼 것을 추천한다”고 귀띔했다.

    학업우수자전형은 전년도와 같이 학생부 반영교과의 석차등급을 이수단위로 가중 평균한 환산석차등급을 활용해 학생부(교과) 100%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국내 고교에서 5학기 이상 재학하고, 5학기 이상 학생부 성적이 기재된 학생만 지원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어학특기자전형인 글로벌인재전형 역시 전년도(57명) 대비 2명을 축소한 55명을 선발한다. 4개 외국어 부문(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에서 뛰어난 어학실력과 글로벌 마인드 등을 가진 학생을 선발한다. 전형방법은 전년도와 동일하게 1단계 서류심사 70%와 공인외국어성적 30%로 모집단위별 3배수를 선발하며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40%와 외국어면접 60%로 선발한다. 그러나 차 처장은 “어학특기자전형의 경우 전체 수시 정원을 놓고 봤을 때, 워낙 소수인데다가 정부의 방침이 특기자전형에 대해 부정적이라 점진적 축소 내지 폐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는 달리 점진적 확대 예정인 것도 있다. 차 처장은 “공학계열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숙명여대는 지난해 국가지원사업인 프라임(PRIMEㆍ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대형에 여대로선 유일하게 선정돼, 3년간 424억원을 국고로 지원받는다. 이에 지난해 공대를 신설했을 뿐 아니라 올해는 입학정원을 대폭 확대했다. 차 처장은 “다른 대학에 비해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앞으로 공학계열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며 “이공계에 뜻을 둔 여성 인재라면 우리의 도전에 함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숙명여대 2018학년도 수시 전형요강
    ▲ 숙명여대 2018학년도 수시 전형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