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과학고 이야기] 2018 과학고 합격 전략②-세종·한성과고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8.16 10:06
  • 세종과고, 한성과고 등 서울 지역 2개 과학고들의 원서접수가 시작됐다.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제출서류 마감은 8월 30일까지다. 교사추천서 등 일부 서류는 개학과 동시에 급히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처럼 서두르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전형 일정과 준비 사항에 대한 꼼꼼한 체크가 요구된다. 두 학교 입시는 2단계 최종 면접 질문이 공통으로 출제될 만큼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진행되지만 자소서 항목과 1단계 면담 평가 과정 등에서는 약간의 차이도 존재한다. 이제는 보다 구체적으로 자신이 지원할 학교의 입시 특징을 파악하고 1단계 통과를 위한 마지막 서류 점검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시기이다. 이에 도움되고자 올해 서울 지역 과학고 지원자들이 반드시 알아둬야 할 최근의 입시 동향과 올해의 합격 전략을 서류와 면담 준비 중심으로 살펴봤다.​

    세종·한성과고 입시 흐름과 변화
    서울 지역 과학고들의 2018학년도 신입생 선발은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지원자 전체를 대상으로 1단계 서류 평가와 출석면담을 통해 정원의 1.5배수 내외 인원을 우선 가려내고 2단계 소집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세종과고는 전국 20개 과학고 중 신입생 선발 규모가 가장 크다. 정원내 기준 160명을 선발하며 그 중 일반전형은 128명이다. 일반전형 기준 최근 3년 평균 경쟁률은 3.8:1 내외로 전체 과학고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인 4:1 내외보다는 다소 낮았다. 일반전형 112명을 포함해 정원내 총 140명을 선발하는 한성과고는 지난해 일반전형 경쟁률이 4.8:1로 과고 평균보다 높았다. 지난해와 비슷한 경쟁률이 유지될 경우 두 학교 모두 1단계 경쟁이 2단계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내신은 2-1학기부터 3-1학기까지의 3개 학기 수학/과학 성취도를 평가하지만 변별 작용은 크지 않다. 단, 최종 면접 대상자들의 경우 3-2학기 성취도까지를 추가로 포함해 평가함은 유의할 부분이다. 1단계 면담은 제출 서류의 진정성 검증과 그 확인이 목적으로, 입학담당관들과의 비교적 격이 없는 대화 형식이라 볼 수 있다. 세종·한성과고 모두 지난해에는 지원자 1명에 대해 입학담당관 2명의 면담 형태로 진행됐으며 학생 1인당 면담 시간은 세종과고가 25분 내외, 한성과고는 30~40분 내외였다. 두 학교 모두 서류 내용과 관련된 질문을 중심으로 중학교 수·과학 기본 개념에 관한 질문이 일부 포함되었으며 지원자의 답변에 대해 즉석으로 이뤄지는 추가 질문도 다수 이어졌다. 지난해 2단계 면접은 대기실에서 수학, 과학, 인성 관련 질문(문제) 총 4개를 30분간 풀고 면접실에서 3명의 면접관과 약 10여 분 간 풀이 설명 및 질의에 응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전형요강상 약간의 변화도 눈에 띄지만 전체 전형 흐름을 바꿀 만큼은 아니다. 먼저 1단계 면담 과정에서 필요시 담임교사 혹은 추천교사와의 통화로 제출 서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형요강에는 없었지만 실제 전형 과정에서는 이미 시행되었던 부분이다. 입학 후 의학계열 진학을 간접적으로 제한할 수 있음을 명시한 점, 학교생활기록부의 3학년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 공란으로 제출된다는 점 등도 올해 전형요강에 새롭게 등장했지만 기존의 전형 취지를 강조하거나 평가의 형평성을 보완하는​ 수준으로 이해하면 된다.

    자기소개서 마무리와 면담 준비
    최근 몇 년 간 두 학교 모두 지원자의 절반 이상이 1단계에서 탈락했다. 또한 2단계 면접 이후에도 자소서 등 제출서류는 최종 합격자 선발 과정에서 다시 검토될 수 있다. 서류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특히 총 3000자 이내의 적지 않은 분량으로 모든 지원자가 작성해야 하는 자소서는 이 시기 과학고 수험생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세종·한성과고의 자소서 항목은 과학-수학-인성 등 세 영역으로 나뉘고 각 영역 글자수 분배가 1200-1200-600자로 두 학교가 동일하다. 항목 세부 내용에선 두 학교간 약간의 차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바가 다른 것은 아니다. 다만 한성과고는 최근 3년간 자소서 항목 내용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반면 세종과고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항목 표현에 미묘한 변화를 준 것은 참고할 부분이다. 특히 3번 인성 영역에서 배려, 나눔, 협력, 타인존중, 규칙준수 등 핵심인성 요소의 선택을 지난해와 달리 2가지 내외로 특정한 점이 눈에 띈다.

    다른 지역 과학고들과 비교했을 때 두 학교 모두 수·과학 탐구나 자기주도학습 활동에 자소서 무게중심을 두는 점은 동일하다. 탐구 활동의 경우 주제, 동기, 과정, 결과와 함께 배우고 느낀 점이나 자신에게 미친 영향 등 소재 전반에 대한 입체적인 서술을 요구한다. 이는 해당 활동에 대한 진정성이 자소서 평가의 가장 큰 기준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활동을 과장하거나 왜곡해 서술할 경우 아무리 뛰어난 결과를 내세웠더라도 합격이 어려울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소재의 실질적인 변별력은 소재 자체의 학업적 난도보다 해당 경험의 가장 뛰어나고 자신있는 장면을 찾아 부각시켜 자기 특성을 제대로 드러내는 데 있다. 예측 불가능한 광범위한 질문들로 자소서의 모든 소재들이 면담에서 재평가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면담 준비는 1차적으로 서류 내용에 대한 충실한 복습이 우선 되어야 하겠지만 그것만으로 1단계 통과를 장담하긴 어렵다. 과학고 입시에서는 서류상 충분히 예상 가능한 질문들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면담에서 탈락하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은데, 대부분은 답변 변별력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읽었던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하나를 소개해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단순히 읽은 책의 내용을 줄줄이 외워 말한다고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억력 테스트가 아닐 뿐더러 평가는 입체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해당 책의 수준과 그 책을 선택한 이유, 본인과의 적합성, 핵심 내용에 대한 이해 정도, 자신에게 미친 영향 등이 모두 평가 대상일 수 있다. 예상 질문에 대해 준비한 자기 답변의 변별력을 다각도에서 냉철하게 따져봐야 하는 이유이다. 또한 두 학교 면담은 서류 내용뿐 아니라 중학교 교육 과정 내에서의 수·과학 기본 개념 등을 간단히 묻는 질문들도 다수 포함되므로 1~3학년 교과 내용을 다시 살펴보는 것도 면담 준비로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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