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2021 수능 개편]수능 개편안 첫 공청회…토론자 4명 중 3명이 ‘1안’ 지지

김세영 조선에듀 기자

2017.08.11 19:56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 토론자 의견 한쪽으로 쏠리자 “형식적 토론회” 비판 일어
-“교육부는 뭐하는 집단이냐”…고성도 오가

기사 이미지
11일 오후 4시부터 서울교대에서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에 관한 첫 공청회가 열렸다. 토론자 4명 가운데 3명이 ‘일부 과목 절대평가 안’을 지지하자, 일각에서는 “결론을 이미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여는 토론회”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세영 조선에듀 기자

“교육 정책에 일관성이라고는 없는 교육부는 반성하세요!”

“수능 개편안이 아이들을 진정으로 위한 것인지 양심에 손을 얹고 말씀해보세요!”

“토론 패널이 왜 이렇습니까? 교수나 단체 대표가 아니라 학교 현장에 있는 이들이 앉아 있어야지요.”

11일 오후 4시부터 서울교대에서 열린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에 관한 첫 공청회에서 고성이 오갔다.

교육부는 전날 발표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에서 향후 수능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수능 7과목 중 4과목을 절대평가로 치르는 1안과 7과목 모두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2안을 내놨으나, 어느 안으로 갈 것이냐는 4회에 걸친 권역별 공청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31일 발표하겠다고 했다.

교육부가 서울·경기·인천·강원을 묶어 개최한 이 날 공청회에는 교육 관계자, 학부모 등 500여 명이 몰려 자리를 가득 채웠다. 토론자로 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 송현섭 서울 도봉고 교감, 안성진 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김선희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장이 나섰다.

패널 4명 중 3명은 수능 4과목을 절대평가로 하는 1안을 지지했다. 송현섭 교감은 “대학의 선발 방법 혼란 방지와 대입의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일부 과목은 상대평가로 유지하되, 점진적으로 국어·수학 나형·사회탐구 순으로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특히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는 일정 점수를 기준으로 등급을 설정할 때 등급 간 차이보다는 등급 내 차이가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는 과목이라 대학이 학생 선발 시 곤란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자국사만 필수 과목으로 배우는 국가가 별로 없다”며 “향후 세계사와 한국사를 나란히 수능 필수 과목으로 채택해 균형있는 역사관을 가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성진 교수는 “뒤늦게 공부에 눈 뜬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희망의 사다리’를 주는 것”이라며 “이들에게 기회를 주려면 수능 일부 과목을 상대평가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 교수는 “전 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할 경우 난도에 따라 전 과목 1등급을 받는 학생 수가 최대 1만5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며 “동점자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대학이 학생을 공정하게 선발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2안에 찬성하는 패널은 이찬승 대표였다. 현재 수능 9등급 상대평가가 학교 교육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고 객관식 평가가 시대착오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21세기는 창의성과 같은 고등사고능력의 함양이 중요한 시대임에도, 여전히 객관식 시험 문제 풀이 결과로 인간 능력을 측정해 줄 세운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평가 방식이 고교 현장에서 문제 풀이 중심 수업을 하는 등 파행적 수업을 운영하도록 하고, 교사의 전문성을 저해하는 원인이 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4과목만 절대평가로 가는 방안이 채택될 경우 21세기에 더욱 중요한 사회·과학·인문학보다 국어·수학 수업이 강화될 것도 우려했다. 그는 “수능 절대평가 전환 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내신 평가·대입 전형·학생 부담·사교육·고교학점제·교과목 편제·고교 체제 등 다수”라며 “이 같은 요소를 다각도로 검토해 결론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널 의견이 한쪽으로 몰린 데 대해 일부에서는 “결론을 이미 정해놓고 형식적으로만 여는 토론회”라는 비판이 나왔다.

공청회장이 뜨거워진 건 토론자 발표 이후다. 참석자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자마자 저마다 손 들어 발표를 원하는 바람에 마이크가 바쁘게 오갔다. 발표가 있을 때마다 의견을 같이하는 이들의 박수와 반대하는 이들의 야유가 이어졌다.

자신을 시골에서 올라온 교사라고 밝힌 참석자는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진정한 교육인데 교육자들이 아이들에게 남과의 싸움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며 “상대평가는 결코 학생을 진정으로 위하는 평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사회과학 교사로 재직 중이라는 참석자는 “아이들이 사회탐구 과목을 고를 때 고민이 많다”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과목은 A인데, 상대평가 체제에선 선택자 수가 많은 B가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고민을 털어놓을 때 뭐라고 대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절대평가가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과목을 택해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은퇴한 교사라는 또다른 참가자는 “수능 개편안에 대해 논하려면 교수나 단체 대표가 아니라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토론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학부모는 교육부 관계자를 향해 “전적인 암기를 요구하는 내신이야말로 4차산업혁명에 반하는 시험”이라며 “내신 상대평가를 폐지해 무한 경쟁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청회는 예정 시간을 30분 넘겨 마무리됐다. 이후 공청회는 16일(광주·전남·전북·제주) 18일(부산·울산·대구·경북·경남) 21일(대전·세종·충남·충북) 각각 열린다.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