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용의 진로진학 멘토링] 공부는 왜 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8.09 09:42
  • 지루함을 이기는 습관이 중요하다

    인간은 학습을 한다. 인간이 가진 모든 능력은 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다. 선험적인 지식과 경험적인 지식에 대해 어느 것이 더 우선시 되는지에 대한 논란은 과거부터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인간이 완전 백지 상태(혹은 빈 칠판: Tabula rasa)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학습할 수 있는 구성단위(Module)를 가지고 태어나며, 여기에 자극과 반응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통해 발달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학습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뜻이다. 물론 어떤 선험적인 것들, 마치 각인 되어진 것과 같은 반응들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아직 경험하지 않은 것들에게서 느껴지는 불안과 공포 등 삶과 직결되는 여러 가지 감정과 정서들은 경험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가 가지는 여러 가지 태도들은 삶의 과정 속에서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

    학습은 사전적으로 연습과 훈련을 통한 경험의 변화가 ‘행동’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학습을 통해 세상에서의 삶을 보다 편하고 효율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지식을 습득한다. 지식은 개별 사물과 상황에 대한 실제적이고 경험적인 인식을 말하며, 이를 통해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사결정과 판단을 하게 된다. 따라서 더 많고 정확한 지식은 인간의 삶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어 준다. 이는 인간의 생존력과도 직결되는데, 원시사회에서 과일에 대한 구분을 정확히 할 수 있는 개체는 그렇지 않은 개체보다 생존력이 높아지게 된다는 점을 예로 들 수 있다.

    따라서 공부는 이 세상을 보다 효율적으로 편하게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이게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이다. 우리는 흔히 공부라고 하면 책을 붙잡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공부는 훈련과 비슷한 의미다. 따라서 공부는 내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더라도, 내 삶에 도움이 되는 활동이다. 이는 운동선수, 요리사, 사무직, 공무원 등 모든 직업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공부는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세 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는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 사람은 안타깝게도 모든 일을 다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다. 또한 모든 일에 다 통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있지 않다. 세상에 대한 모든 것을 알기에는 인간의 인생이 짧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의 소질을 살려 가장 잘 하는 일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두 번째는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그 일이 즐거워야 한다. 죽도록 하기 싫은 일을 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마지막이 가장 중요한데,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하기 위한 지루함과 어려움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즐거움’이지만 그것을 ‘탁월’하게 만드는 것은 기나긴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 나아지는 실력을 믿고 꾸준히 걸어갈 때 내 역량이 향상된다. 그러므로 학습과 경험,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한한 훈련이다. 그 과정에서 진정으로 눈을 뜨게 되는 것이 ‘학습의 즐거움’이다.

    학습은 나를 훈련으로 변화시킨다. 오늘의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그 작은 기쁨이 세 번을 만들어 준다. 턱걸이, 윗몸 일으키기, 오래 달리기, 요리, 독서 등 모든 학습과 경험이 이런 작은 단계로 나눠져 있으며, 이 기쁨이 모일 때 더 오랜 기간 훈련할 수 있는 역량이 쌓이게 된다. 우리는 이렇게 어떤 과제를 하기 위해서 현재의 유혹을 참아내는 역량을 ‘자기-조절감(Self-regulatory)’이라고 부르며, 이것은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된다.

    자기 조절감은 앞서 말한 대로 즐거움과 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면 키우기가 쉽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사춘기에 내가 잘 하는 것(소질과 적성)과 좋아하는 것(꿈과 목표)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면 미래를 위한 자아의 투자인 자기 조절 능력은 꿈이 없다면 키울 수 없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작은 실천을 통한 습관이 학생의 자기조절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정해진 것을 먼저하고, 규칙을 만들어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어떤 규제도 없이 풀어지기 쉬운 방학 기간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단한 계획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작은 규칙부터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시간 운동, 스마트 폰 2시간만 사용하기 등등. 이런 작은 실천이 규칙처럼 지켜지고 개선될 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공부를 잘 하는 방법은 ‘한 걸음, 한 걸음, 쉬지 않고 걸어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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