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과학고 이야기] 2018 과학고 합격 전략①-경기북과고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8.08 09:46
  • 과학고 입시는 기본적으로 교육부가 매년 제시하는 ‘과학고등학교 입학전형 매뉴얼’에 따른다. 올해 해당 매뉴얼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각 과학고별 전형 특징 및 그 변화는 지역마다 온도 차를 보인다. 때문에 자신이 지원할 과학고의 최근 입시 동향과 자소서 항목 특징, 면담·면접 형식 등에 따라 세부적인 합격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특히 올해 중3 학생들은 새 정부의 변화된 교육 정책으로 고입과 대입 모두에서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어떤 진학 계획을 세우더라도 예년 수험생들보다는 더 많은 고민과 준비가 요구된다. 더위와 함께 어김없이 다가온 2018학년도 과학고 입시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올해 과학고 지원자들은 합격을 위해 예년과 다른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향후 몇 회에 걸쳐 주요 과학고들의 최근 입시 분위기와 그에 따른 합격 대비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는 올해 또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경기북과학고등학교다.

    경기북과고 입시 흐름과 특징

    경기 지역의 유일한 과학고등학교인 경기북과고는 전국 20개 과학고 중에서도 합격이 가장 어려운 학교다. 최근 3년간 전체 평균 경쟁률은 약 7.4:1 수준이었고 작년과 재작년 일반전형 경쟁률은 9:1 안팎에 이르렀다. 흔히들 영재학교보다 더 붙기 힘든 과학고로 경기북과고를 꼽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도 그걸 것이, 영재학교 경쟁률이 평균 14:1 수준을 보인다지만 중복지원을 감안한 개별 학교들의 실질 경쟁률은 경기북과고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물론 경기북과고 입시의 특징과 난도를 단순히 높은 경쟁률로만 규정할 수는 없다.

    올해도 경기북과고의 신입학 전형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단계 서류/면담 평가와 2단계 면접 평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형요강상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제출하는 학생부에 4번 수상경력이 노출된다는 점이고 둘째는 의학계열 진학 희망자의 지원 부적합성을 강조한 점이다. 전형 흐름을 바꿀 만큼의 큰 변화로 볼 수는 없지만 자소서 작성이나 면담 대비해서는 반드시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1단계 면담은 지원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며 정원의 2배수 내외 인원에게만 2단계 면접 기회를 준다. 지난 2017학년도 입시에서는 전체 지원자 735명 중 247명만이 1단계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나마 2단계 대상자 규모가 예상보다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의 2/3 가량이 1단계에서 탈락한 셈이다. 1단계 합격자는 자기소개서, 학생부, 교사추천서 등 제출서류와 면담 평가를 종합해 결정된다. 이 때 교과내신 평가는 자유학기를 제외한 최근 4개 학기 수·과학 성취도가 기본이다. 학생부에 노출되는 다른 교과 성취도 또한 모두 참고 될 수는 있지만 1단계 당락에 결정적인 요소로 보긴 어렵다.

    지난해 닷새 동안 이뤄졌던 면담은 지원자마다 정해진 날짜에 경기북과고에 출석하여 두 명의 면접관과 약 15분간 진행됐다. 질문은 제출서류 내용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그와 연관된 수·과학 기본 개념을 묻기도 했다. 사전 준비된 질문뿐 아니라 지원자의 답변 내용에 따라 꼬리를 무는 추가질문도 이어졌다. 지난해 2단계 최종 면접은 면접 전 문제풀이실에서 12분간 수·과학 각 두 문제씩을 풀고 면접실에 입장해 3명의 면접관과 약 15분간 진행했다. 자신의 문제풀이에 대해 설명하고 그와 관련한 면접관의 질문에 추가로 답변하는 형식이었다. 문제가 중학교 수준을 벗어나진 않았지만 교과 내용에 대한 심화 및 응용 사고를 요구했다. 면접 형식이나 질문(문제) 유형은 매년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경기북과학고 합격 전략은?

    경기북과고 합격으로 가는 여정에서 최고의 고비는 1단계 면담이다. 15분은 생각보다 짧지 않은 시간이라 다양한 변별력이 발생할 수 있고, 낮은 통과율도 어린 학생들에겐 큰 부담이다. 대부분 수험생들에게는 그 평가 방식도 기존에 접해보지 못했던 생소한 경험이다. 평소의 자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확률이 높은 편인 셈이다. 단순히 수·과학 점수가 좋거나 선행이 많이 되었다고 유리한 것도 아니다. 수·과학 학업 역량을 중심으로 한 중학교 생활 전반과 의사소통 능력, 진로에 대한 고민과 인성 영역까지도 종합적으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 수험생들이 그 작성과 마무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소서 또한 면담의 평가 도구로써의 의미가 크다. 최근 3년간 동일한 양식을 고수하고 있는 경기북과고 자소서는 네 개 항목 총 3000자 이내로 구성되는데, 수·과학 이외에도 다양한 영역의 소재들을 요구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특히 교과 이외의 활동 세 가지와 졸업 후 사회적 기여와 책임 등을 묻는 마지막 두 개 항목은 이과 성향의 학생들이 유독 어려워하는 영역이다. 뜻밖의 실책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마지막 제출 순간까지 퇴고를 거듭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또한 자소서를 무사히 마무리해 제출했더라도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면담까지는 그 내용의 숙지와 보완에 지속적으로 신경 써야 한다. 학생부 내용과 함께 참고해가며 예상 가능한 질문들을 뽑아 답변을 연습함으로써 면담 부담감을 줄이는 마인드 컨트롤도 중요하다. 설사 제출된 자소서에 미흡했거나 잘못 표현된 부분이 있더라도 면담 준비 과정에서 이에 대비한다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으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제출 후 방심한다면 서류상 좋은 내용들이 면담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만큼 1단계 통과까지는 서류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최종 면접은 단기간 대비보다는 중학교 교육 과정 내에서의 수·과학 내공을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과학고 수험생들이 고교 진학 후까지를 고려해 입시 막바지까지 선행학습에 매진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중학교 개념 내에서의 창의·융합 또는 실생활 연계형 문제들에 익숙해져야만 과학고 최종 합격이 가능함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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