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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형의 자사고 이야기] 2018 자사고 도전, 고민과 해법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8.01 09:53
  • 논란 속, 2018학년도 자사고 입시가 다가왔다. 8월 31일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민사고를 필두로 9월에는 상산고 접수가 이어진다. 선호도가 높은 10개 전국단위모집 자사고 중 인천하늘고, 북일고 등 6곳은 10월에, 외대부고와 하나고는 11월에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새 정부 들어 존폐 논란으로 외적으로는 잡음이 많지만 막상 올해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하다. 아직 구체적인 정책들이 나오지 않은데다 목표 학교에 대한 지원 이유가 해당 논란과는 별개인 수험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락 가능성이나 입학 후 대입 전략 등 입시 준비 일반에 대한 걱정은 예년보다 늘어난 분위기다. 곧 있을 대대적인 입시정책 발표를 앞두고 다른 어느 해보다 깊은 고민이 요구되는 올해의 중3, 그 중에서도 자사고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의 고민과 그 해법에 대해 알아봤다.    

    자사고, 합격할 수 있을까?    
    ‘내신은 그럭저럭 관리했는데 합격할 수 있을까요?’, ‘○○고는 전교 1등만 가는 학교 아닌가요?’, ‘B 있으면 무조건 탈락 아닌가요?’ 자사고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던지는 가장 흔한 질문들이다. 도전하고자 한다면 누구나 합격을 목표로 하는 만큼 당락 가능성에 관한 질문이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입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질문부터가 잘못된 경우도 많다. 언급한 두 번째 질문이 그렇다. ‘유명 자사고들의 경우 전교 1등 수준의 최상위권 학생들만 몰릴 것이 뻔하고, 우리 아이는 그 정도 수준까지는 아니라 합격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단이다. 공부를 잘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고에 합격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 이 때 문제가 되는 것은 학부모가 판단한 ‘우리 아이의 수준’이다. 현재의 중학교 성적 시스템에서는 ‘전교 1등’의 기준도 모호하지만 점수로만 산출된 학교 등수가 자사고 입시 경쟁력과 직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전교 1등도 떨어지는 자사고는 있어도 전교 1등만 합격하는 자사고는 없다.

    물론 입시를 앞두고 합격 가능성과 연관하여 다양한 경쟁력을 사전 점검하고 가늠해 보는 것은 의미 있다. 그 중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자사고 입시의 최종 단계인 면접 경쟁력이다. 수험생 역량이 직접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전형 과정인 만큼 최종 합격에도 실제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면접 경쟁력은 과연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흔히들 알고 있는 것처럼 면접 역량이란 게 ‘말을 조리 있게 잘함’과 같은 표면적인 문제는 아니다. 또렷한 발음과 자신감 있는 말투, 예의 바른 자세 등이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당락의 결정적인 요소로 보기 어렵다. 그보다는 다양한 배경지식과 자기 가치관을 활용하여 논리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의사소통 역량 전반의 문제로 보는 것이 맞다. 따라서 목소리가 작거나 말을 더듬거나 발음이 부정확하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합격을 위해 진짜 걱정해야 할 부분은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핵심 없는 추상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습관, 빈약한 근거와 컨텐츠를 포장하려는 자세 등이다. 학교 교과 성적에서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지원자의 학업적 역량 또한 선행학습 정도나 고난도 문제풀이 실력으로 평가할 부분은 아니다. 중학교 각 교과별 기본 개념들을 제대로 숙지하고, 이들을 자소서나 면접에서 자기 것으로 풀어낼 수 있을 만큼 체화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1차적으로는 자소서 초안을 작성해 보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고, 나아가 부모님이나 해당 학교 입시를 잘 아시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모의면접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학교 교육 과정 내에서 습득한 기본 배경지식들과 자신만의 독서, 비교과활동, 그리고 이를 통해 배우고 느낀 점 등이 드러나고, 그것이야말로 자사고 당락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척도라 할 수 있다.

    자사고 합격을 위한 준비
    일단 자사고 지원을 결심했다면 지원 학교의 당락 요소들과 그에 대칭되는 자기 역량을 떠올려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이다. 이는 생각보다 길지 않은 남은 입시 준비 기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에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자소서 작성이나 면접 대비를 위한 독서가 취약했다면 입시 대비를 독서로부터 시작함으로써 가장 오랜 시간 보완해 나아가는 식이다. 갑작스럽게 자사고 지원을 결심했거나 지원 학교를 뒤늦게 바꾼 경우 이런 필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원서접수가 10~11월인 자사고에 지원하더라도 개학 후에는 입시 준비를 위한 시간 할애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만큼 여름방학의 활용도 중요하다. 특히 지원할 자사고의 서류 제출 기간과 3-2학기 중간고사 일정을 미리 점검하여 자소서를 다급하게 마무리하다 완성도를 떨어뜨리거나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전형에 반영되는 인천하늘고나 외대부고 지원자들은 각별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각 학교별 당락 핵심 요소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최근 입시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 자사고들은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면접 등을 기본 전형 요소로 삼지만 지원 모집단위의 경쟁률이나 내신 커트라인, 면접 질문 유형 등에 따라 세부적으로 요구되는 합격 경쟁력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외대부고, 하나고, 상산고 등 상위권 자사고들의 경우 지원자 간 내신·학생부 격차가 거의 없는 만큼 어느 정도의 자소서 변별력 확보는 기본이다. 또한 이들 학교들은 면접 실질 경쟁률이 높고 학교마다 다소 다른 유형의 면접이 진행되는 만큼 예년 기출 질문 등을 분석해 변별 포인트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각 질문 유형별로 수험생의 강점과 약점을 가려내고, 마찬가지로 약점부터 보완해가는 방식의 입시 대비가 추천 된다. 목표하고 있는 학교의 면접 질문이 어렵거나 예년 합격자 수준이 너무 높다고 미리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미 확정된 점수로 뽑는 것이 아닌 만큼 남은 준비 과정에 따라 당락 확률은 누구나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성장기에 있는 어린 학생들의 입시 준비는 그 가능성을 미리 재단하기보다 남은 기간 능동적이고 효율적인 노력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최대치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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