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전형 폐지하고 학생부 중심의 선발체제 구축”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7.27 11:18

-[2018학년도 대입을 말하다⑥] 양찬우 고려대 인재발굴처장

  • / 임영근 사진기자
    ▲ / 임영근 사진기자

    고려대는 올해 입시에 많은 변화를 줬다. 대규모 인원을 선발하던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인원을 대폭 확대했다. 학생부 교과 위주 전형인 고교추천 I로 뽑는 400명을 제외한 모든 수시 모집인원(고교추천Ⅱ 1100명, 일반전형 1207명, 기회균등특별전형 305명)을 학종으로 선발한다. 성적순으로 줄 세워 뽑지 않고 품을 많이 들여 직접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올해 입학처 명칭을 ‘인재발굴처’로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양찬우 고려대 인재발굴처장(수학과 교수·사진)은 “사교육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학교생활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임한 인재를 찾는다”며 “사회 변화와 본교의 인재상을 비춰봤을 때 앞으로의 입시는 ‘학종’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학종 확대 추세 당분간 이어질 듯
    학종에 대해서는 다양한 얘기가 나온다. 여기에는 긍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수저 전형’ 또는 ‘깜깜이 전형’이라 불릴 만큼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양 처장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만날 때마다 이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학종이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인 이상 모든 이들이 결과에 수긍할 수 없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를 저희는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불식시키려 합니다. 올해 모든 수시전형에 면접을 반영한 것과 서류평가 검토를 기존 2차에서 최대 4차까지 늘린 것도 바로 이런 노력의 일환이죠. 특히 면접의 경우, 올해 학생부 기반으로 한 방식을 추가로 도입해 기록된 활동에 대한 사실 여부를 가려낼 계획입니다. 담당 입학사정관도 대폭 확대했고, 입시 교육프로그램도 강화했죠. 수치 상의 성적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을 평가하려는 것이지요. 이는 여러 검증 절차를 통해 학생부를 꼼꼼히 평가할 테니, 고교 역시 신중하고 정확하게 학생부를 작성해 달라는 저희의 메시지이기도 하고요. 학생부에 대한 믿음 없이는 결단코 학종이 발전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학종에 대한 확신은 대학 자체 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고려대는 수년간 각 전형 간 입학생을 지속적으로 관찰, 분석 작업을 꼼꼼히 하고 있다. 이때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학점과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다른 전형보다 월등히 높았던 것이다.

    “기본적으로 학종의 취지가 고교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을 뽑는 것이니만큼, 대학에 와서도 매사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수능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은 한 문제만 더 맞혀도 다른 학교에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 같고요. 또한 논술전형은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저희는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면서 당분간은 학종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입시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모든 수시전형에서 면접 더욱 중요해져
    고려대의 학종은 정원내 기준 고교추천 I, 고교추천Ⅱ, 일반전형으로 나뉜다. 지원자 졸업연도에 대한 제한이 없는 일반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로 모집인원의 5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1단계 성적(70%)과 면접(30%)을 합해 최종합격자를 뽑는다. 서류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합격의 전제조건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다. 인문계의 경우 국어·수학 가/나·영어·사회/과학탐구 4개 영역 등급의 합이 6 이내 및 한국사 3등급 이내, 자연계는 국어·수학 가·영어·과학탐구 4개 영역 등급의 합이 7 이내 및 한국사 4등급 이내로 매우 높은 편이다. 따라서 교육청과 평가원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를 기준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학교의 추천(최대 재적 학생 수의 4%)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고교추천전형은 Ⅰ과 Ⅱ로 구분된다. 고교추천Ⅰ은 1단계에서 학생부교과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면접을 한다. 아무래도 교과성적으로만 1단계 합격자를 선별하므로 작년 학교장추천전형과 동일하게 1등급에 수렴하는 학생들이 합격할 확률이 매우 높다. 교과성적은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석차등급이 기재된 모든 교과를 반영한다. 1학년 20%, 2학년 40%, 3학년 40%를 각각 반영한다. 면접은 제시문을 숙독할 시간을 제공한 다음 면접을 하는 제시문 기반 이외에 학생부를 바탕으로 하는 방식을 추가했다. 서류평가 시 사정관들이 학생부를 읽어보며 추가로 검토하고 싶은 내용을 미리 선별해 물어보는 방식이다. 따라서 학생부 기재 내용 중 사실이 아닌 내용이 있을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인문계의 경우 제시문을 바탕으로 지원자(3명) 간 의견을 자유롭게 밝히는 토론면접을 진행할 계획이다. 단, 제시문 기반 면접의 취지가 단편적 지식의 정도보다는 합리적인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답을 맞히는 방식은 아니다.


    “고교추천전형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기존 학교장추천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살펴보니 1단계 통과자 출신 학교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을 뿐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 출신이 많았습니다. 이에 사교육이 유발될 위험이 낮다고 판단돼, 학생부 기반 면접과 제시문 기반 면접으로 세분화했고 인문계의 경우 토론면접도 도입했습니다. 분명 사교육에 의존할 만큼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질문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직접 학생을 만나보고 싶은 저희의 의지도 반영됐고요. 올해의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학생부 기반 면접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고교추천전형 Ⅱ의 1단계는 서류 100% 정성평가다. 2단계에서 서류평가 결과 50%와 면접결과 50%의 합산으로 최종합격자를 결정하는 형태다. 면접은 일반전형과 비슷한 형태로 학생부 기반 면접(25%)과 제시문 기반 면접(25%)으로 이뤄진다. 1단계 서류평가를 통해 5배수를 통과시킨다는 점에서 일반전형과 같지만 2단계 면접 반영비율은 일반전형보다 상당히 높다.

    “단언컨대, 저희의 면접은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지 않아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보다는 ‘내가 면접관이라면 어떤 질문을 할까’를 생각해보고 준비하기를 권합니다. 또 현재 인재발굴처 홈페이지에 올려진 자료를 활용하기를 추천합니다. 면접 사례를 재구성해 소개하는 ‘실전편’ 모의면접 동영상은 8월 초에 올려질 예정인데, 이는 올해 저희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모의면접을 한 내용을 담아 지원자들이 참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 / 임영근 사진기자
    ▲ / 임영근 사진기자
    ◇특기자전형ㆍ수능전형, 모집인원 감소
    올해 모집인원을 크게 줄인 특기자전형(460명 선발)은 지난해와 달리 인문ㆍ자연, 사이버국방, 체육교육 등 크게 3개 트랙으로 나눠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중 인문은 외국어 분야와 인문학, 사회과학분야에서 탁월한 재능과 열정이 있어야 하며, 자연은 수학 및 과학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하거나 모집 단위 관련 분야에서 재능이 있는 수험생이 지원 가능하다. 제출서류로 활동증빙서류 목록과 활동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선발방식은 1단계 서류평가로 5배수 내외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50%와 면접 50%의 합산점수로 최종합격자를 가리며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전년도에는 1단계에서 3배수를 선발했고 면접의 반영비율도 30%로 올해보다 낮게 설정되어 있었다. 2단계 면접은 변별력 높은 제시문 기반 면접이 시행되어 기존에도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요소로 작용했는데, 올해 1단계 합격자 수와 반영비율의 증가로 인해 면접의 변별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사이버국방학과는 1단계에서 서류평가 100%를 하며, 2단계에서 1단계 점수(60%)에 면접(20%)과 기타(20%ㆍ체력검정, 군 면접 등)을 더해 최종합격자를 가린다. 체육교육과는 1단계 서류 100%, 2단계는 1단계 성적(70%)과 면접(30%)을 반영한다. 양 처장은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대학에서 상호 교류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특기자전형을 유지하되, 특기자가 명확한 학과위주로 선발 인원을 축소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선발 인원을 줄여 총 612명을 모집하는 정시 일반전형은 지난해까지 반영했던 학생부성적을 배제하고 오로지 수능 100%를 반영해 총점 순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제2외국어 및 한문 영역의 탐구 한 과목 대체가 불가한 변화가 있다. 양 처장은 “올해 변화를 세심히 살펴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이 무엇인지를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일반전형, 고교추천 IㆍⅡ 서로 중복지원이 불가능하므로 전형 간 성격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2018학년도 고려대 수시모집 전형요강 / 고려대 제공
    ▲ 2018학년도 고려대 수시모집 전형요강 / 고려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