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나만의 대입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증을 피하는 방법”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7.24 09:59
  •  대입 자기소개서를 읽다 보면 혹시 동일한 학생이 여러 번 작성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 때가 종종 있다. 고교 생활에서의 경험이 서로 비슷한 이유도 있고, 한정된 글자 수를 맞추려다 보면 추상적 문장을 쓰는 경우가 아무래도 흔하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의 유사도 검증 가이드라인을 보면, 유사도 5% 미만은 유의수준이지만, 의심(5%~30%미만), 위험(30% 이상 표절 시)는 전화확인, 현장실사, 심층면접 확인 등의 여러 절차를 거치게 된다. 대입자기소개서의 유사도 검증은 생각보다 엄격한 편이다.

    대학 간 검색도 의무화시켰고, 과거 자료를 누적 검색하고, 동일단어, 문장 등을 비교 검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의 아니게 유사하거나 비슷한 내용과 문장을 써 놓은 경우가 눈에 많이 띈다. 수험생 본인이 썼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유사도 검증에 걸려, 감점이나 입학 사정에서 제외된다면 이보다 억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부 입시기관의 유사도 검색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더욱 효과적인 방법은 상투적인 말을 피하고, 다른 학생들과 유사한 내용일지라도 소재를 달리 하거나, 매우 구체적인 서술방식을 활용한다면 유사도 검증을 손쉽게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해 참신하고 개성까지 더한다면 만점 자기소개서라 할 수 있다.

     아래의 예는 유사한 내용일지라도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거나, ‘소재의 변경’을 통해 효과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예다. 

     A유형: - 중략- ① 국어에 대해 자신도 있었기 때문에 1학년 2학기 국어에서 2등급을 받은 충격이 컸습니다. 성적을 다시 올리기 위해 문학 교과서에 나온 작품을 먼저 읽고 독자적으로 분석을 한 후 수업에 임해 비교학습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본적인 학습 원리 위에 저만의 감상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②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에서는 일반적인 서술 시점과 달리 중심이 되는 인물을 ‘너’라고 칭하는 관찰자적 서술방식에 흥미를 느껴 소설을 찾아 읽기도 했습니다. 특히 기형도의 ‘홀린 사람’을 읽고서는 그 표현방식의 신선함에 충격을 받고 시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평가: ①의 밑줄 친 부분은 학생들이 흔히 쓰게 되는 사례다. 하지만 이어지는 ②의 내용은 이 글을 쓴 학생만이 경험할 수 있는 사례이므로, 유사도 검증과정을 통과하고, 자신만의 공부과정을 효과적으로 설명해냈다. 이처럼 구체적 사실을 통한 근거 제시는 자기소개서 작성의 기본이다.

     B유형: 중학교 때 시작한 요가는 제 공부습관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① 요가에서는 한 동작을 전보다 10초만 더 버티는 집념이 발전을 가져옵니다. 그래서 저는 ‘하루 10분만 더’ 확보하자는 의지를 가지고 학업에 임했습니다. 10분 확보를 위해 학교수업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영어 일본어 시간은 바로 단어정리를 하고, 지문을 반복해 읽었습니다. 단어는 주기적 복습이 중요해 식사시간, 통학시간에 복습했습니다. 쉬는 시간은 10분 법칙을 위한 황금시간이었는데, 이 공부가 좋은 습관이 되어 2번의 장학금 수여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② 요가의 또 다른 깨달음은 발에 모든 무게중심을 두어 팔다리는 그 힘을 바탕으로 뻗어나간다는 것입니다. 기초를 정립하자는 생각으로 개념정리에 공을 들였습니다. 수업의 흐름과 개념 접근 시각을 메모하고, 제 이해체계 흐름에 따라 정리했습니다. 문제풀이 시 유의사항 정리로 실수를, 오개념과 약점잡기 정리로 취약한 부분을 해결해갔습니다. 이 공부법은 수학실력증강에 큰 도움을 줘, 수학경시대회 등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평가: 공부법이나 공부습관은 수험생들의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많이 발견하게 되는 사례 중 하나다. 자기소개서에서 자주 보게 되는 ‘버스를 타고 다니며 자투리 시간에 영어단어를 외웠다.’는 식의 공부법에 대해, 우스갯소리로 ‘버스 번호’라도 다르게 달아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위 학생의 자기소개서에 쓰여진 공부법에 대한 이야기도 유사도 검증과정에서 유사도 의심단계에 해당할 정도로 매우 평범한 편이지만, 자신의 취미이자 특기인 ‘요가’의 원리를 소재로 응용해서 공부법에 대한 관점을 나름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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