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절대평가 땐, 1등급 인원수 시험 따라 9만여 명 차이…난도 조절 ‘관건’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7.14 15:30

-전문가들 “쉬운 영어로 착각하지 말고 대비해야”

  • 서울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2014년 이후 10회 수능·모평 분석 표./서울시교육청 제공
    ▲ 서울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2014년 이후 10회 수능·모평 분석 표./서울시교육청 제공
    그동안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과 모의평가(이하 모평) 영어영역에 절대평가를 적용해 보니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90점 이상인 학생 수 변동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가시기에 따라 최대 9만여 명까지 차이가 났다. 당장 올해 수능 영어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가운데 적정 1등급 수가 나오도록 변별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영어영역은 오는 11월 치러지는 2018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절대평가로 처음 바뀐다.

    14일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이하 서교연)이 2014년부터 올해까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치러진 10번의 수능과 모평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어영역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았다고 추정되는 학생은 최대 13만7075명(2016학년도 6월 모평)에서 최소 4만 1215명(2017학년도 6월 모평)으로 조사됐다.

    2015학년도 6월 모의평가(이하 모평)와 2016학년도 9월 모의평가에서는 90점 이상 학생 수가 13만 명을 웃돌았다. 반면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수능에서는 4만2000여 명까지 급감했고,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서교연 측은 “2018학년도 수능의 가장 큰 변화는 영어영역 절대평가의 첫 시행”이라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영어영역에서 90점 이상 인원수를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시험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6월 모평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됐다면 이를 꼼꼼히 점검해 학습할 필요가 있다”며 “똑같은 문제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해당 문제를 낸 원칙과 경향이 수능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앞서 지난 6월 모평에서도 올해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에 따른 변별력 약화현상이 주요 특징으로 드러났다. 입시전문가들도 올해 수능에서 영어과목이 처음으로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영어 1~2등급의 숫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지난해 수능의 영어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했을 경우 전체 수험생의 7.8%(4만3000여명)가 1등급(90점 이상)을 받고, 전체 수험생의 20.5%(11만 7000여명)가 2등급(80점 이상)을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됐다고 해서 수험생들이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전한다. 절대평가로의 전환이 쉬운 영어를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난이도는 시험을 치르는 집단에 의해 달라지는 것인데, 이번 고3은 절대평가가 일찍부터 예고돼 N 수생들보다 영어를 다소 소홀히 생각할 위험이 크다”며 “쉬운 영어라고 예단하기보다는 어려울 것이라고 다소 부담을 갖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변별력이 약화되면서 국어와 수학, 탐구과목의 중요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국수탐 과목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에 우선 염두를 둬야 한다”며 “과거에는 국수탐에서 특정과목의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과감하게 포기하기도 했지만 올해부터는 그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과목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하며 특히 같은 등급이라도 좀 더 높은 백분위 점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 절대평가제로 논술, 면접, 적성고사에 대한 비중도 높아질 수 있어 이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