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서울 서대문형무소·거제 포로수용소… 참혹한 역사의 현장 둘러보며 교훈 되새기다

하지수 기자

2017.07.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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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볼까? 다크 투어리즘 명소

전쟁과 테러는 인류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아보며 그날의 교훈을 반복해서 되새겨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도 이런 취지로 마련됐다. 다크 투어리즘은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를 둘러보며 교훈과 깨달음을 얻는 관광. 수많은 유대인이 목숨을 잃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최악의 원전 사고가 일어났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다크 투어리즘이 인기다. 가족이 함께 가볼 만한 세 곳을 골라 소개한다.

독립투사의 이야기가 담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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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전경. /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공
일제강점기 약 4만 명의 독립운동가가 투옥되고 이 가운데 400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곳. 바로 서울 서대문형무소다. 서대문형무소는 일제가 지난 1908년 독립운동가들을 탄압, 통제하기 위해 10만5785㎡(3만2000평) 규모로 조성한 감옥이다. 일본이 아시아에 세운 수감 시설 가운데 가장 크다.

서대문형무소는 1998년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내부는 옥사(죄인을 가두는 건물)와 사형장, 전시관 등 16개 동으로 이뤄졌다. 옥사에서는 약 2.4㎡(0.7평) 크기의 독방을 만날 수 있다. 빛조차 들지 않는 방에서 제대로 눕지도 못한 채 외로움과 추위, 배고픔 등을 견뎌냈을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취조 과정에서 이뤄진 고문 장면을 재현한 전시관, 애국자들이 순국했던 사형장 등을 돌아보면 선열의 희생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한국전쟁의 비극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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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군과 유엔군의 포로 생포 과정을 재현한 포로생포관. /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제공
경남 거제도에는 '동족상잔(동족끼리 싸우고 해침)의 비극'이라 불리는 6·25전쟁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다. 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북한군이 기습적으로 남한을 침략하며 일어난 전쟁이다. 유엔군과 중국 공산당(중공군)의 군대도 이 전쟁에 개입했다. 거제도에는 유엔군과 한국군이 사로잡은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 약 17만 명을 데리고 있던 포로수용소가 있었다.

1953년 휴전협정 후 폐쇄된 포로수용소는 현재 포로생활관, 무기전시장, 유적관, 막사 잔해 등을 갖춘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으로 이용된다. 이곳은 6·25전쟁과 분단의 아픈 현실을 다룬다. 공원 곳곳에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요 사건을 다룬 모형이 전시됐다. 북한군의 남침부터 목숨 걸고 전선을 사수했던 우리 국군의 모습, 포로 생포 상황 등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빈 종이처럼 보이지만 특수 조명을 비추면 숨겨진 내용이 드러나는 군사지도를 갖고 포로가 된 군인을 구출하는 '작전명 제너럴 돗드'가 대표적이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현장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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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개통된 해망굴. / 군산시청 제공
전라북도 군산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크 투어리즘 명소다. 당시 국내 최대 곡창 지대인 호남평야에서 거둬들인 곡식이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실려나갔다. 일본인들은 군산으로 들어와 농장을 운영하거나 상업에 종사하며 부를 축적했다. 지금도 군산에는 일제강점기 전후로 지어진 일본제18은행, 군산세관, 해망굴 등 170여 채의 근대 건축물이 남아 있다.

이 중 국가등록문화재 제184호인 해망굴은 일제강점기 내항(항만의 안쪽 깊숙이 있는 항구)이 있던 해망동과 군산 시내를 연결하기 위해 1926년 개통한 터널이다. 일제는 시내에서 걷은 물자를 좀 더 빠르고 편하게 항구로 나르기 위해 해망굴을 지었다.

조선인에게 높은 이율로 돈을 빌려준 뒤 갚지 못하면 토지를 빼앗아갔던 일본제18은행(현 군산 근대미술관), 전라도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군산항으로 보내 일본으로 빼내는 데 활용됐던 임피역 건물도 눈에 띈다. 발걸음 닿는 곳마다 아픈 역사가 깃들어 있다.

[세계 다크 투어리즘 명소]

히틀러 학살의 현장 '아우슈비츠', 비행기 테러 '9·11 메모리얼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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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모습. / AP 연합뉴스
폴란드 남부에 있는 작은 도시, 아우슈비츠에는 400만 명의 슬픔이 서려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유대인과 자신에게 반대했던 정치인들을 가두고 무참하게 학살했다. 1945년 1월 27일 소련군이 수용소를 점령하면서 일부분이 훼손되지 않고 보존됐다. 1947년부터 아우슈비츠 수용소 터는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과거 실제 사용됐던 수감실과 생체 실험실, 가스실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희생자들의 유품, 천을 만들기 위해 무참히 잘린 수감자들의 머리카락도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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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9·11 메모리얼 뮤지엄 야외에 마련된 추모 공원. / 뉴욕 데일리 뉴스 홈페이지
또 다른 다크 투어리즘 명소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지역이다. 1986년 4월 26일 원전 폭발로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이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3개국에 흩뿌려졌다. 이후 2011년 2월까지 우크라이나 정부는 발전소 반경 30㎞ 권내 출입을 제한했다. 현재는 정부가 인정한 여행사나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방호복을 입지 않고도 원자력 단지와 이곳에서 3㎞ 떨어진 프리피야트 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미국 뉴욕의 '9·11 메모리얼 뮤지엄'도 눈여겨볼 만하다. 2001년 9월 11일, 테러범들이 납치한 비행기가 미국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충돌해 3000여 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10년 후인 2011년 그 자리에 추모 박물관인 9·11 메모리얼 뮤지엄이 들어섰다. 건물 잔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물품 등을 전시한 공간이다. 야외 추모 공원에는 인공 폭포가 들어섰다. 폭포를 둘러싼 난간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한 명 한 명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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