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THE 인터뷰] 14세 최연소 태극마크 스노보드 선수 조현민 군

용인=하지수 기자

2017.06.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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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서 놀던 세 살 꼬마 스노보드 타고 드높이 날다
걸음마보다 스노보드 먼저 마스터… 힘들었던 환경, 주변 도움 많이 받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해 메달도 따고 내 능력으로 나눔 손길 돌려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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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군이 경기 용인의 스노보드 기술 훈련 경기장에서 공중회전 기술을 연습 중이다. /용인=김종연 기자
시작부터 남달랐다. 조현민(경기 부천 부인중 2) 군은 걸음마를 떼기도 전에 스노보드를 타고 설원을 누볐다. 스노보드가 장난감이었고 스키장이 놀이터였다. 10여 년 후, 조군은 한국 스노보드의 '미래'로 우뚝 섰다. 만 14세의 어린 나이로 2017~2018시즌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부문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국내 스키·스노보드를 통틀어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이다.

◇두려움 없이 '설원 위 서커스'에 도전

지난 13일 오후 경기 용인에 위치한 스노보드 기술 훈련 경기장. 점프대에 올라선 현민이가 가파른 슬로프(경사도)를 내달리다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몸을 뱅글뱅글 돌리더니 3초도 채 안 돼 깔끔하게 지상에 착지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선크림을 얼굴에 듬뿍 바른 소년이 웃으며 기자를 반겼다. "방금 한 건 경기장 오른쪽 측면에서 점프 후 왼쪽으로 두 바퀴 반을 도는 백 나인 기술이에요. 요즘 평소에 부족한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습 중이에요."

현민이가 출전하는 하프파이프는 한마디로 '설원 위의 서커스'다. 언덕을 내려오며 공중회전과 점프 등 고난도 연기를 선보여야 한다. 현민이는 점프 후 최대 1260도(세 바퀴 반)를 회전하며 공중 묘기를 펼칠 수 있다. 몸을 사리지 않고 기술 연습에 나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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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군이 네 살 때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는 모습.
"트램펄린에서 기술 훈련을 하다가 쇠로 된 연결고리 부분에 정강이를 부딪쳐 뼈가 훤히 보일 만큼 깊게 파인 적도 있어요. 그래도 남들보다 덜 다치는 편이에요. 어떤 기술을 시도할 때 '다쳐도 안 죽는다'는 마음으로 덤비거든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나가야 부상이 없어요."

빠른 상황 판단력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현민이는 "'눈치 싸움'을 잘한 덕에 올 초 FIS(국제스키연맹)가 주최하는 유로파컵과 주니어 세계선수권 하프파이프에서도 모두 1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선에서 출전 순서를 보고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저보다 늦게 경기에 나서면 1차전부터 고난도 기술을 밀어붙여요. 그걸 보면 다음 선수들이 긴장하게 되거든요(웃음)."

◇'밥심'으로 고된 훈련 견뎌… 목표는 평창 메달

현민이에게 아버지는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이다. 현민이는 생후 28개월 때부터 아버지와 스노보드를 탔다. 취미로 스노보드를 즐겼던 아버지 조원채(44)씨의 영향이 컸다. 조씨는 "애 엄마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다 보니 뭐든 함께했다"면서 "맨땅을 걸으면 넘어지던 애가 보드만 타면 균형 감각을 제대로 잡고 알려주는 대로 잘 따라왔다"고 떠올렸다. 조씨는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익힌 기술을 아들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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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이용하는 스노보드를 안은 채 활짝 웃어 보이는 조현민 군.
해를 거듭할수록 실력은 쑥쑥 늘었다. 네 살 때는 능숙하게 스노보드 타는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몬스터 베이비'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상을 휩쓸었다. 특히 전국 동계체육대회 하프파이프 부문에서는 2011년 이후 올해까지 7년간 줄곧 1위를 차지했다.

"매일 5시간 넘는 훈련을 '밥심'으로 버텼어요. 제가 워낙 많이 먹어요(웃음). 아침에 밥그릇 가득 채워서 두 공기, 점심에는 세 공기씩 해치웠죠. 오히려 훈련이 다 끝난 저녁에는 숟가락 들 힘마저 없어 제대로 밥을 못 먹어요. 그래서 아침에 든든하게 먹어요." 조 군은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가수 이문세와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다잡는다"며 웃었다.

현민이의 목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는 것이다. "메달을 따고 나면 그동안 제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한 아빠께 뭐든 다 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지훈련, 장비 구입 등 훈련비를 스스로 부담하다 보니 늘 경제적으로 빠듯한 상황이다. 다행히 몇 년 전부터 굿네이버스, 부천시체육회 등에서 재정적 지원을 조금씩 받기 시작했다.

"제가 사람들에게 받았던 도움을 사회에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고아원에 있는 친구들을 후원할 계획이에요. 제 이름이 '나라의 바른 백성'이라는 뜻이거든요. 제가 가진 능력으로 남을 도울 줄 아는 바른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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