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일자리 위기의 시대 직업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6.13 10:02
  • 일자리 문제가 화제다. 대통령이 상황판을 걸어두고 일자리 문제 해결에 집중할 정도다. 그만큼 국민들이 일자리 문제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테다.

    직업 문제의 핵심은 ‘안정적인 직업’이 줄어들고 있다는 데 있다. 점차 기업들은 신입이 적게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로 요약되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과거보다 인력이 덜 필요해졌다. 이미 있는 직업도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고 있다. 평등한 소통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직급 체계를 줄여 연봉 상향을 하향 조정하려 하는 의도도 있다. 위아래 할 것 없이 일자리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는 이유다.

    해결책이 뭘까? ‘창업’을 외치는 이들이 있다. 일자리를 줄이는데 큰 이유가 된 기술을 거꾸로 활용하는 거다. 창업이 유행하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방법도 체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창업에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직업이 줄어든 이유인 기술을 거꾸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는 거다. 특히 플랫폼을 잘 활용하면 자신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고객을 모을 수 있다. 

    아이오와주에 사는 소프트웨어 매뉴얼 제작자 제임스 어윈은 아마추어 역사 팬이었다. 그는 커뮤니티 뉴스 사이트 레딧에서 재미있는 글에 댓글을 달았다. 현대 미국 해병대와 고대 로마 병사들이 싸운다면 어떻게 될지 묻는 글이었다. 제임스 어윈은 자신의 역사 지식을 활용해 재치있는 댓글을 달았다. 그의 댓글은 크게 히트했고, 이를 토대로 영화화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그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 중이다. 가장 작은 창업 형태인 ‘프리랜서’를 만든 셈이다.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의 가치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인 좋은 예다.

    기술을 활용할 때 가장 중요한 일은 창의력이다. 저널리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최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일하는 정규직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했다. 정규직이 행복하지도 않았냐는 반문과 함께 말이다. 그는 새로운 직업은 창의력을 활용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든 예는 색칠하는 바다. 컬러링 바에서 색칠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주는 아티스트는 하루 3시간 일하고 200달러를 번다. 창의력으로 기존의 일을 조금 비틀어 높은 생산성을 만든 거다.

    물론 창의력과 기술이 전부는 아니다. 마음가짐과 ‘전통적인’ 사업 기술도 중요하다. ‘다니면서 준비하자’는 일본 기업가 히라 히데노부가 쓴 책이다. 회사에 다니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회사에서 독립하고 싶은 사람은 3가지 기술을 배워야 한다. 첫 번째는 고객을 모객하는, 즉 영업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내가 배울 수 있는 네트워크, 인맥을 쌓는 법이다. 세 번째는 내 재무 상태와 직업적 목표를 세우고 관리하는 법이다. 한마디로 ‘자신의 사업을 경영하는 기술’을 회사를 다니면서 미리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힙합 의류 회사 후부(FUBU)의 CEO 데이먼드 존은 “훌륭한 장부, 의견, 사업계획서는 대부분 자기만족에 그친다. 고객부터 만족시켜야 돈을 번다.”라고 말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고객을 만족시키고 돈을 번다’는 사업의 본질에서 점차 멀어진다. 내부 권력관계, 하루 하루의 프로세스 등 부차적인 일에 더 신경을 쓰기 쉽다. 당장 사업에 신경 쓰기보다 내 연봉, 내 연차, 내 권력서열을 보게 되는 거다. 조직이 나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모두가 슈퍼 개인이 되거나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에는 과거처럼 비본질적인 요소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 창업을 꿈꾸지 않는 이들조차 자신을 1인 기업이라 생각해야 한다.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이에 자신이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창의력, 기술, 그리고 영업력 등의 핵심 자산을 이를 통해 계산해야 한다. 이렇게 일하는 사람은 창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에서도 쓸모가 있다. 자기 경영 분야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무섭도록 발전하고 있다. 그만큼 직업 시장이 기술로 인해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1인 사업가가 되어야 하는 시대. 하지만 교육 제도는 전혀 이에 맞춰 준비되고 있지 않다. 학생 주변 사람들도 최신 기술이나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교육제도 연구가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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