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인수전②]진정성 VS 공공성, 서남대 다시 일으켜 세울 대학은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6.08 11:15

- 삼육대·서울시립대 기획처장 인터뷰

  • 교육부의 인수대상자 늑장 결정에 가장 답답해 할 구성원은 역시 서남대 학생과 교직원들이다. 이들은 하루빨리 학교 교육을 정상화시키고 남원 지역 사회와 상생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새로운 주인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대학가의 이목도 서남대 인수전에 상당 부분 쏠리는 가운데 8일 본지는 각 대학 기획처장을 직접 만나 서남대 정상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들어봤다. 서남대 정상화에 유리한 대학은 삼육대와 서울시립대 중 어느 곳일지 독자들과 가늠해 보자는 의도에서다. 두 대학이 공통질의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국헌 삼육대 기획처장, 남진 서울시립대 기획처장에게 들어봤다. (대학명 가나다순)

  • 이국헌 삼육대 기획처장(왼쪽), 남진 서울시립대 기획처장 /임영근 기자, 조현호 기자
    ▲ 이국헌 삼육대 기획처장(왼쪽), 남진 서울시립대 기획처장 /임영근 기자, 조현호 기자
    Q. 서남대 인수에 뛰어든 배경은 무엇인가.

    -삼육대 : 해방 이후 꾸준히 의과대학 설립을 추구해왔다. 올해 1월에 서남대 의대 및 남원캠퍼스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자 선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접했다. 나아가 반세기 이상 공중보건과 예방 의학에 진정성을 가지고 약학과, 간호학과, 식품영양학과, 물리치료학과, 보건관리학과, 상담심리학과 등 의대 인수에 따른 바이오와 생물과 화학 등 기초의학 관련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 CK-Ⅱ 건강과학특성화 사업도 이들 학과를 기반으로 수주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 1980년대 초반부터 공공의료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올해 3월 말 서남대 및 남원캠퍼스 정상화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4월 중순에 설명회에 참석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최근의 지카바이러스 등 국가적 재난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계층들도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이를 선제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의료 분야를 공공의료라고 생각했다. 서울시립대 역시 이러한 공공의료 인력 양성과 공공의료 체계 확립의 필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서남대 의대 인수추진에 참여하게 됐다.

    Q. 서남대 인수 자금 계획은.

    -삼육대 : 총 1650억원을 고려하고 있다. 초기 인수자금 500억원은 학교법인 삼육학원에서 이미 마련해 교육부에 증빙자료를 제출했으며, 인수 절차가 진행되면 즉시 교육부와 협의 후 사업자 통장으로 계좌를 통해 입금할 것이다.

    -서울시립대 : 언론에 나온 500억 또는 1000억 등 인수자금 계획은 전부 잘못됐다. 정확한 금액은 333억원이다. 이에 대한 서울시 의회의 승인을 받은 이후 서남대 정상화 방안을 위한 추가 금액을 서울시와 상의할 예정이다.

    Q. 남원캠퍼스 정상화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삼육대 : 남원캠퍼스 매입 후 서울캠퍼스의 입학정원 100명을 남원으로 이동시켜 전통문화학과, 국제학부 등을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치위생사가 부족한 전라남북도의 상황을 고려해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치위생학과를 신설할 예정이다. 전통문화학과는 동편제의 고향인 남원의 전통음악, 전통공예, 전통건축 등 지역사회 맞춤형 학과 운영을 위해 설립할 계획이다. 외국인 학생들을 교육할 국제학부는 캠퍼스 국제화를 통해 남원 캠퍼스의 학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신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삼육대는 약 1240명의 학생이 생활하는 캠퍼스를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삼육대의 강점인 도시농업, 스마트 농업 분야도 지자체와 진로에 대한 논의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사회 맞춤형 평생교육체제로 특화시킬 예정이다.

    -서울시립대 : 남원캠퍼스는 의과대학, 공공보건대학, 농생명과학대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농생명과학대학은 의학보건계열과 연계할 수 있는 농생명분야의 학과들로 계획하고 있다. 남원 인근의 풍부한 농업, 임원관련 자원들을 활용해 생태환경을 통한 치유관련 학과와 약용식물 등의 천연물 소재 관련 학과 등 2~3개 학과를 신설, 정원은 현 서남대 남원캠퍼스 학과들 국악학과, 사회관련 학과 등을 구조조정해서 배정할 예정이다. 공공보건대학은 공공보건역학과, 공공보건정책관리학과, 공공보건서비스학과 3개 학과로 구성할 계획으로 기존의 물리치료학과와 작업치료학과는 공공보건서비스학과로 편입하고 입상병리학과 의료사회복지학과는 공공보건역학과로 편입할 계획이다.

    Q. 교육부는 종전이사의 인수협상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동의를 받지 못할 경우 서남대 인수가 어렵다는 시각도 있는데 구체적 계획은.

    -삼육대 : 서남학원 이사진의 동의 여부는 현행법상 임시이사 선임사유 해소방안의 한 조건이다. 동의를 받지 못하면 정이사 자격을 얻을 수 없다. 이는 교육부가 요청한 보완자료(입증 및 증빙) 조건에도 명시돼 있다. 이에 삼육대는 지난 5월 11일에 서남대 종전이사의 동의를 얻는 MOU를 체결하고 증빙자료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서울시립대 : 종전이사의 인수협상 동의에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시립대가 제시하는 대안은 장기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들이 윈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의과대학 교육과정 인증과 공공보건의료의 발전, 지역사회에 기여라는 측면에서 최선의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종전이사들도 이에 동의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서남대(남원캠퍼스·아산캠퍼스) 인수에 대한 구체적 범위는.

    -삼육대·서울시립대 : 남원캠퍼스 중심으로 한 의대 정상화 제시다. (아산캠퍼스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Q. 서울시립대는 서남대 재학생, 교직원은 물론 지역사회의 적극적 지지를 받고 있다. 삼육대는 이에 반해 의대생들의 지지만 받는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삼육대 : 서남대 구성원들과 남원 지역사회가 시립대를 지지하는 것은 일부 잘못된 정보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서남대 구성원들은 시립대가 남원캠퍼스와 아산캠퍼스 전체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시립대와 삼육대의 정상화 범위는 남원캠퍼스로 같다. 삼육대는 남원캠퍼스를 지역사회 맞춤형 특성화 대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첨단농업특성화를 통해 남원의 6차 허브산업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이며 종합스포츠시설을 구축해 시민보건증진특성화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삼육대는 진정성을 가지고 서남대 구성원들의 상처가 치료되도록 서남대 문제 해결에 대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것이다.

    Q.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공공 의료인력 양성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친 상황이다.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서울시립대 : 서울시립대가 서남대 의대를 인수해 남원이 공공의료의 메카가 되려는 것이다. 차별 없는 의료복지다. 의료에서도 지역 상생의 모델을 처음으로 선보이려는 큰 그림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립대 의대를 졸업한 학생이 모두다 공무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의료인이 되고 싶은 학생은 해당 커리큘럼을 수강하면 된다. 서울시립대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서남대 구성원들을 정상화의 길로 어떤 기관보다 보편적이고 상식적으로 안내할 각오다.

    Q. 인수대상자로 선정되면 우선으로 시행할 조치는 무엇인가.

    인수자로 선정되자마자 의평원과 교육부와 협의해 2018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의대 평가인증을 충족해 평가기간을 유예하는 것이 첫 번째다.(삼육대ㆍ서울시립대 의견 동일)

    -삼육대 : 의대 조기 정상화를 위해 삼육서울병원의 교육 여건을 신속히 확충 완료하고 동일 법인의 삼육보건대와 통합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학의 강점인 보건의료특성화를 융합하여 강력한 교육 경쟁력을 확보할 뿐 아니라, 교육부가 추진하는 대학구조개혁 정책에도 부합하게 될 것이다. 

    -서울시립대 : 서울시의회 역시 서울시립대가 공공의료 인력 양성에 선도적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 상당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333억 이외에 재정확보를 위한 금액을 위해 서울시와의 협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전라북도 및 남원시의회와 MOU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 서남대 남원캠퍼스 대학본부./ 손현경 기자
    ▲ 서남대 남원캠퍼스 대학본부./ 손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