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세계유산' 무인 산호섬, 쓰레기섬 전락

오대열 기자

2017.05.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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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더슨 섬 내 쓰레기 3800만여 개
해류 따라 매일 1만3000개 밀려와

생태계 보고로 불리는 남태평양 '헨더슨 섬'이 밀려오는 해양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호주 국립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연구팀은 16일(현지 시각) "영국령 핏케언 군도에 속한 무인도 헨더슨 섬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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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로 뒤덮인 남태평양의 무인도 ‘헨더슨 섬’. / AP 연합뉴스·EPA 연합뉴스
헨더슨 섬은 남미 칠레 남부에서 5600㎞ 떨어진 외딴섬이다. 전체 면적은 울릉도의 절반인 37㎢로, 10종의 희귀 식물과 4종의 희귀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인간에 의해 훼손되지 않은 생태계를 갖고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산호섬 중 하나로 지난 1988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연구팀이 헨더슨 섬의 이상 징후를 감지한 건 지난 2015년이다. 위성사진을 통해 쓰레기가 넘쳐나는 섬을 본 연구팀은 4개월 동안 헨더스 섬에 들어가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섬 내에서 3800만여 개의 쓰레기 더미를 발견했다. 무게로 치면 17.6t에 달한다.

쓰레기 출처는 다양했다. 남미 제품은 물론 독일산 병과 캐나다산 그릇, 뉴질랜드산 낚시 상자 등이 섞여 있었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레이버스 박사는 "남태평양 소용돌이로 알려진 해류로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들이 섬으로 밀려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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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가 플라스틱으로 된 화장품 용기를 뒤집어쓴 모습. / AP 연합뉴스·EPA 연합뉴스
문제는 헨더슨 섬으로 매일 밀려오는 크고 작은 쓰레기가 약 1만3000개에 이른다는 것이다. 제니퍼 레이버스 박사는 "섬에서 병뚜껑이나 화장품 용기 안에 서식하는 수백 마리의 게와 낚싯줄에 엉킨 거북이 등 생태계가 파괴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며 "결국 먹이사슬의 가장 윗부분에 있는 사람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팀이 헨더슨 섬을 분석한 보고서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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