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미래직업을 만나다] (17) 로봇 개발자

대전=김지혜 기자

2017.05.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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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한 대 완성하기까지 수년… 용기·끈기로 헤쳐 나가죠"

'로봇 시대'가 활짝 열렸다. 과거 공장에만 있던 로봇은 오늘날 일상으로 나와 어린이들의 공부를 돕고, 노인들에게 말동무가 되어준다. 식당에서는 설거지를 하며, 가게에서 계산을 담당한다. 사람이 갈 수 없는 심해나 우주 탐사에 나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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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환 연구원이 자신이 개발한 ‘CR 6000’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크랩스터는 휴보·메소드 시리즈와 함께 ‘로봇 강국’ 한국을 대표하는 로봇”이라면서 “육상 로봇과 수중 로봇 기술이 융합된 최고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 대전=한준호 기자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게 바로 '로봇'입니다. 미래에는 더 큰 '로봇 세상'이 펼쳐질 거예요. 어쩌면 로봇이 바다 속에 도시를 건설할지도 모를 일이죠(웃음)."

지난 15일 오후, 대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서 만난 전봉환(47) 연구원이 말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심해를 걷고 헤엄치는 '크랩스터' 등 다양한 수중 로봇을 만든 '로봇 개발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활약할 '로봇 개발자'

"로봇은 주변 환경이나 사물을 인식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시스템입니다. 자동차를 조립하는 기계와 사람 말에 반응하는 인형, 요즘 화제인 자율주행차도 전부 로봇이에요. 로봇 개발자는 이런 로봇을 만드는 사람이고요. '로봇 공학자'로도 불려요. 전 세계 로봇 시장이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아주 유망한 직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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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 200’과 ‘크랩스터 제어실’(오른쪽) 모습.
로봇 개발은 크게 세 가지 과정을 거친다. 설계, 제작, 조율이다. 먼저 공학자가 개발 목표에 맞게 로봇의 대략적인 틀을 설계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계·전기·소프트웨어·인공지능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세부적인 설계와 제작에 나선다. 이렇게 1차로 완성된 로봇을 공학자가 각종 실험을 통해 보완한다.

"한마디로 '조율'이 주된 업무예요. 로봇 크기가 작게 디자인됐는데, 커다란 모터가 들어갈 수 없잖아요? 그런 걸 조정하고, 개발한 로봇이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 테스트해요. 전 수중 로봇 분야에 몸담고 있으니 자주 먼 바다에 나가는데요. 뱃멀미쯤은 이제 뭐 거뜬해요(웃음)."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전 연구원은 1996년 한국기계연구원에 입사했다. 당시 연구원 내 기관이었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서 무인 잠수정 연구를 맡으면서 수중 로봇 개발에 발을 들였다.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해양 탐사를 실시하는 무인 잠수정 '이심이'와 바다에 묻힌 폭탄을 제거하는 무인 잠수정 'SAUV'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특히 해양수산부와 함께 만든 해저 탐사 로봇 '크랩스터(CRABSTER)' 시리즈는 세계 로봇 역사에 길이 남을 수작(秀作)이다. 크랩스터는 게(Crab)와 가재(Lobster)의 합성어. 전 연구원은 "게·가재와 움직임이 똑 닮았다"고 설명했다. "게와 가재는 물살이 거센 지역에서도 모래를 일으키지 않고 안정적으로 걷습니다. 크랩스터가 바로 그런 로봇이죠. 초음파 장비를 포함해 사방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 바닷속 탐사에 최적화됐습니다."

◇상상 속 로봇을 현실 세계로!

크랩스터 시리즈 가운데 2013년 완성한 'CR 200'은 서해안과 같이 조류가 강하고 시야가 탁한 최대 200m 수심에서 활약하도록 설계됐다. 길이와 높이는 각각 2.4m, 1.3m. 무게가 수중에서 200㎏가량이다.

"제가 맨 처음 크랩스터 개발을 제안할 때만 해도 다들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밀어붙였어요.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V' 등을 보며 나도 언젠가 저런 멋진 로봇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품고 살았거든요. 마침내 꿈을 이뤘죠."

'CR 200'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수색에 활용되기도 했다. 험상궂은 날씨 탓에 아무도 바다에 못 들어가는 상황에서 배가 어떤 방향으로 누워 있는지 알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개발한 'CR 6000'은 최대 6000m 깊이 심해에서 거북이처럼 자유자재로 헤엄까지 칠 수 있다. 앞다리에서는 팔도 나온다. "이 로봇은 완성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최종 실험을 위해 1500톤(t)급 배를 타고 태평양까지 갔는데 바다 속에서 걷질 못하는 거예요. 급히 관절 쪽 설계를 변경하고 다시 내려 보냈어요. 로봇이 사뿐사뿐 걸으며 심해어를 촬영한 사진을 전송했을 때 느낀 기쁨이란…. 말도 못 해요."

그는 로봇 개발자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강한 도전 정신'을 주문했다. "로봇을 만든다는 건 매 순간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과 같아요. 용기와 창의력, 순발력이 필요하죠. 평소 책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우고, 수학·과학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도움이 돼요. 로봇 한 대를 개발하는 데 평균 3년이 걸리니 인내와 끈기도 필수랍니다."

남은 목표를 묻는 말에 전 연구원의 눈이 반짝였다. "사람이 탈 수 있는 거대한 크랩스터를 만들고 싶어요. 바위도 번쩍 들어 올리고, 고래처럼 물 위로 점프하는….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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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직업 한 줄 요약 ―로봇 개발자

어떤 직업일까

주변 환경이나 사물을 인식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시스템(로봇)을 만드는 직업.

필요한 소양
도전 정신, 창의력, 순발력.

관련 학과
로봇공학과, 전기·전자공학과, 제어계측공학과, 조선공학과, 해양공학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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