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망친 미세먼지…전문가 “대학 내 랩 신설·인재 양성 시급”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5.0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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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황금연휴 내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예방 및 대응 연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세먼지 전문 인재양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올해 들어 열두 차례나 미세먼지가 국내 환경기준을 초과할 정도로 전국을 뒤덮고 있으나 사실상 국내에서 이뤄진 미세먼지 연구 결과는 걸음마 수준이다. 이마저도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수치에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서울시는 지난해 기준 지역별 미세먼지 발생 기여도 발표를 통해 중국 등 국외로부터 발생한 미세먼지를 55%로 잡았다. 이보다 앞선 3월 환경부 발표에 의하면 초미세먼지의 경우 최대 86%까지 중국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서는 해외에서 온 오염물질을 최대 70%까지로 추산했다. 학자에 따라서는 해외 요인을 20~30% 수준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분석이 모두 제각각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흡한 미세먼지 연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와 학문 후속 세대 양성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김동술 前한국대기환경학회장(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은 “교육부가 취업률을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하자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취업이 불리한 환경 관련 전공을 축소해왔다. 그 결과 4년제, 전문대학 할 것 없이 환경 관련 학과의 연구 활동이 축소됐다”면서 “기초 학문을 바탕으로 미세먼지 관련 자료를 축적할 수 있도록 인력 확보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은 “미세먼지 농도 측정·분석과 함께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 예방 및 치료 ▲미세먼지 줄이기 및 제거 등을 교육하기 위해선 개별 학과로는 한계가 있다”며 “미세먼지 인재양성을 위해 ‘융합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민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 역시 “미세먼지 분야는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지식이 필요하다. 대학원 내 미세먼지 융합 연구 랩 등 학문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장소와 정체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미세먼지에 대한 꾸준한 관심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 교수는 “그동안 ‘미세먼지’는 계절이 변하면 대중의 관심사에서 멀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에서 연구자가 장기간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