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서열화 부추긴 ‘특목고·자사고’ 도마 위에…폐지론 ‘갑론을박’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4.20 14:24

- 대선주자 교육공약 콘퍼런스, 文 폐지, 安 유보, 洪 유지

  •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150여명의 평가단이
    ▲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150여명의 평가단이 "사교육 고통 해결하라!"라는 카드를 들고 있다. /손현경 기자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주요 대선 후보들은 고교서열화를 유발해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교육계에 지적에 따라 특목고와 자사고를 폐지 또는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19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대선 후보 사교육 공약 100인 현장 평가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캠프의 교육부문 책임자들은 각각 ‘특목고·자사고 폐지’ ‘신입생 추첨선발과 운영방식 변경’ 등의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측 책임자는 “우수 인재를 교육할 방법이 줄어든다”며 ‘특목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먼저 문 후보의 교육 공약 책임자인 장준호 경인교대 교수는 “외고·국제고 등 자사고는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해 입시명문고에 의한 고교서열화를 없애겠다. 또한 ▲예술고 ▲체육고 ▲마이스터고 ▲과학고 등은 특목고와 특성화고로 유지하되 사교육을 유발하는 문제점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1단계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2단계로 일반고와 자사고와 특목고, 1·2단계 탈락자를 대상으로 이어지는 3단계를 우선으로 도입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현재 자사고, 특목고가 가진 학생우선선발권을 없애고 동시선발을 통해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안 후보 측은 현행 체제는 유지하되 선발 방식을 바꿀 것을 주장했다. 안 후보의 교육 공약 책임자인 이성대 신안산대 교수는 “외고·자사고·국제고에 ‘선지원-후추첨’ 제도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외고·자사고·국제고를 각 학교의 의사에 따라 존속하되 모든 학생에게 기회를 주고 추첨으로 선발한다는 것이다. 그는 “과학고와 영재고는 각 고교에서 학업능력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해 교육하는 '위탁교육기관'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홍 후보 측은 특목고·자사고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홍 후보의 교육공약 담당자인 이근석 인천대 교수는 “특목고·자사고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생 선택권 확대와 교육과정 특성화를 위해 추진된 것으로 해당 학교의 기여도나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당장 이를 폐지한다면 인재를 교육할 방법이 더욱 줄어든다”고 말했다.

    한편,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선행학습을 제한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일요일이나 휴일에 학원 영업을 중단하는 학원 휴일휴무제 도입도 검토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문 후보 측의 장 교수는 “사교육 기관에서 선행학습 할 수 있는 범위를 1학기 또는 1년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2~3년, 4~5년을 먼저 가르치는 건 아동의 성장 발달에 맞지 않고, 학습 시간도 길어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교육계 일각에서 주장해온 학원 휴일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반면, 안 후보 측의 교수는 “(5-5-2)학제 개편 등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면 사교육은 자연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학원휴일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행사를 주최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사·학부모·학생 등 160명으로 구성한 평가단의 공약 평가 결과를 25일 공개할 예정이다.

  • 주요 대선 후보들의 교육공약 책임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문재인 후보 측의 장준호 경인교대 교수, 안철수 후보 측의 이성대 신안산대 교수, 홍준표 후보 측의 이근석 인천대 교수) / 손현경 기자
    ▲ 주요 대선 후보들의 교육공약 책임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문재인 후보 측의 장준호 경인교대 교수, 안철수 후보 측의 이성대 신안산대 교수, 홍준표 후보 측의 이근석 인천대 교수) / 손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