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에는 적당히 노력하고, 능력이 있고, 행운이 있다면 조금씩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었다. 사다리를 올라갈수록 더 많은 보수, 권한, 그리고 안정성을 얻는다.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지금은 아니다. 젊은이들은 취직하지 못하고 있거나 가장 낮은 직위에 머문다. 노령인구는 퇴직금이 없어 평생 돈을 벌려 한다. 중년은 승진을 기대할 수 없고 어중간하게 머물거나 회사에서 쫓겨날까 두려워하는 중이다.
한국 이야기로 보이는가? 미국 최대 커리어 플랫폼 ‘링크드인’의 창립자이자 의장인 리드 호프먼이 미국 직업시장에 관해 쓴 이야기다. 리드 호프먼에 따르면 미국 진로시장이 이렇게 된 이유는 두 가지다. 기술과 국제화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많은 일자리가 자동화되었다. 글로벌 시장이 가까워지면서 전 세계 사람들과 일자리를 경쟁하면서 경쟁력이 약한 사람들은 더욱 빨리 도태되기 시작했다. 모두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세계적으로 비슷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직업을 결정해야 하는 아이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정부와 정계에서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창업 지원부터 공공 일자리 증가까지, 대선 후보들은 일자리 정책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교육계는 더욱 적극적이다. 박근혜 대통령 정권 하에 교육계는 ‘자유학기제’를 적극 도입했다. 중학교 1학년 1학기 동안 교과과목보다는 직업 체험을 시킨다. 다양한 강연과 체험을 통해 진로를 찾게 해준다는 의미다.
자유학기제는 비판 또한 받고 있다. 교육학적으로 시험의 효과는 이미 검증되었다. 카픽(Karpicke)과 뢰디거(Roediger)가 실행한 연구에 따르면 시험을 보면 1주일 전에 배운 단어의 80%를 기억했다. 시험을 보지 않으면 30%밖에 기억하지 못했다. 시험 자체가 학습에 핵심 기능이다. 시험을 1학기 빼먹는다면 그 피해는 엄청날지 모른다.
부모는 이를 알기에 사교육에 몰린다. 사교육 또한 자유학기제를 사교육을 통해 집중적으로 예습, 복습할 수 있는 기간으로 홍보한다. 진로를 탐구한다는 취지에 맞기 어려워진 셈이다.
그렇다고 자유학기제 자체가 진로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될지도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현장을 보면 학부모와 학생들은 ‘줄 세우기’를 통해 취직 잘 되는 전공과 번듯한 학벌을 점수에 맞춰서 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면 해법은 뭘까?
세계 최대 직업 플랫폼 ‘링크드인’을 창업한 리드 호프먼은 수많은 직장인의 경로를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서 그는 ‘창업은 해답이 아니다. 너무 위험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창업자처럼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즉 창업자가 경쟁 시장을 분석하듯 시장을 분석하고, 본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과 협업해야 한다는 뜻이다. 화려한 기술이나 정책보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첨단 기술로 커리어를 관리해주는 업체의 의장이 내린 결론이다.
앞으로 진로 교육이 단순한 입시보다 더 중요하다.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진로 교육 자체는 보완할 점이 많아 보이기도 한다. IT 기술을 통해 전 세계의 커리어 관리를 분석하고 또 발전시켰던 리드 호프먼은 이에 대해 불완전하나마 ‘발상의 절환’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앞으로 진로 교육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지원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오피니언 전문가 칼럼
[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모두가 진로를 고민하는 사회. 해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