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나와도 취업 안돼” 전문대로 ‘U턴’ 역대 최고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3.29 11:21

-평균 지원율 8.43대 1, 평균 등록률 96.7%

  •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보유한 전문대학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 겨울에 열린 전문대학 입학정보 박람회 모습. /조선일보 자료사진
    ▲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보유한 전문대학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 겨울에 열린 전문대학 입학정보 박람회 모습. /조선일보 자료사진
    일반대학(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이른바 ‘U턴 입학’이 올해 역대 최고로 집계됐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일반 대학을 나와도 취업 기회를 얻기 어려운 현실 앞에, 전문 자격을 취득할 수 있거나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택하는 학생들이 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7학년도 전문대학 입시결과’에 따르면 전국 전문대학 137개 중 118개 대학에 4년제 대학졸업자 7412명이 지원, 1453명이 등록했다. 전년 대비 지원자의 경우 1290명(21%), 등록자는 62명(4.5%)이 증가했다. 전문대학 입시에 지원하는 4년제 대학졸업자는 2014학년도 4984명에서 2015학년도 5489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합격자 역시 2014학년도 1283명, 2015학년도 1379명으로 계속 늘었다.

    이처럼 전문대학의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선호하는 성인학습자들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이번 모집에서도 눈길을 끄는 사례가 보였다. 간호학과 재학생 딸을 둔 수학 강사에서 간호사의 꿈을 향해 전문대로 유턴한 간호학과 신입생 김정미(53)씨가 그 주인공이다. 영남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한 김씨는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와 학원강사로 활동하다가 노후 인생설계를 하던 중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큰딸을 바로미터 삼기로 했다. 김씨는 “대구과학대학교 간호학과에서 좀 더 전문적인 직업인으로서 간호사의 꿈을 키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2013년도에 서울대 전기정보학과를 졸업한 한모(31)씨 역시 짧은 사회생활을 뒤로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로 했다. 한씨는 “평소 관심이 있는 기계설계 분야 쪽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주문식 교육으로 유명한 영진전문대학교 컴퓨터응용기계계열에 지원했다”며 “현장에 맞는 실무교육을 받고 아버지가 하는 가업을 이을 계획”이라고 포부도 밝혔다.

    한편, 이번 입시는 전국 137개 전문대학에서 총 17만 2139명(정원 내 기준)을 선발했으며, 평균 지원율은 8.43대 1로 등록률은 96.7%로 집계됐다. 전문대학 등록률의 경우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이었다. 최근 수능 응시자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올해도 전문대학 등록률은 96.9%로, 전년 98.1%에 비해 1.4%p 하락했으며, 최근 5년간 전문대학의 등록률은 지속적으로 95% 이상을 유지했다.

    전공별 지원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항공 및 여행관련 서비스산업의 확대에 힘입어 항공관련전공(28.0대 1)과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종합예술분야의 실용음악(19.6대 1)과, 응용예술(13.4대1), 간호 보건(10.7대 1) 등이 평균 10대 1 이상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