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절대평가 도입…쉬운 영어로 예단은 금물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3.28 15:46

-전문가들 “수학 변별력 높아질 것”

  •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영어영역에서 절대평가가 처음 도입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영어 과목에서 1등급을 받는 학생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수학 등 다른 과목의 변별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8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2018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 브리핑을 열고 “영어영역은 절대평가로 점수 체제만 바뀌고 체제는 그대로 유지된다”며 난이도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다만, 1등급 비율은 상대평가(상위 4%)때보다 다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원과 교육부는 예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존 수능에서 2등급 초반대의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1등급으로 편입될 것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영어 1등급 받기가 쉬워지면서 수학 등 다른 과목의 변별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영어 변별력이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인문, 자연 모두 수학 변별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즉, 수학을 잘 볼 경우 정시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수능최저등급 충족인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논술, 적성, 면접 등 대학별 고사 비중이 수시에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많은 대학이 내거는 ‘2개 과목 수능 최저등급 합 4’를 충족하는 학생이 전년대비 1만명 정도, ‘등급 합 5’가 되는 학생이 1만5000명 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에 따라 논술, 면접 등 대학별 고사 비중이 수시에서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역시 상위권대 정시 모집의 경우 수능 영어를 제외한 국어와 수학, 탐구 영역 성적으로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웨이중앙교육은 “절대평가의 의도대로라면 기존 상대평가 체제에 비해 상위 등급을 받는 수험생이 증가하면서 영어영역 영향력은 대체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상위권 대학의 경우, 정시 모집은 수능 영어영역을 제외한 국어, 수학 , 탐구 영역의 성적으로 합격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어 변별력이 줄면서 탐구 영역의 중요도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2개 과목 점수 편차가 큰 학생들은 탐구 영역에 집중 투자해 점수 편차를 줄여 놓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영어절대평가 전환이 난도의 하락으로 예단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긋는다. 유웨이중앙교육은 영어 절대평가 시행에도 교육부가 ‘EBS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는 문항 유형을 제한하기로 한 방침을 유지해 한글 해석본 암기로 풀이가 가능한 유형(대의 파악, 세부정보) 문항은 ‘EBS 지문을 그대로 활용’해 출제하지 않도록 제한함에 따라 낯선 지문이 늘면서 어느 정도 변별력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험생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어느정도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유웨이중앙교육은 “EBS 방송 교재를 공부할 땐 고난도로 출제하기 쉬운 빈칸과 간접쓰기로 변형 가능한 지문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라”며 “이번 발표로 난이도를 섣불리 예측하는 것은 무리”라고 당부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역시 “영어절대평가를 쉬운 시험으로 오해하지 말라”며 “영어 공부에 소홀한 학생들은 까다로운 문제가 나오면 당황해 시간 배분을 못해 생각하지도 못했던 점수를 받을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영어영역을 올해부터 절대평가로 바꾸고, 성적표에도 표준점수ㆍ백분위 없이 절대평가에 따른 9개 등급만 표기하겠다고 밝혔다.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점 이상이면 2등급이 부여되는 식이다. 경쟁과열과 사교육비를 줄이고 영어교육을 정상화한다는 취지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