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수시를 말하다] “학종, 지원학과 관련 교과 성적이 중요한 열쇠”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3.24 14:53

-⑧김현 서울 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장(경희대 입학처장)

  • 한준호 사진기자
    ▲ 한준호 사진기자
    대학이 인재를 평가하는 척도가 ‘성적 중심’에서 ‘성장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적어도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두고서라면 그렇다. 전체 입시에서 학종이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2015학년도 15.7%에서 2018학년도 23.6%로 많이 늘어났다. 대학이 정량적인 점수보다는 정성평가를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성장한 인재를 찾겠다는 의지가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현 서울 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장(경희대 입학처장·사진)은 “4차 산업혁명은 대학에 공부만 잘하는 학생이 아닌 능동적이고 융합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찾으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경쟁에서 이긴 ‘똑똑한’(smart) 학생이 아니라 여러모로 생각하고 협력하며 공생할 수 있는 ‘똘똘한 '(bright) 인재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기소개서, ‘사실+내면화 과정’ 기술해야
    그렇다면 김 처장이 말하는 똘똘한 학생의 성장 중심형 자소서 작성법은 무엇일까. 많은 지원자가 오해하는 부분이 ‘자기소개서에는 특별한 내용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함만 있고 미사여구로 가득 찬 자기소개서라면 오히려 감점이다. 자기소개서는 말 그대로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는 글이다. 자신의 생각과 주관이 뚜렷하게 드러나도록 작성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특별함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는 ‘사실’과 함께 ‘내면화 과정’을 추가로 기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정치외교학과에 지원하고 싶은 학생이 있다고 가정하자. 김 처장은 “학교에서 정치나 국제문제에 대해 어떠한 지식을 배웠는가를 단순히 기술하기보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정치상황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한 성찰과정으로 어떤 교과 및 비교과 관련 활동을 했는지 서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문제에 대한 지식을 심화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에는 평가요소인 전공적합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식을 실제문제와 연관해서 내면화한 경험을 적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학생을 살펴보자. 이 학생은 자기소개서에 ‘대학로 소극장에서 적은 보수를 받으며, 5명도 안 되는 관객을 위해 땀 흘리며 열연하는 연극인을 보고 연극영화과에 지망했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접하고 깨달음을 얻었다 한들 학생이 그것을 내면화하는 과정이 없다면 좋게 평가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처장은 “해당 연극인의 삶에 대한 미니 인터뷰를 해보거나 해외와 우리나라 소극장 연극인에 대한 비교 등 관련 자료 조사 과정 등을 기술해 얻은 지식이나 깨달음을 자신의 것으로 바꾸는 ‘내면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한준호 사진기자
    ▲ 한준호 사진기자
    ◇ 경희대 입학센터 ‘지원전공관련 교과 성적이 합격 당락 결정’ 입증
    올해 초 경희대 입학전형연구센터(이하 연구센터)는 전국 대학 입학사정관 212명을 대상으로 ‘학종으로 학생 선발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평가요소가 무엇인가’에 대해 설문했다. 그 결과 입학사정관들은 ‘학생부 지원학과 관련 교과 성적’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답했다. 이에 착안해 연구센터는 최근 경희대 입학사정관들이 전공적합성 평가를 위해 지원자의 전공 관련 학생부 교과 성적을 비중 있게 반영하고 있음을 실제로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어국문학과와 한국어학과ㆍ언론정보학과의 합격생은 국어와 사회 교과 성적이 높았고,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요구하는 행정학과ㆍ사회학과는 사회 교과 성적이 가장 높았다. 자연·의학계열 모집단위 중 수학적 분석력과 창의적 응용력을 요구하는 물리학과ㆍ화학과ㆍ원자력공학과는 수학과 과학 교과 성적이 높았다. 

    김 처장은 “연구센터는 대학 계열을 인문·사회 계열과 자연·공학·의학계열로 나눠 지원자·합격자의 학생부 교과 성적 중 상위 성적 2개 교과를 먼저 선정하고 이 중 상위 1개 교과의 모집단위별 특성을 분석했다”며 “비록 경희대만의 연구결과이지만 다른 대학도 같은 형식으로 분석한다면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흔히 학종이라고 하면 내신성적이 전체적으로 중요하다거나 비교과 영역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대학의 연구결과로는 지원학과와 관련된 교과성적이 더 중요하고 비교과 활동도 교과와 관련된 것이 더 중요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지원하려는 학과가 정해졌다면 고3 남은 기간라도 희망 학과와 관련된 교과 성적과 관련 비교과 활동에 힘쓰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하고 싶습니다.”